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소셜 미디어에는 값비싼 레스토랑에 가거나, 명품을 산 뒤 과시하듯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올리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그러면서 꼭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오늘 나는 OO으로 플렉스했다!” 과한 소비를 누리고 자랑하면서 타인이 자신에게 보내는 부러운 시선을 즐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처럼 지금은 너도나도 플렉스하고 싶어 안달 난 시대다. 플렉스(flex)라는 단어는 원래 ‘구부리다’, ‘몸을 풀다’라는 뜻이었지만, 명품으로 휘감고 랩을 하는 미국 힙합 문화에서 ‘과시하다’, ‘뽐내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이 단어가 한국 문화에도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이런 시대 흐름과 유행에 과연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남들이 누리는 것을 나는 소유하지 못했다는 열패감에 시달리며 불행하게 살아야 할까?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다 보면 ‘복음’ 하나만으로는 만족스럽지 않고 ‘복음’에 내 인생 전체를 맡길 만큼 복음이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은 게 현대인들의 삶이다. 저자 신동재 목사(원주중부교회 부목사)는 이런 현실에서 세상의 화려함과는 견줄 수 없는, 결코 어떤 것도 흉내 낼 수 없는 ‘복음’의 가치와 매력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주인공으로 태어난다. 축하와 박수, 온갖 애정과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간 받았던 관심이 점점 줄어든다. 무슨 짓을 해도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아기는 평범하고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는 보통의 청년, 장년이 된다. 이것이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자 현실이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썩 유쾌하지는 않다. 주인공의 자리에서 밀려나니 감출 수 없는 쓸쓸함이 밀려온다. 그러나 여기서 쉽게 포기할 우리가 아니다. 마음 한구석에 ‘내가 언젠간 다시 주목받으리라’는 야심을 은근슬쩍 품곤 한다”고 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과는 달리 주목받기를 거부하고 자신을 낮춰 오히려 다른 이를 드러낸 자가 있다. 바로 ‘세례 요한’이다. 이사야 선지자가 예언한 ‘외치는 자’로서,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한 선지자다. 세례 요한은 신약과 구약 사이의 암흑기를 뚫고 등장한 자다. 심지어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훌룡하고 카리스마도 있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고 외치면서 ‘회개의 세례를 전파’하면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했다. 이렇게 약 400면의 긴 침묵을 깼으니 그는 유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한은 스타가 되어 보겠다는 추호의 욕심도, 욕망도 없었다. 그저 주어진 사명만 감당하고자 했다. 그런 그였지만, 사람들은 요한을 그리스도처럼 바라보았고 몰려들어 추앙하고 싶어 안달했다. 이러한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순전한 마음으로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섬기더라도, 세례 요한 앞에 놓인 이 같은 광경, 즉 세상의 갈채와 환호를 받으며 ‘나도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내 안에 숨겨진 관종 DNA를 끈질기게 자극하는 매혹적인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이러한 시대에 요한의 태도는 우리에게 도전한다. 여전히 주인공의 자리에 미련을 두고 있는 우리에게 예수님을 구주로 모신다면 조연의 자리는 실패가 아니라 영광의 자리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자네, 스타가 되고 싶지 않은가?’라고 물어 오며 내 안의 관종 기질을 부추길 것이다. 그 삶이 흥한 삶이라고 거짓을 속삭일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네, 나의 조연이 되어 주지 않겠나?’라고 하시며, 성도와 제자라는 진짜 흥하는 길을 제시하실 것이다. 누구의 명함을 덥석 잡을 것인가? 그 선택은 우리 몫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