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와 장로 대립하는 교회치고 건강한 교회 없어”

  •   
황대우 박사, ‘목사와 장로의 바람직한 관계’ 주제로 메시지 전해
고신대 황대우 교수 ©기독일보DB

황대우 박사(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원장)가 최근 개혁주의학술원 홈페이지에 ‘목사와 장로의 바람직한 관계’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황 박사는 “교회 불화의 가장 심각한 진원지는 바로 목사와 장로 사이의 갈등이다. 이 갈등이 심화될 경우 그 파장과 결과의 위력은 교회를 분열시키고 파괴할 정도로 대단하다”며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불화와 갈등의 반목은 단순히 1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2세대와 3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해지고 복잡해진다”고 했다.

이어 “목사와 장로 사이의 갈등과 불화는 사실상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인간 역사에서 이런 종류의 불화와 갈등은 대부분 ‘누가 머리인가?’의 문제와 직결된다”며 “교회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만이 교회의 머리라고 가르치고 배우지만, 대부분의 지상교회는 이것만으로 인간 역사의 보편적 문제, 즉 ‘우두머리 현상’을 극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마도 이것은 그 교회들의 ‘교리적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시지만, ‘실제적인 머리는 힘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교회 분쟁이 발생하면 양심 뿐만 아니라 신앙조차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르치는 장로와 다스리는 장로 사이에도 이견과 갈등은 일어날 수 있다. 목사도 장로도 옛 사람의 성품을 완전히 벗어버리지 못한 죄인이기 때문에 아무리 건강한 교회의 목사와 장로라 할지라도 이견과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며 “문제는 이견과 갈등이 불화와 분쟁으로 발전하도록 방치하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불씨라 해도 인화물질이 많은 곳에서는 초기에 신속하게 진압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것처럼 작은 갈등의 불씨도 믿음으로 초기에 진압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했다.

또 “이견과 갈등이 쉽게 불화와 분쟁으로 번지게 하는 기름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입의 ‘말’이다. 교회는 참으로 말이 많은 곳이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고 가르치는 성경의 경고와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오늘날 교회 안에서 가장 실천되지 않는 가르침 가운데 하나”라며 “어쩌면 원수를 사랑하는 일보다 말을 줄이는 일이 더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교회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군대는 말보다 겸손한 기도가 훨씬 위력 있다고 가르치지만 실제로 교회의 불화와 분쟁을 위해서는 기도가 무력한데 반해 수군대는 말은 핵폭탄의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르치는 장로와 다스리는 장로 사이에 불화와 분쟁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교회가 고스란히 입게 된다”며 “이견과 갈등이 불화와 분쟁으로 발전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기도하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불화와 분쟁을 겪더라도 끝까지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고집해야 한다면 하나님의 진리를 손상하거나 왜곡시킬 수 없는 상황과 내용이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특히 방법의 문제라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타협하고 양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도 양보 없이 끝까지 고집하고 싸운다면 그것은 불신앙적인 자세일 수밖에 없다고 감히 단정한다”고 했다.

황 박사는 “세상에서는 ‘누구의 목소리가 더 크냐?’하는 문제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교회에서 그것은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문제가 되어서도 안 된다”며 “모두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 앞에 평등하다. 다만 교회도 질서가 있어야 하고 이 질서를 위해 직분을 세우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 직분 가운데 목사와 장로, 특히 장로교에서 목사와 장로 위에 있는 직분은 없다. 그래서 교회의 대소사를 의논하고 결정하는 곳이 목사와 장로로 구성된 당회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회 직분에는 역할 분담만 있을 뿐이지 선후나 상하가 없다고 하는 주장은 교정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장로교에서 목사와 장로는 교회의 질서를 세워야 하는 중차대한 책무를 맡고 있다. 그런 사람들 사이에 생기는 균열은 당장 교회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따라서 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항상 서로를 배려하고 조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의 다른 누구보다 먼저 깨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기도에 힘써야 할 성도들이다. 사실 장로의 직분은 가르치면서 동시에 다스리는 직책을 의미한다. 그런데 성경이 가르치는 장로와 다스리는 장로로 구분한 것은 교회 안에서 장로의 두 직무가 너무 중차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잘 다스리는 장로들은 배나 존경할 자로 알되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리할 것이니라.’(딤전 5:17) 이 본문을 통해 우리는 교회에서 장로 직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다스리는 직분이기 때문”이라며 “세상에서는 최고의 권력자가 다스리고 지배하지만, 교회에서는 가장 많이 섬기는 일에 수고하는 자가 다스리고 지배한다. 이 섬김의 일을 감당하는 것이 장로 직분이기 때문에 다스리는 장로를 배나 존경해야 한다고 권면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성경은 다스리는 장로와 가르치는 장로를 구분하면서 가르치는 장로에게 가장 큰 존경심을 가지도록 교회에 권면한다. 왜일까? 이것은 세상의 통치 방식과 하나님 나라를 대변하는 교회의 통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세상에서는 ‘통치’가 ‘가르침’에 앞선다. 그래서 누가 권력을 잡았느냐에 따라 가르침이 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교회에서는 ‘가르침’이 ‘다스림’을 앞서고 ‘다스림’은 ‘가르침’으로부터 시작된다. 하나님 나라와 이 나라의 원리는 영원할 뿐만 아니라, 죄악으로 물든 이 세상을 구원할 유일하고 불변하는 가르침”이라고 했다.

이어 “만왕의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행하신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가르침이었다. 그리스도의 왕국은, 그리스도의 다스리심은 그분의 가르침 없이는 알려질 수도 나타날 수도 없는데, 이것이 바로 복음”이라며 “선행되는 복음 선포 없는 하나님 나라는 뜬구름과 같다. 올바른 가르침으로부터 올바른 통치와 다스림이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가르침 없이는 올바른 다스림이 있을 수 없다. 반대로 올바른 다스림 없는 올바른 가르침이란 울리는 꽹과리일 뿐”이라고 했다.

황 박사는 “가르치는 장로와 다스리는 장로는 자신들을 직분자로 세우신 그리스도, 즉 머리를 중심으로 그분의 몸인 교회를 바르게 세워가기 위해 누구보다 서로 협력해야 할 사람들”이라며 “목사와 장로의 바람직한 관계는 이미 다 잘 알고 있다.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교회 안에서 장로가 다수라고 장로끼리 힘을 모아 목사와 싸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때론 하나님을 대적하는 불신앙적 행위일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목사 역시 자신을 따르는 성도들을 앞세우거나 후견으로 삼아 자신을 반대하는 장로들을 쳐내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은 교회를 세우기는커녕 오히려 허무는 행위일 뿐”이라며 “목사와 장로가 대립하는 교회치고 건강한 교회는 없다. 목사와 장로는 교회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신을 최우선으로 희생할 각오로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할 수 있는 최고의 동역자라는 사실을 기억하자”고 했다.

#황대우 #황대우교수 #고신대개혁주의학술원 #기독일보 #기독일보일간지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