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는 제30회 총회 감독회장 선거를 통해 새 수장으로 중앙연회 출신의 전용재(사진) 목사를 선출하면서 짧지 않은 5년 간의 '감독회장 공백 사태'를 수습했다.
전 감독회장은 25일 오후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리는 임시총회를 통해 공식 취임하면서 '새 감독회장 체제'를 출범하게 된다. 하지만 전 감독회장이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과연 어떤 방안을 가지고 이를 풀어갈 지 최근 그가 한 발언을 통해 깊어봤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당선 직후 소감으로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감리교 모두의 승리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과 "하나님 보시기에 기뻐하실 만한 감기교를 만드는데 한 몸 헌신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또 "우리 감리교회가 지난 5년 동안의 아픔과 상처와 부끄러움을 씻고 더 많이 노력해 감리교 역사를 새롭게 써 나가자"고 성도들에게 제안하며 이를 본격화할 것을 시사했다.
전 감독회장은 당선 다음날인 10일 첫 공식행보를 양화진 선교사 묘역을 찾아 아펜젤러와 하디 선교사 묘역 앞에서 헌화하고 기도회를 가졌다.
이에 대해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118년 전 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가 들어오면서 한국 개신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로버트 하디 선교사는 1903년 원산대부흥 운동의 불씨를 지펴 한국교회의 놀라운 성장을 이끌었다"면서 "양화진에 모셔진 감리교 선교사들은 교육, 의료, 사회복지, 독립운동을 통해 민족의 역사와 함께하면서 한국 근대화에 크게 이바지했지만 최근 교단이 분열되고 반목하면서 그 영광스러운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아펜젤러와 하디 묘역에 헌화하고 기도하면서 선교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의 고귀한 뜻을 되살려 사회를 섬기는 감리교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며 실추된 감기교회의 위상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같은날 열린 제30회 총회 제5차 총회실행부위원회를 주재하면서 전 감독회장은 "총실위원들과 감리교회를 바르게 세워가기 위해 한 모퉁이를 지고갈 마음으로 시작하려고 한다"며 기존 임원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앞으로 할 일이 모두가 같은 뜻을 품고 가야지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재용 신임 감독회장이 그간 감리회 내 상처를 어떤 방법으로 봉합할까.
전 감독은 "회개와 각성을 통해 그 아픔과 상처와 부끄러움을 씻고 일어나 감리교의 자랑스러운 옛 위상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전체 11개 연회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아 당선된 힘을 바탕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모두 화합하는 모습으로 감리교회가 정상화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과제는 전 감독회장의 과제는 개혁과 변화다. 이와 관련해 그는 "편가르기와 잘못된 선거제도가 감리교 분열의 원인이 됐다"고 진단하고 이를 위해 "전체의 뜻을 모아 선거제도를 고치고 교단운영 방식을 보완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전용재 감독회장이 교단화합과 이미지 쇄신 방안으로 재차 강조하는 것은 자신을 고소·고발하려는 이들까지도 만나서 대화로 풀어가겠다는 것이 그의 의지다.
전 감독회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상대 후보였던 김충식 목사와 김국도 목사도 만나서 교단 화합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고 말하고 '인사 탕평책'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그동안 본부 인력이 감신대 출신 위주라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며 "다른 분들도 만나서 그쪽에서 추천하는 인재를 널리 등용할 생각이다. 감리교회를 이끌어가는 데 지도력을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특히 줄일부분 줄이고 전문가로 채울 부분을 채워 전문성을 담보하고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것이 전 감독회장이 강조하는 개혁의 골자다.
전 감독회장이 자신 앞에 주어진 이런 과제들을 어떻게 헤쳐갈지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