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의 끝은 참담한 실패 선수금으로 운영되는 회사

 "결혼정보회사 창업의 끝은 대부분 야반도주나 그에 준하는 참담한 실패 뿐이다."

한국 결혼정보계의 산 증인인 좋은만남 선우 커플닷넷의 이웅진(48) 대표가 업계에 뛰어들려고 하는 예비 창업자들의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돈 주고 기존의 결혼정보업체를 인수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 나만큼 이 분야에서 오래 버텨온 사람은 없다"며 "20여년 동안 1000개가 넘는 업체들이 명멸하는 것을 지켜봤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 대표는 1991년 국내 최초로 결혼정보회사를 시작했고, 이제는 대중화된 '커플매니저'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했다. '국내 최고참 커플매니저'라고 말하며 자랑스러워 하는 그는 지난 23년 동안 현역으로 활약하며 2만6000여명을 결혼시켰다. 그를 통해 구시대적 '마담뚜', '중매장이'가 사라졌다.

이 대표는 "결혼정보 사업자들은 누구나 처음에는 건전한 의도로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겠다며 창업에 나선다. 하지만 결국 대부분 욕만 먹고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떠안은 채 사라진다"면서 "특히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잘못된 구조와 운영방식으로 곪아터진 외화내빈의 결혼정보회사를 거액을 주고 인수할 경우 이전 사업자들처럼 모럴 해저드에 빠져들게 돼 고객 피해는 물론이고, 스스로도 피해자가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결혼정보회사 창업 실패요인을 다음과 같이 꼽았다.

첫째. "기존 결혼정보회사의 틀은 선수금 구조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회비는 자산이 아니라 1년 동안 서비스해야 하는 일종의 빚이다. 하지만 당장에 운영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먼저 가입부터 받고 보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고객 서비스보다는 광고를 많이 하고, 사무실을 화려하게 꾸미는 등 서비스 외적 지출이 많아진다. 커다란 댐도 개미 하나 지나다닐 만한 구멍 하나 때문에 무너지는 법이다."

둘째, "결혼서비스는 전문성, 장인정신, 철학을 필요로 하는데 일단 사업부터 시작하고 본다."

"자본금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전문성 없이 텔레마케팅식으로 가입만 받는데 급급해지게 마련이다. 고객 불만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셋째, "문제가 커지면 선의의 예비 창업자에게 회사를 팔고 야반도주한다."

"경험과 전문성, 신뢰성이 없는 사업자는 오래 갈 수 없고 모두가 패자가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이 대표는 "결혼사업은 경험과 전문성,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업계에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선우조차도 법정관리를 거친 뒤 이제 겨우 제자리를 찾고 있다"면서 "환상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가는 앞으로도 야반도주하는 사업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결혼정보 사업의 뜻을 꺾지 못하겠다면 한 방에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사업철학을 갖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 고객 신뢰를 얻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고객과 회사가 모든 승리하는 단계로 올라설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결혼정보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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