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범 컬럼] 겸손과 인내

오피니언·칼럼
편집부 기자
이기범 목사   ©스포켄한인장로교회

저는 평소 존경하던 목사님을 모시고 한 주간을 보냈습니다. 심근택목사님은 1990년부터 지금까지 화곡중앙교회에서 24년간 한결같이 목회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목사님께서 부임하시기 전까지 그 교회는 담임목사님이 몇 개월을 계시지 못하고 떠났던 상처투성이의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심 목사님은 겸손과 인내로 긴 시련들을 이겨내셨습니다. 제가 신학대학원에 입학하자마자 교육전도사로서 처음으로 부임한 교회라서 저는 그 당시 할 줄 아는 게 없었습니다. 그러나 심목사님은 인성도 영성도 부족한 저를 따뜻하게 대해주셨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존경하는 목사님 밑에서 훈련받는 것이 가장 큰 축복임을 느낍니다.

교육전도사로서 2년째 접어들었을 때, 저는 목사님으로부터 주례를 받고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 때가 1993년도이니까 올 해로 꼭 20년이 됩니다. 결혼할 때 주례사로 제게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저는 다 잊었지만, 목사님과 사모님은 그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으십니다. 늘 다정하시고, 밝으시며, 인자하신 모습 그대로입니다.

제가 교육전도사로 있던 때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학생이 지금은 목사가 되어, 제가 걸어온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저보다 앞서 가신 분의 삶도 보여주시고, 저의 길을 따라 달려오는 후배 목사의 삶도 보여주셨습니다. 그의 아내와 아들이 뉴저지에서 목회하다가 한 주간의 휴가를 내어 스포켄을 방문했습니다.우리는 한 주간 여행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잠도 함께 자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안에서 소원을 두고 행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잘 보여주는 멋진 장소입니다. 저는 그 곳을 다녀오면서, 나를 만드신 하나님께서 귀한 사람들을 만나도록 해주셨고, 귀한 만남을 통해 귀한 사랑을 주셨음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심근택목사님처럼 늘 겸손하고 인내하며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목회자가 되고 싶습니다. 저처럼 부족한 사람을 성도 여러분들이 이해해주시고, 기도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은 더욱 겸손한 사람이 되고, 더욱 온유한 성품의 목사가 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도님들의 아픔과 상처와 고단함을 말씀으로 위로하면서,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함께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지금 제가 지난 20년 결혼생활과 11년 동안의 목회를 돌아보듯이, 20년쯤 후에 또 다시 삶을 회고할 순간에 저도 후배 목사로부터 본받고 싶은 목회자가 되고 싶습니다. 성도님들께는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은 목회자, 이해심과 사랑이 많은 목회자가 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드립다. 한 주간 휴가를 보내면서 귀한 만남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목사, 이기범

#오피니언 #이기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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