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영적대각성운동인 '원산대부흥운동의 불씨'가 된 로버트 하디 선교사(1865∼1949)가 110년전 남긴 이 말이 오늘날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다시 던지는 화두가 되고 있다.
올해는 원산부흥운동이 일어난 지 110주년이 되는 해로 이를 기념해 감리교회는 진정한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는 성령부흥운동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전용재 목사)는 원산대부흥운동이 일어난 시기에 맞춰 오는 8월18일 전국 모든 목회자와 장로, 성도 등 감리교인 1만5000여 명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 모여 'Hardie(하디) 1903 성령한국' 대회를 개최한다. 이는 '하디 1903 성령한국 운동'의 일환이다.
의료선교사로 한국으로 파송되어 초기 한국교회의 부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하디 선교사의 성령운동과 회개의 역사를 오늘의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시대적 요청임을 받아들여 공동준비위원장으로 김영호·김호집·박상칠·박용호·안정균·최이우·황대성 목사 7인을 세워 행사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감리교회는 지난 몇 십년간 한국교회가 부흥과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며 숨 가쁘게 달려오면서 생긴 문제점을 되돌아보고 이번 대회를 통해 교회와 성도가 참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되찾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110년 전 하디 선교사의 관심은 교회의 성장이 아니라 진정한 교회와 성직자, 성도들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에 있었다. 그의 회개는 부흥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깊고 진실한 자아의 반성이며 사명의 회복이었다. 하디 자신이 갖고 있던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철저한 통회가 진정한 부흥의 발판이 되었던 것 그 부흥이 교회의 성장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지 교회의 성장이 하디의 성령부흥운동을 설명하는 근거가 된 것은 아니었다.
오늘날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은 이와 같은 본질적 부흥으로 관심을 돌려 '근본으로 돌아가 민족을 사랑하고 섬기고 돌보고 세워가는 것이 본래의 자세를 회복하고 진정한 부흥을 일으키는 일'이라는 것에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준비위 측은 설명했다.
하나님의 일을 이 시대에 회복하는 것이 보다 본질적이고 위대한 일이라는 것에 의견을 모아 이번 대회는 크고 대단한 일을 계획하기보다 '작고 세심한 사랑'으로 초점을 옮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하디에게 일어난 성령의 역사는 '불과 같은 강력한 역사보다는 따스한 온기를 전하는 사랑'으로 설명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원산에서 하디에게 임한 성령의 역사는 그가 가졌던 조선인에 대한 실망과 편견, 비난과 평가를 내려놓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그들의 상한 심령을 바라보며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며 사랑하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한 것으로, 이것이 하디가 성령의 은혜 아래서 경험한 진정한 부흥이었다. 술과 담배, 도박과 향락에 빠져 있던 조선인들을 정죄하기보다 그들에게 따스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시작한 것이 원산 대부흥운동의 출발이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지난 해 12월부터 감리교회 수십 명의 목회자들이 매주 모여 준비모임을 진행하면서, 하디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연구로부터 다시 시작하여 원산부흥운동의 바른 의미를 찾아내고 그것을 이 시대에 온전히 계승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고 한다. 이들을 중심으로 실제적인 실천운동으로 이어지도록 구체적인 방안들이 모색하고 큰 소리로 구호를 내기보다 조용히 따스함을 전하는 일에 대해 찾아가고 있다고 준비위는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동 준비위원장인 최이우 목사는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선행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기 위한 목적으로서의 실천이 교회가 회복해야 할 사역의 방향이다"고 실천방안의 기준을 설명했다.
준비위는 특히 이번 대회가 도덕과 윤리적 회개를 넘어 삶의 중심이동이 이뤄지는 기회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준비위원인 민경보 목사는 "지금까지 원산 대부흥운동의 결과를 도덕적 윤리적 회개운동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단순히 잘못된 삶의 습관, 과거의 실수에 대한 반성을 회개와 동의어로 이해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하면서 "하디의 회개는 피상적 변화 아니라 본질적인 변화였다는 것과 인간의 노력을 넘어 성령의 도우심으로 가능해진 중심이동의 사건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 목사는 이번 대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인간의 노력으로 이루는 개선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를 경험하며 그 도우심 아래서 새 일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흥이라는 것은 본래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에 인간이 응답하며 그것에 응답하므로 일어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이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에게 허락된 삶 속에서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게 하느냐는 것이다.
이번 'Hardie 1903 성령한국' 대회는 많은 수가 모여 교회의 세를 과시하는 행사가 아니라 함께 마음을 모아 하나님의 역사가 이 시대에 살아나게 하는 것에 참으로 헌신하고 이를 사모하며 기도하는 자리가 되기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준뷔이는 전했다.
서울연회 김영헌 감독은 "이는 단순한 기념대회가 아니라 하나의 운동이다"며 "부흥이 하나님의 일이라면, 운동은 성령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다시 한국교회가 성령에 대한 바른 고백과 이해를 회복하고 성령의 역사에 응답하는 부흥운동의 현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리교회를 뜨겁게 한국교회를 새롭게'란 주제로 진행되는 Hardie 1903 성령한국 운동은 1차로 주일인 8월18일 오후 4~7시까지 서울 송파 올림픽 체육관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디 1903 성령한국 대회'가 열리며 이어서 같은달 24일 서울 잠실 신내체육관에서 '하디 1903 성령한국 청년대회'를 열어 청년들의 가슴에 회개와 부흥의 불씨를 지핀다. 끝으로 내년 6월12일 '하디 1903 성령한국 중부권 선교대회'를 끝으로 운동의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