미국 가톨릭 신자 중 1% 미만이 생명의 신성함에 관한 교회 가르침 3가지에 모두 동의한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종교에 관한 그래프’라는 서브스택에 글을 게재하는 이스턴 일리노이 대학교 정치학 부교수인 라이언 버지 연구원은 최근 낙태, 사형, 안락사에 대한 견해를 중심으로 미국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에 대한 데이터를 공유했다.
버지 교수는 이 연구를 수행하게 된 동기를 워싱턴 로마 가톨릭 대교구의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이 지난 3월 31일(이하 현지시간)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카페테리아 가톨릭’이라고 언급한 발언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카페테리아 가톨릭’은 “매력적인 것을 선택하고 도전적인 것은 무시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많은 가톨릭 신자들처럼 그는 다른 부분을 무시하거나 심지어 부인하면서 신앙의 차원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즉, 신앙의 모든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고 식당에서 음식을 고르는 사람처럼, ‘카페테리아 가톨릭’은 신앙의 어느 부분을 지켜야 할지 골라서 선택한다는 의미다.
버지 교수는 ‘카페테리아 가톨릭’ 신자들이 나타나는 현상을 조사하면서 “교회의 가르침에 동의하지 않는 가톨릭 신자들만이 아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사실 데이터를 보면 거의 전부”라고 했다.
그는 198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일반사회조사(General Social Survey) 데이터를 사용해 어떤 이유로든 낙태를 지지하지 않으며 사형과 안락사에도 반대한다고 답한 미국 가톨릭 신자의 비율을 2022년 0.9%로 측정했다.
낙태, 사형, 안락사 세 가지 문제 모두에 대해 교회의 가르침에 동조하는 미국 가톨릭 신자의 비율은 1989년 약 7%로 최고치에 이르렀지만 그 이후 몇 년 동안 2.6%에서 6.2%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다. 2022년 세 가지 문제에 대한 입장이 교회 입장과 일치하는 미국 가톨릭 신자는 0.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버지 교수는 “직접 낙태, 즉 목적이나 수단으로서 의지에 의한 낙태는 도덕법에 심각하게 위배된다”는 가톨릭교회의 교리를 언급하면서 낙태에 대한 미국 가톨릭 신자들의 입장을 기록한 그래프 6개를 제시했다. 이 그래프는 1972년부터 2022년 사이 수집된 일반사회 조사에서 발견된 데이터다.
6개 그래프 중 3개는 최근까지 대부분의 미국 가톨릭 신자들은 여성이 더 이상 아이를 원하지 않거나 결혼하지 않았거나 여유가 없는 경우 낙태 합법화에 반대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이 세 가지 경우 모두 합법적인 낙태에 대한 지지율은 약 50%에 달했다.
버지 교수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여성이 더 많은 아이를 원하지 않는 경우) 낙태를 허용하는 가톨릭 신자의 비율은 약 40%였다. 이제 가톨릭 신자 중 약 절반이 그러한 상황에서 낙태를 지지한다”라고 했다. 이어 “가톨릭 신자들은 여성이 결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낙태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 거의 동일하다. 이제 가톨릭 신자 중 약 절반이 그런 경우에 여성이 합법적인 낙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압도적 다수의 가톨릭 신자들은 ‘산모의 건강’이 위험하거나, 강간으로 아이가 잉태된 경우, 아기에게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낙태합법화를 일관되게 지지해 왔다.
가장 최근 통계에 따르면 낙태에 대한 지지율은 각각 90%, 80%, 75%에 이른다. 산모의 건강이 위험한 경우에는 합법 낙태에 대한 지지율이 8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고, 나머지 두 건의 경우에는 낙태 합법을 찬성하는 가톨릭 신자 비율이 7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버지 교수는 “낙태에 대한 일반 가톨릭 신자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상황에서 선택적 낙태에 대한 다수의 지지가 분명히 존재한다”라며 “예를 들어 로마 가톨릭 신자 중 최소 4분의 3은 여성이 성폭행으로 임신한 경우 낙태할 수 있는 권리를 지지한다. 아이에게 심각한 선천적 결함이 있는 경우 거의 같은 비율이 낙태를 지지한다”라고 했다.
버지 교수는 미국 가톨릭 주교 회의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사형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반대 입장을 설명하면서 “범죄가 아무리 극악하더라도 사회가 인간의 생명을 중단시키지 않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선언을 강조했다. 그는 1974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가톨릭 신자들이 사형에 대해 일관되게 대다수 지지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제시했는데, 그 범위는 최저 2021년 55%에서 최고 1990년 81%였다. 가장 최근 데이터는 사형에 대한 가톨릭 신자의 지지를 61%로 측정했다.
버지 교수는 조력 자살이라고도 알려진 안락사에 대한 미국 가톨릭 신자들의 지지에 관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2022년 미국 가톨릭 신자 중 약 70%가 난치병의 경우 사람들이 자살하도록 돕거나 허용하는 것을 지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77년 처음 질문이 제기되었을 때 안락사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36%였다.
가톨릭교회는 “직접적 안락사는 장애인, 병자, 죽어가는 사람의 생명을 끝내는 것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가르친다.
버지 교수는 가톨릭교인만이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유일한 종교적 인구통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인 교리적 질문을 묻는 리고니어 미니스트리(Ligonier Ministries)와 라이프웨이 리서치(Lifeway Research)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언급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복음주의자 중 약 4분의 1(26%)이 성경이 문자 그대로 사실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절반 이상(56%)은 ‘하나님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모든 종교의 예배를 받아들인다’고 답했고, 43%는 ‘예수는 위대한 스승이었지만 신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애리조나기독교대학교 문화연구센터의 2024년 미국 세계관 목록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기독교인이라고 공언하는 사람 중 단 6%만이 성경적 세계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전형적인 미국 성인은 세계관 순수주의자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세계관 표절자이며 평균 9개의 인정된 세계관에서 빌린 신념과 행동을 개인의 세계관에 혼합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