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연립여당이 21일 열린 참의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이번 선거 결과가 아베 정권이 험난한 경제 개혁에 대한 관심을 끊고 대신 우경화에 더 매진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아베 총리가 침체한 경제를 살릴 정책을 추진할 권한을 강화할 수 있게 됐지만, 공교롭게도 여당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 일부 의원들이 고통스럽지만 중요한 개혁에는 관심이 없어 경제 개혁에 반대할 자민당의 영향력도 커졌다.
22일 오전 개표 결과 전체 242석 가운데 절반인 121석을 새로 뽑는 이번 선거에 자민당과 연정 파트너 공명당이 76석을 확보했다.
기존 59석을 합치면 연립 여당은 안정 다수선도 넘겨 아베 총리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지난 2006년 물러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 이후 처음으로 일본 총리가 장기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007년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시작된 의회 교착 상태도 타개됐다.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연합 여당이 압승한 후 집권한 아베 총리는 21일 오후 자민당 당사에서 연합 여당의 승리를 확인한 후 대규모 양적 완화, 공공 지출 확대, 규제 개혁 등 아베노믹스로 일본이 세계 경제 3위 자리를 지키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경제 정책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역설했고 국민이 우리를 지지했다"며 "이제 국민은 혜택을 누리길 바라고 실제로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근로조건 개선, 임금 인상, 소비 증대, 기업 투자 확대 등 가능한 한 빨리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문제에 이해 관계가 가장 많은 일본 기업을 포함해 일각에서는 '매파'인 아베 총리가 평화헌법 개정, 자위대 역할 강화, 과거사 부정 등 오랜 자신의 핵심 사상인 우경화 의제들로 관심의 초점을 돌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집권 여당의 압승에도 아베 총리의 권한 강화가 저조한 투표율로 희석됐다. 현지 언론들은 투표율이 2010년 참의원 선거보다 5%포인트 낮은 52.61%라고 보도했다. 저조한 투표율이 아베 정권이 경제 문제에 계속 집중하는데 압박을 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