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전체의 시스템과 교인 각자의 사역

오피니언·칼럼
칼럼
서병채 목사(케냐 멜빈대학교 총장)

서병채 총장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라”라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구글검색에서 다시 보니 여러 가지 견해들이 있는데, 결국은 전체를 보라는 얘기였다. 예를 들어 어떠한 것을 볼 때, 어떠한 행동들을 할 때 통찰력과 관찰력을 가지고 시야를 높혀라, 작게 보지 말고 크게 보라, 작은 것에 신경쓰여 큰 것을 놓치지 마라, 사소한 일에 스스로를 옭아매지 말고 큰 일에 힘을 써라, 등등이었다.

꼭 같은 개념은 아니지만 우리의 사역에도 비슷한 것이 있는데 멜빈 목사님께서 사용하신 용어로 SIB.KIS이다. See It Big, Keep It Simple로 기억하기도 좋은 듯하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어떤 사역을 할 때에 “우선 전체를 [알고]” [실천]에서는 구체화하라는 뜻이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봐서는 교회 전체에 대한 시스템을 갖추고(SIB), 개개인의 사역에 집중하라는 것이다(KIS). 우리의 사역(평신도목회)에 비추어보면 Lay Pastors Ministry(LPM)는 시스템으로 큰 그림이고(SIB), PACE(Prayer, Available, Contact and Eample)로 실천설명서(KIS)가 되는 것이다. 즉 숲과 나무 양쪽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것인가가 중요하다.

멜빈 목사님께서는 두 권의 책을 썼는데, 첫 번째 책은 사역자 개개인의 사역설명서인 ‘나무(구체적인 사역)’에 비유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두 번째 책은 그 개개인의 사역들이 교회 안에서 시너지를 내야할 때는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를 다룬 책이다. 그래야 교회에 유익이 되고 더 큰 에너지가 생기고, 전체적인 문화가 만들어지면서 더 큰 비전으로 발전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개개인이 하는 사역이 개별적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공동의 사역’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시스템이 작동하여 교회가 기대했던 대로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한마디로 교인 각각은 ‘사역’을 하되, 전체 ‘시스템’은 목회자가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렇기에 교인은 나무만 봐도 되지만, 목회자는 나무와 숲, 두 가지를 보아야 하는 것이다. 마치 연관 된 두개의 다른 그림을 동시에 보듯이, 연관된 두권의 책을 동시에 보는 것과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개 교회들은 큰 그림은 얘기하고 또 설명한다(SIB: See It Big). 큰 비전 제시는 너무 좋다. 환상적이다. 그런데 그것을 교인 개개인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실천설명서(KIS: Keep It Simple)가 없으면 울리는 꾕과리요, 시끄럽게 소리나는 빈 수레에 불과하다. 이것은 사실 우리가 종종 보는 실제적인 예이다. 그래서 SIB.KIS가 중요하다.

이 두 가지는 각각이 별개로 매우 중요하다. 어떤 사역에서든지 목회자는 이 두 가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목회자의 기본 임무는 숲을 먼저 봐야한다(SIB). 그리고 성도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KIS). 마치 벽에 걸려있는 두 개의 완전한 그림을 동시에 보는 것과 같다. 숲이냐 나무냐의 선택문제가 아니다.

#서병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