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장신대학교(총장 배성찬)에서 공부한 러시아 출신 교포 3세인 김 스붸틀라나(한국명 김라나) 씨가 대학 후원금을 전달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씨는 한일장신대의 발전을 위해 후원금을 기증하기 위해 이은희 교수(전북대 음악과)에게 요청했으며, 이를 통해 지난달 30일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김 씨는 故 김용복 총장이 아시아의 목회자와 해외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신학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한 아시아선교센터(AMC) 입학허가를 받아 93년부터 2년간 한일장신대에서 수학한 인연이 있다. 한일장신대 총장 명의의 초청장으로 유학 허가를 받아 “할머니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첫 꿈을 이룬 것이다.
러시아 하바로브스크 출생의 김씨는 러시아 국립 하바로브스크 음대를 졸업하고 러시아 국립 노보시비르스크 음대를 수석졸업한 피아니스트다. 글린카 국립음악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피아노 교수자격을 획득했으며,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우승한 제자들을 배출한 지나 쉐프추크(Dina Shevchuk) 교수를 사사했다.
90년대 초 러시아 필하모닉공연단과 함께 서울과 대구 등의 대형교회에서 열린 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김 씨는 전주에서 우연히 만난 이 교수의 부친 故 이종안 목사에게 한국에서 공부하고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싶다는 뜻을 말하자 이 목사가 김 총장에게 추천했다. 우수한 인재를 알아본 김 총장은 초청장을 보냈고, 김씨는 한일장신대에서 공부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에서 정착하게 됐다.
김 씨는 첫 번째 고향인 러시아에 살고 있던 부모를 한국으로 초청했고 두 번째 고향 한국의 아산에서 함께 거주하면서 10년째 매주 서울 수정교회에서 피아노반주와 오르간 성가대 반주를 하고 있다. 현재 천안의 음악입시전문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경찰 등 수사팀에 러시아 통역봉사도 하고 있다.
김 씨는 감사인사를 담은 동영상을 이 교수를 통해 보내왔다. 이 교수는 “한일장신대를 연결해준 아버지에게 매해 감사인사를 해온 예의바르고 재능있는 사람”이라며 “한일장신대에도 작지만 감사인사를 꼭 하고 싶다고 해서 후원하게 됐고, 오고 싶어했지만 최근 다리를 다쳐 함께 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한일장신대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 올 수 있었고 한일신학교(한일장신대 전신)에서 여러 외국 목사님들과 공부할 수 있었다. 비록 신학공부를 끝내지 못하고 전공인 피아노로 계속 공부했지만 시간이 지나 교회에서 성경을 배울 때 한일에서 가르치신 교수님들 생각이 많이 났다”며 “저를 초청해주신 김용복 총장님과 신학공부를 강조하신 주방란 교수님 등 여러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고했다.
또한 “한일은 우리 가족을 할머니 나라에서 정착할 수 있게 해주셨다”며 “그동안 ‘영적 가족’인 한일에 대한 감사함과 미안함을 갖고 있었는데 예수님이 부활하시기 전에 후원금을 전달할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씨는 “나중에 몸이 완쾌되면 꼭 찾아뵙겠다”며 “항상 한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배성찬 총장은 김씨와의 통화에서 “이종안 목사님과 이교수님을 통해 인연을 맺은 한 알의 밀알이 자라나 열매를 맺고 다시 그 씨앗이 한일에 심어지게 됐다”며 “학교를 기억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귀한 후원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주신 후원금은 하나님의 일꾼을 양성하는 데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또, 배 총장은 이 교수에게 전북지역의 유일한 신학대학인 한일장신대를 돕는 마음으로 매월 후원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금난새 지휘자와의 공연을 비롯해 국회 송년음악회, 러시아 대통령 방한 환영독주회 등 여러 공연을 펼쳤고, 극동러시아문화정부 콩쿠르 심사위원, 한국필하모닉오케스트라 피아노콩쿠르 심사위원, 세계피아노급수학회 회원 등을 역임했다. 명지대 사회교육원, 세종대 사회교육원, 안양예고, 계원예고에 출강했으며, 이태리 Como Academy 등 어시스턴트로서 테크닉 레슨을 가르친 한선미·이효주, 안미현·김충만 등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한 제자들을 길러냈다. 또 한일장신대학교를 위해 찬송가 전체를 녹음한 CD가 아마존을 통해 전 세계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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