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본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지난 5~6일 실시된 사전선거 투표율 31.28%가 말해주듯 지지세 결집이 적극적인 표심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띠고 있어 역대 어느 국회의원 선거보다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교계는 이번 총선이 나라와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거라며 한 사람도 빠짐없이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5일 은혜와진리교회에서 ‘2024년 4월 총선을 위한 1,200만 성도 기도대성회’를 개최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하나님 마음에 합당한 올바른 지도자가 세워질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며 “저출생 극복, 의대 정원 확대 문제, 대한민국 경제 안정, 국가 안보와 평화 등을 놓고 간절히 구하는 우리의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실 것”이라고 했다.
앞서 1일 총선 관련 특별담화문을 발표한 한국교회연합도 “이번 총선은 자유 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미래를 향해 안정적인 발전을 지속하느냐, 아니면 하나님을 부정하는 세력들에 휘둘려 비참하게 추락하느냐 갈림길에 선 중대한 선거”라며 “기권하지 말고 반드시 투표에 임해줄 것”을 요청했다.
교계가 총선에 이처럼 비상한 관심을 두는 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어느 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최대 쟁점인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각종 악법 시도가 재연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4건의 ‘차별금지법안’은 동성애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다수 국민의 인권을 희생시키는 역차별법이란 교계의 거센 저항에 막혀 발의만 된 채 끝났지만 2007년부터 거의 매회기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
교계는 그동안 법 조항에 포함된 ‘성적 지향’을 지목해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왔다. 21대 국회에서 4건의 차별금지법이 발의되자 거의 한주도 빼놓지 않고 시위에 나서는 등 반대 여론을 사실상 주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가 커질수록 친 동성애 진영의 압박 또한 집요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11월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걸 계기로 친 동성애 진영은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킨다는 목표 아래 총선에서 진보성향 후보에 표를 몰아주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세 결집에 나섰다.
그런데 소위 진보진영이 22대 국회에서 제정하려는 게 ‘차별금지법’ 하나만이 아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생활동반자법’도 예외는 아니다. 혈연 및 혼인 관계가 아니어도 생활을 공유하면 가족으로 인정하자는 내용의 이 법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발의한 ‘혼인평등법’과 함께 사실상 동성혼을 법제화하려는 시도여서 22대 국회 원 구성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존폐가 달렸다.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5년이 지났다. 국회가 대체 입법을 차일피일 미루는 동안 수많은 태아의 생명이 죽어 나가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권인숙 의원과 정의당 이은주 의원 등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고 ‘낙태죄’를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으나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만약 22대 국회에서 이와 유사한 법률이 통과된다면 우리나라가 태아 살인을 합법화한 ‘낙태 천국’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총선을 앞두고 교계 반동성애 단체들이 총선에 출마한 각 당 후보들을 대상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찬반을 물은 결과를 지난 2일 발표했다. 응답자 중 반대 79%, 찬성 6%, 답변 유보 15%로 나왔는데 총 696명 중 불과 15%만이 답변한 결과치라는 점에서 표본자료로 삼기엔 미흡하다. 다만 정당별 찬반율에서 국민의힘 88%, 더불어민주당 53%, 개혁신당 67%가 반대하고, 비례정당인 새로운미래와 자유민주당, 자유통일당은 100%가 반대한 반면, 녹색정의당 등 진보계열 정당 모두가 찬성했다는 건 정당 선택 시 참고할만하다.
이번 사전선거 투표율이 역대 총선 최고치를 찍은 것을 놓고 여야의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투표율만 가지고는 어느 쪽의 유불리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을 위한 정책 대결에 온 힘을 쏟아야 할 공당들이 투표일이 가까울수록 저급한 발언과 상대에 대한 흑색선전을 일삼는 등 공명선거의 물을 흐리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이번 총선에서 허무맹랑한 거짓말과 흑색선전을 남발하는 자격 미달자와 파렴치한 범죄자가 과연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감옥에 가 있어야 마땅한 자들을 총선 판에 불러내고 누가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이 찍어주겠다고 하는 강성지지층의 소위 ‘묻지마’ 투표가 이번 선거판을 어떻게 뒤흔들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열화같은 지지로 국회의원 배지를 단 자들이 22대 국회에서 무슨 일을 벌일지를 생각하면 벌써 눈앞이 캄캄하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나라의 위기 앞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고 외치며 국민의 흩어진 마음을 한데 모았다. 투표하지 않으면 악한 세력의 준동을 막을 길이 없다. 대한민국의 앞날이 심히 걱정돼 밤낮없이 나라와 교회를 위해 기도해 온 1천만 성도들이 내일(4월10일) 반드시 투표소에 가야 할 분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