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회장 김천수)은 2023년 그룹홈 아동-원가족 관계증진사업 성과 연구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9일(금) 밝혔다.
2009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아동 대안양육에 관한 지침’은 대안양육의 전제 조건으로 아동과 원가정이 소통하고 잠재적으로 재결합을 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아동복지법 또한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해 보호할 경우 신속히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그룹홈을 비롯한 양육시설 보호아동과 원가족 간의 관계 개선을 위한 제도적 지원은 미비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2021년 아동복지시설 자립지원 대상 아동의 원가족 연계 및 복귀 프로그램 참여 경험은 0.4%에 불과해 다른 지원 프로그램 참여율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굿피플은 그룹홈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2020년부터 그룹홈 종사자의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그룹홈 아동의 원가정 복귀를 돕는 ‘그룹홈 아동-원가족 관계증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굿피플은 그룹홈 종사자들이 아동과 원가족 간 관계 증진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연 1회 워크숍을 진행하고, 월 1회 전문가 슈퍼비전을 제공했다.
또한 그룹홈 종사자가 원가족을 만나는 데 소요되는 경비를 지원하고, 원가족이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운 점을 고려해 아동과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체험 및 교류 증진 활동을 지원했다.
특별히 지난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는 사업 성과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개선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아동·가족복지통합지원센터(센터장 노혜련)와 함께 그룹홈 아동-원가족 관계증진사업 성과 연구를 수행했다.
이번에 발간한 연구보고서에는 2023년의 성과뿐 아니라 지난 3년간 사업을 진행하면서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룹홈 종사자와 아동, 가족을 대상으로 한 질적 사례연구 결과를 담았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년간 진행된 사업을 통해 그룹홈 종사자들은 원가정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했다. 더불어 아동을 문제적 존재로 보지 않고, 공감과 칭찬을 비롯한 ‘강점관점 해결중심’ 사례관리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아동이 가진 강점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아동은 원가족을 만난 후 문제 행동이 줄어들고, 긍정적인 행동 변화가 나타났다. 부모 또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그룹홈과 함께 자녀를 키우는 협력자로서 자신을 인식했다.
그 결과 사업에 참여한 아동 3명이 원가정 복귀를 완료했다. 또한 원가정 복귀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원가족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관계 증진이 아동의 정서적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진은 아동과 가족의 관계가 기존의 경색된 관계에서 편하고 친밀한 관계로 변화한 것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사업에 참여한 아동 김정수(가명) 군은 “활동에 참여하면서 아버지의 말투가 많이 부드러워졌다”며 “아버지와 사이가 좀 더 좋아지는 걸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정수 군의 아버지는 “아이한테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을 들었다”며 “돈 만원이라도 더 벌어서 아이랑 같이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굿피플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그룹홈 아동과 원가족이 계속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하고, 원가정 복귀에 대한 그룹홈 종사자의 인식 개선과 교육에도 힘쓸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연구를 통해 문화체험 및 교류 증진 활동 지원이 아동과의 관계 증진에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굿피플은 활동비 지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에 참여한 아동·가족복지통합지원센터 정영원 연구원은 “사업을 관찰하면서 그룹홈 종사자의 생각이 변화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어 뜻깊었다”며 “그룹홈 종사자의 실천이 아동과 가족의 역량이 강화되고, 그것이 다시 종사자에게 새로운 힘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의 과정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아동⸱가족복지통합지원센터 노혜련 센터장은 “그룹홈 아동을 위한 최선의 자립은 원가정 복귀인데, 굿피플의 지원을 통해 이루어진 이번 사업은 종사자의 교육과 슈퍼비전, 사례관리 및 관계증진 활동비 지원을 통해서 아동과 원가족 간 관계 증진과 원가정 복귀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천수 회장은 “이번 성과 연구를 통해 그룹홈 아동과 원가족의 관계를 증진하는 것이 아동과 부모, 그룹홈 종사자에게까지 좋은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아동과 부모가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함으로써 다시 한 가족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그룹홈 아동-원가족 관계증진사업 성과 연구보고서는 굿피플 홈페이지를 통해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