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반도체·낙동강 벨트’ 대진표 확정에 여야 사활 건 승부

윤석열 정권 심판론·지원론 판가름 날 듯

4·10 총선 승부처로 꼽히는 '한강·반도체·낙동강 벨트'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이곳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과 지원론의 판가름이 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이 대부분이고,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곳이 많다. 여당의 열세 극복, 야당의 수성 여부가 관건이다.

◈한강벨트… 용산·광진을·동작갑 등 '박빙 매치' 예고

13일 여야 공천 결과를 종합하면 한강벨트로 분류되는 9개 지역구의 후보자가 확정됐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신(新)정치 1번지'로 떠오른 용산에서는 5선에 도전하는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와 서울시 부시장 출신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는다. 지난 총선에 이어 4년 만에 '리턴매치'다. 당시 권 후보는 890표 차이로 진땀승을 거뒀다.

광진을에서는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가 현역인 고민정 의원을 상대한다. '오세훈계'인 오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오세훈 당시 후보의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얻게 됐다. 다만 이 지역은 여당의 대표적인 험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5대 국회부터 5선(17대 제외)을 지냈고, 이후에는 고 의원이 입지를 다져왔다.

동작갑은 장진영 국민의힘 후보와 친이재명(친명)계 현역인 김병기 의원이 치열한 경쟁 중이다. 여기에 17대부터 3선을 했던 전병헌 전 의원이 새로운미래 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3파전'이라는 변수가 만들어졌다.

옆 지역구인 동작을에서 맞붙는 나경원 전 의원과 경찰 출신 류삼영 민주당 후보 간 신경전도 뜨겁다.

마포을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을 들인 지역구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 현역인 정청래 의원을 '운동권 특권 정치를 상징하는 인물'로 규정하고, 운동권 대표주자인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을 전략 공천했다.

중성동갑·을의 경우 국민의힘은 '경제통' 윤희숙·이혜훈 후보를 앞세워 탈환을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전현희 후보를 갑에 전략 공천했고, 을에서는 현역인 박성준 후보가 경선을 뚫고 재선에 도전한다.

이외에 광진갑에서는 김병민(국민의힘)·이정헌 후보(민주당)가, 마포갑에서는 조정훈·이지은 후보가 맞붙는다.

◈반도체벨트… 개혁신당 참전으로 혼전 양상

이번 총선에서는 수원과 용인, 화성, 평택 등 경기 남부를 아우르는 '반도체 벨트'에서도 접전이 예상된다. 현재 이 지역의 16개 선거구 가운데 15개에서 대진표가 완성됐다.

특히, 수원은 지난 20대와 21대를 거쳐 민주당이 5개 모든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둔 지역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지역에 연고를 둔 인사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열세를 뒤집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수원병에서는 '수원 토박이'인 방문규 국민의힘 후보가 현역인 김영진 의원과 대결을 펼친다. 여당 내에서는 다른 지역구에 비해 보수 색채가 강한 곳으로 보고,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원갑에서는 수원 수성고 출신인 김현준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현역 김승원 의원이 '동문 매치'를 벌인다.

3선 박광온 의원이 터줏대감으로 버티고 있던 수원정에서는 새로운 후보를 맞게 됐다. 국민의힘 후보로는 범죄심리학자로 유명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민주당에서는 박 의원을 경선에서 꺾은 김준혁 후보가 나선다.

수원을·무에서는 각각 홍윤오 국민의힘 후보와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박재순·염태영 후보가 맞붙는다.

화성은 '개혁신당'의 약진에 관심이 쏠린다.

화성을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지역구에 속하는 동탄2신도시의 평균 연령이 30대 중반으로 비교적 젊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각각 한정민 삼성전자 DS부문 연구원,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을 이곳에 전략 공천했다.

인접 지역구인 화성정에서는 여기서만 3선을 한 이원욱 의원이 개혁신당 후보로 출전한다. 국민의힘은 서울 강남병 현역인 유경준 의원을 재배치했고, 민주당은 비례 현역인 전용기 의원을 후보로 내면서 맞불을 놨다.

화성갑·병에서는 홍형선·최영근 국민의힘 후보가 현역인 송옥주·권칠승 의원에게 도전한다.

개혁신당은 이준석·이원욱 후보에 이어 양향자 원내대표를 용인갑 후보로 내세우면서 '반도체 벨트' 전선을 구축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측근인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민주당은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을 후보로 점찍었다.

용인정에서는 최근 민주당으로 복당한 이언주 후보가 국회 재입성을 노린다. 국민의힘은 기업인 영입인재 1호인 강철호 전 현대로보틱스 대표를 단수 공천한 바 있다.

용인을에서는 이상철 국민의힘 후보와 손명수 민주당 후보가, 용인병에서는 고석·부승찬 후보가 경쟁을 벌이게 된다.

평택은 수도권에서는 드물게 여당 의원의 지역구가 있다는 점에서 박빙이 예상된다.

평택병에서는 현역인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 소속 김현정 후보와 '리턴 매치'를 벌인다. 평택을은 정우성 포항공대 교수와 이병진 전 평택대 교수가 각각 국민의힘, 민주당 소속 후보로 투입됐다.

평택갑은 국민의힘 초선 비례인 한무경 의원이 나섰고, 민주당은 임승근·홍기원 예비후보 간 경선이 진행 중이다.

◈낙동강 벨트… 지역구 재배치 마친 여, 야 중진과 격돌

부산·경남(PK) 지역 최대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에도 전운이 감돈다. 여당은 중진을 앞세워 지역 탈환을 노리고 있으며, 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 기반을 힘으로 수성에 나선다. 현재 10개 지역구 가운데 9곳에서 대진을 확정 지었다.

경남 양산을에서는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과 이곳 현역인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18년 만에 맞붙는다. 두 의원은 모두 경남도지사 출신으로 2006년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에는 김태호 의원이 승리를 거뒀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3선 중진인 김태호·조해진 의원을 각각 경남 양산을, 김해을에 전략적으로 재배치한 바 있다. 5선인 서병수 의원도 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부산 북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민주당의 경우 경남 김해을과 부산 북갑 현역인 김정호·전재수 의원이 각각 후보로 나선다.

부산 사하갑과 경남 김해갑에서는 현역인 최인호·민홍철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 이성권·박성호 후보를 맞상대하게 됐다.

반대로 부산 사하을과 경남 양산갑에서 국민의힘 현역인 조경태·윤영석 의원이 각각 6선, 4선에 도전한다. 상대는 민주당 소속 이재성·이재영 후보다.

부산 강서에서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지냈던 변성완 후보와 맞붙는다.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한 부산 사상은 장 의원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대식 후보가 민주당 후보인 배재정 전 의원을 상대한다.

부산 북을에서는 정명희 전 북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고, 국민의힘에서는 김형욱·박성훈·손상용·이수원 예비후보의 4자 경선이 진행 중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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