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성장률 1.1%…9분기만에 0%대 성장률 벗어나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13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설명회에 참석한 정영택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통해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직전 분기보다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1% 성장했다. 8분기 연속 지속됐던 전기 대비 0%대 성장률을 벗어나게 됐다.

한국은행이 지나치게 '장밋빛' 전망을 고수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은 다소 잦아들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도 신중론은 만만치 않다. 0%대 성장률을 깬 것을 '저(低)성장'에서 벗어났다는 확증으로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현장 체감경기와의 괴리감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재정집행 덕 봤다.

한은은 2분기 실질 GDP(속보치)가 전기 대비 1.1% 성장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3% 성장했다.

전기대비 GDP 성장률은 지난 2011년 1분기(1.3%) 이후 최고치다. 지난 11일 '2013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한은이 밝혔던 예상치(1.0%)보다도 높다.

김중수 총재는 "2분기에는 1분기 성장률(0.8%)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까지 매분기 1% 내외로 성장해 2014년까지 이 수치를 유지하면 잠재성장률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1년 2분기부터 8분기 동안 이어져온 '0%대' 장벽은 일단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2011년 1분기 전기대비 1.3% 성장에서 2분기 0.8%로 내려앉은 뒤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8%, 0.4%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1분기 0.8%, 2분기 0.3% 성장에 그쳤고 3분기에는 0.0%까지 내렸다가 4분기 0.3%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분기에는 0.8% 성장율을 보였다.

2분기 GDP 성장률이 1.1%를 보인 것은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가 컸다. 민간소비가 증가로 전환한데다 건설투자,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도 주효했다.

정영택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정부 소비비중이 성장에 미친 영향이 크다"면서도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부조직법이 비교적 늦게(3월22일) 통과하면서 자본적 지출 집행이 덜 됐다. 상반기 성장 1.9%에서 정부성장기여도는 0.3%포인트인데, 하반기에는 2배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소비의 증가율은 1분기 1.2%에서 2분기 2.4%로 높아졌다.

민간소비는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늘어나면서 0.6% 증가했다. 전분기에는 0.4% 감소했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3.3% 늘었다. 수출은 영상음향통신기기를 중심으로 1.5%, 수입은 반도체 및 전자부품 등이 늘어 1.0% 증가세를 보였다.

경제활동별로는 농림어업은 재배업과 어업을 중심으로 2.0% 성장했다.

건설업은 주거용 건물건설 위주로 1.5%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운수및보관(-1.2%)과 정보통신(-0.3%)이 감소했지만 보건사회복지(2.6%)와 금융보험(1.8%), 도소매음식숙박(1.0%)이 선방하면서 0.9% 성장했다. 제조업은 전분기(1.3%)보다 낮지만 0.8% 성장세를 보였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설비투자를 제외한 전 항목이 1분기보다 개선된 모양새"라면서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 대외 불안 요인이 없진 않지만 하반기에는 선진국으로의 수출이 늘면서 미약하게 성장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완만한 경기회복 힘 얻어…"낙관 이르다" 지적도

2분기 GDP 발표로 한은의 부실 전망 논란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하반기에 1%대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한국 경제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었다. 한은이 예측하는 3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1.1%, 4분기를 1.0%다. 5월 기준금리 인하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효과를 감안한 수치다.

올해 한은이 전망한 연간 성장률은 2.8%다. 한은은 지난 11일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6%에서 0.2%포인트 올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장률이 0%대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낙관론을 제시하는 것은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GDP 성장률과 월별 지표와의 갭이 큰데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 경제의 둔화세 등 대외 불안요인이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이번 수치는 지난 3년간 저성장에 따른 기저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현장 체감효과가 크지 않은데다 광공업생산이 여전히 마이너스인데 GDP가 1.0%대로 나온 것은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양적완화와 중국의 성장 둔화 등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8분기 연속 0%대 성장을 탈출했다는 것은 자극적인 표현"이라면서 "일부업종에 국한된 성장이라 체감도는 낮다. 소비 증가세가 너무 더디다. 글로벌 경기와 주택시장도 과도하게 위축된 탓에 전반적인 경제심리는 쪼그라들었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은도 GDP 성장률과 체감 경기와의 괴리가 있음을 인정했다.

정영택 한은 부장은 "성장률을 주도한 반도체·스마트폰 등 정보통신(IT) 부문은 일부 수출 대기업이 이끌고 있어서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와 상당한 괴리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하반기 성장률 수준이 상반기보다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한은의 연간 전망치는 유효하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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