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미만짜리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의 추가비용 지불 비율이 86.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소비자원이 하계휴가 시즌을 맞이해 해외패키지 상품 선택에 중요한 정보 제공을 통한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공동 조사한 결과다. 여행사의 사전정보 제공, 소비자 피해, 현지 참여조사, 만족도 조사 등 여행상품 구매에서 사후 피해구제까지 망라했다. 양 기관은 지난 2∼6월 동시에 각자 조사했다.
관광공사는 해외 패키지 여행상품 주요 판매 여행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여행상품 사전정보 제공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소비자 대상 상품정보 만족도를 조사했다.
36개 여행사, 중국·동남아 패키지 여행상품 200개를 대상으로 한 여행사 사전정보 제공 실태조사에 따르면 상품 가격에 세금, 가이드·기사 팁, 선택관광 비용 등 추가비용이 모두 포함된 상품은 17%에 그쳤다. 상품가 대비 추가비용 비율은 평균 34.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상품 가격별 정보 제공 현황을 살펴보면, 상품가가 낮을수록 가격 외 추가비용을 부과하는 경우가 많았고 상품가 대비 추가 비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만원 미만 저가 상품의 경우 추가비용 비율이 86.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돼 총비용 측면에서는 일반상품과 다를 바 없었다.
상품 가격 외 주요 정보 중 여행일정, 취소규정, 숙박시설 기본정보, 쇼핑 품목, 현지 교통수단 정보 등은 비교적 상세히 제공되고 있는 반면, 여행경보 단계, 일정 변경 시 사전 동의 고지, 쇼핑 소요시간, 선택 관광 미참여 시 대체일정, 가이드 인적사항 제공 등은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2년 이내 해외 패키지 여행상품을 구입한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패키지 여행상품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54.2%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여행지·일정(57.3%), 숙소(57.3%) 등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반면, 가이드·인솔자(48.3%), 상품정보 제공수준(43.1%) 등에 대한 만족도는 타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상품정보 제공과 관련해 소비자가 개선을 희망하는 항목은 불포함 내역(60%), 선택관광 정보(43.7%), 여행일정(42.5%) 순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중국 상품은 불포함 내역, 동남아 상품은 선택관광 정보 등이 꼽혔다.
패키지 여행상품 정보제공 개선을 위한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82.9%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도 도입 시 여행 상품 구입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도 77.1%가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응답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의 선택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해외 패키지 주요 여행업체 10개사(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 노랑풍선, 자유투어, 참좋은 여행, 한진관광, 온라인투어, 투어2000, 온누리투어)를 대상으로 소비자 피해 현황, 여행 소비자 만족도를 비교 평가하고 여행상품 운영 실태를 조사했다.
해외여행 패키지 송출 실적을 감안해 한국소비자원에 2년간(2011~2012년) 접수된 소비자 피해구제 건수(10만명당 건수)는 온라인투어(12.98건), 노랑풍선(11.64건), 참좋은여행(11.50건) 순으로 많았다.
반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건수 중 합의권고 등으로 해결된 피해구제 합의율은 롯데관광(82.4%)이 가장 높고 모두투어(78.6%), 노랑풍선(77.0%) 순이었다.
여행사별 특징을 분석하면, 롯데관광·하나투어·모두투어가 여행 인원에 비해 소비자피해 건이 상대적으로 적고 합의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랑풍선의 경우 소비자피해 건은 많지만, 이에 대한 합의률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패키지 여행 관련 소비자피해는 주로 계약 취소(36.4%), 계약불이행 또는 불완전이행(31.5%) 등의 사유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해외여행 경험자 2000명을 대상으로 주요 10개 여행사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다. 가격, 정보제공, 예약결제 과정, 상품 구성·운영, 진행·안내원 등 5개 요인을 종합만족도와 세부요인별 만족도(5점 만점)로 나눠 조사했다.
종합만족도의 경우 5개 요인별 가중치를 반영한 전체 요인의 만족도다. 하나투어(3.71점)가 가장 높았고 노랑풍선(3.68), 모두투어·롯데관광·참좋은관광(각 3.66점) 순이었다.
세부 요인별 만족도는 참좋은여행이 가격 요인(3.59)에서 가장 높았고 하나투어는 정보제공(3.77점), 예약·결제 과정(3.78점), 상품 구성·운영(3.74점), 진행·안내원(3.73점) 등 4개 요인에서 모두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투어2000은 5개 요인 모두에서 만족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으나 이는 조사 대상이 된 주요 10개 여행사 중에서 조사된 결과인 점을 감안해야 할 듯하다.
한국소비자원이 여행객으로 직접 참여(미스터리 쇼퍼 조사방식)한 패키지여행 현지 조사 결과(지역별 2개, 10개 여행사 상품) 다양한 소비자문제가 발견됐다.
약관 설명 및 동의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쇼핑물품 환불 제한 등 소비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약관 조항도 발견됐으며, 불공정약관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항공편 시간 변경의 사전 미고지, 여행일정의 일방적 변경 및 선택관광의 일방적 진행 위험이 수반되는 여행코스에 대한 안전 시스템 미흡 뿐 아니라, 현지에서 일반적으로 징수하는 경비(가이드 팁)의 '권장' 표시 및 대다수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선택관광' 추가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소비자의 불만을 초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상품의 경우 여행 일정 중 기본관광 비중은 평균 21.7%에 불과한 반면, 이동·대기 시간은 41.1% 달함으로써 여행상품에 대한 불만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해외여행 인구가 1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해외여행 시장이 급성장하고 패키지상품 비중이 확대되고 있지만,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여행상품을 선택하기 위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인 점을 감안해 본격 하계휴가 시즌에 해외패키지 상품 선택시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이번 조사를 수행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 패키지여행 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여행시장의 구조적 개선을 위한 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 마련 등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