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육과 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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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목사(세인트하우스평택)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세인트하우스 평택

일인 가구가 천만을 넘어섰다. “나 혼자 산다” 약어로 불리는 ‘나혼산’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 주변 사람들 중에 엄연히 존재한다. 내 가족 중에도 있을 수 있다. ‘나혼산’으로 인한 사회 생태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윤을 추구하는 싱글 기업은 이들을 중요한 수요자로 인식하고 신상품을 개발한다.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저출생 문제가 확산된다면 국가적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 노인세대를 부양할 다음 세대가 급락하고 국가의 안보를 담당할 군 병력이 감축된다면 군사적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생산인구 감소는 국가 경제를 하락시킬 것이 분명하다.

한 국가와 그 사회 구성원들은 공동의 운명체이다. 그래서 하나의 국가로서 존립하기 위해 영토와 국민과 주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갈수록 국민의 수, 즉 인구감소는 한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 이에 대한 공동의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 그 시기가 이미 늦은 것만 같다.

이스라엘은 주후 70년경 로마제국의 침략으로 인해 자국에서 온전히 추방당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로 흩어져 나가 유랑하는 민족이 되었다. 그래도 고유의 히브리어 언어와 유대 종교와 문화를 잃어버리지 않고 지키며 민족성을 지켜왔다. 숱한 천대와 박해를 받으면서도 그들의 지혜와 삶의 방식으로 살아남았다. 무려 2천 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 2차 세계대전 후 지금의 팔레스타인 땅으로 돌아와 독립국가를 회복했다.(1948년, 유엔총회 결의에 의해)

영토가 없이 국가는 존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이스라엘 역사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국민이 없으면 영토도 주권도 의미가 없다. 저출산율로 고민하던 프랑스는 정부의 집요한 정책으로 출산율이 상승했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우리 국민은 아직도 극도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긴급하고 중대한 사안을 뼈저리게 느끼지 않고 있다.

국회의 저출생 극복을 위한 법제화와 정부의 출산 가능한 정책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50조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결과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과연 어떤 대안이 필요한가? 법제화와 정책 보다 사회적 인식 변화가 일어나야 하겠다.

일종의 사회 운동이나 캠페인이 들불처럼 일어나야 하겠다. 나라의 주권을 찾기 위해 삼일만세운동이 일어났던 것처럼 말이다. 주권이 없으면 독립국가가 아니듯이 국민이 없으면 나라도 사라진다는 인식으로 새로운 시민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생육과 번성”은 창조주가 내린 축복의 약속이다. 아브라함은 이스라엘의 조상으로 선택을 받았을 때 “생육과 번성”의 축복을 보장받았다. 그는 믿음으로 그 약속을 붙잡았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지고 이 땅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은 우리 민족은 축복받은 민족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조상 대대로 전해진 이 축복을 우리 세대에 와서 사라지게 할 순 없지 않는가? 나의 자손들, 후손들이 소멸하는 것을 좌시해서 될 일인가?

지금은 핵가족시대에서 나혼산시대로 변화했다. 나혼산의 문제는 한 국가의 운명을 바꾸어 놓을 기세이다. 원초적 공동체인 가정이 사라지면 국가도 민족도 사라진다. 이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생육과 번성”운동이 일어나야 하겠다. 이것이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사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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