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기도] 서로 발을 씻어주게 하소서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그날 저녁, 예수님은 낮은 신분의 종들이나 하는 행동을 하셨습니다. 자신을 한없이 낮추셔서 종의 모습이 되셨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은 자기희생, 겸손이십니다. 곧 십자가 죽음으로 겸손을 다시 확증해 주셨습니다. 구원은 우리가 깨끗해서 받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어떻게 죄를 스스로 제거할 수 있겠습니까? 죄는 도덕적 허물보다 훨씬 더 근원적인 잘못입니다. 예수님이 씻어주시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죄는 오직 예수님의 피로써만 씻김 받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발을 닦으신 일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바로 이어집니다. 세족은 예수님이 곧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놓게 될 마지막 섬김의 표징입니다. 예수님의 놀라운 희생을 알게 하옵소서.

그 뒤 마음이 괴로우신 예수님은 밝히어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요13:1) 유다는 이때 마음을 고쳐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유다가 빵조각을 받자, 그때 사탄이 유다에게 들어갔습니다. 유다는 빛이신 예수님을 만난 후, 빛 가운데 머물러 있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 어둠을 선택했습니다. “하나님을 배반하고 멀리 떠난 우리 원수같이 대적하나 사랑하여 주네.” 예수님과 식탁 자리에 머물러 있기보다, 그 자리에서 나가는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저는 주님과 항상 함께 있고 싶습니다. 예수님과 같이하지 않을 때 사탄이 시험에 들게 한다는 것에 조심하게 하옵소서.

배신은 유다만 하지 않았습니다. 베드로까지 배신했습니다. 예수님이 체포당하시고 십자가 처형을 당하셨을 때 모든 제자들은 도망쳤습니다. 베드로는 스승이 잡히셨을 때,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했습니다. 사탄은 우리 마음속에 약한 생각을 불어넣지만, 우리는 사탄이 우리 안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만 사탄의 시험에 들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우리가 서로 발을 씻어주게 하옵소서. 예수님을 본받아 살겠다고 마음에 새기게 하옵소서. 적극적으로 자기를 낮추고 겸손하게 이웃을 섬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예수님을 생각하고, 주님을 본받아 살겠다고 새롭게 결심하게 하옵소서. 우리를 주님의 길로 인도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294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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