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야고보서 하면 먼저 믿음과 행함에 대한 신학적 논쟁을 떠올린다. 하지만 사실 야고보서는 교리적 논쟁보다는 존재의 변화와 삶의 형성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은 야고보서를 오해한 것이 아닐까? 야고보서를 놓고 논쟁을 일삼는 동안, 그 속에 담긴 단순하고 실제적이면서도 풍성한 메시지와 함께 그것이 일으킬 변화의 가능성마저 놓쳐 버린 것은 아닐까?
그리스도인은 야고보서를 로마 제국 안에서 위태롭게 신앙의 여정을 이어가는 디아스포라 공동체에게 보내진 편지라는 배경을 전제하고 읽어야 한다. 저자 정성국 목사(나들목양평교회)는 야고보서는 ‘온전함’에 관한 책이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은 온전함을 갈망하며 온전한 믿음, 인격, 관계, 삶, 세상을 꿈꾼다. ‘온전함이 무엇이며 그곳에 이르는 길은 무엇일까?’는 야고보서의 핵심 질문이다. 그 온전함에 이르도록 야고보서가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길잡이는 ‘지혜다.
야고보는 현재를 가리켜 믿음뿐만 아니라 지혜가 간절히 요구되는 시대라고 외치면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필요한 지혜를 제시하는 한편, 지혜의 근원이 되는 ‘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그것은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다. 온전함, 지혜, 그리고 한 이야기. 이것이 이 책 야고보서의 문을 여는 세 가지 열쇠다.
저자는 책 속에서 “성경에서 야고보서만큼 홀대를 받은 책이 또 있을까? 오랫동안 야고보서는 자신의 얼굴 그대로 읽히기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다른 책과의 비교를 통해 읽히고 평가되기 일쑤였다. 흔히들 야고보서 하면 먼저 믿음과 행함에 대한 신학적 논쟁을 떠올리지만, 사실 야고보는 편지 서두에서 편지를 쓴 동기를 이렇게 밝힌다. ‘인내를 온전히 이루십시오. 이것은 여러분을 무엇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온전하고 성숙하게 하려는 것입니다.’(1:4). 이것은 야고보가 교리적 논쟁보다는 존재의 변화와 삶의 형성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야고보서는 ‘온전함’에 관한 책이다. 소유할 만큼 소유하고 성취할 만큼 성취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무언가 부족함을 느낀다. 그리스도인이라고 다를까? 믿음도 있고 교회 생활에도 열심이지만 이것이 삶의 전부가 아닐 것이라는 아쉬움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우리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고 느낄 때, 그때 만나는 단어가 온전함이다. 우리는 온전함을 갈망한다. 온전한 믿음, 온전한 인격, 온전한 관계, 온전한 삶을 꿈꾼다. 그리고 온전한 세상을 꿈꾼다. 온전함은 무엇이고 그곳에 이르는 길은 무엇일까? 이것이 야고보서의 핵심 질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고보서 뒤에 제국의 이야기를 거슬러 유유히 흐르는 또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그것의 완성을 위하여 쉬지 않고 일하신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하나님의 선교’라고 부른다. 여기서 ‘선교’란 삼위 하나님이 당신의 ‘목적’을 이루시기 위해 세상 가운데서 친히 행하시는 모든 활동을 일컫는 포괄적 언어다”며 “하나님은 선교하시는 하나님이시고 선교는 우리의 것이기 이전에 하나님의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서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보냄 받은 사람들이다. 교회의 존재와 활동은 바로 이 이야기 속에서 해석되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나는 이러한 선교적 관점에서 야고보서를 읽고자 한다. 선교적 읽기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는 성경 각 권을 하나님의 선교 도구로 이해하는 관점이다. 이는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보냄 받은 신앙 공동체가 그들의 선교적 정체성을 상실했을 때, 그들을 다시 증인 공동체로 재형성하기 위해 기록된 것이 성경이라는 이해 속에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