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교회 지역 기구가 동성혼 합법화를 지지한 2명의 지역 정치인에게 금지령을 내렸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그리스 북서부 코르푸 섬 주교단은 이 금지령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이들이 “가장 심각한 영적, 도덕적 오류를 저질렀다”고 했다.
AP통신은 코르푸 주교단은 “우리는 그들에게 회개할 것을 권고했다”면서 “두 지역 정치인은 교회의 활동적인 회원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두 의원은 영성체와 정교회 행사 참석이 금지되고, 공식 행사에서 성직자로부터 공식적인 예우도 받지 않는다.
지역 기구는 동성혼 합법화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또 다른 정치인을 칭찬하면서 이들에 대해 “다른 신념과 상관없이 그리스에 필요한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금지령을 받은 의원 중 한 명이 속한 동성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정당인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nHellenic Socialist Movement)은 코르푸 주교단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그리스 의회는 지난 2월 15일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찬성 176표, 반대 76표로 통과시켰는데, 이는 동성혼 문제에 대한 오랜 양극화 논쟁 끝에 나온 결과다.
동성혼 합법화 외에도, 이 법은 결혼한 동성부부의 입양도 허용했다. 다만 이번 조치에는 동성커플이 대리모를 통해 자녀를 낳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법의 초안은 좌파 정당들의 지지를 받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의 중도 우파 정부에 의해 제안됐다.
CNN에 따르면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것은 유럽의 가치에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국가인 오늘날의 그리스를 반영하는 인권의 이정표”라고 말했다.
새로운 법으로 인해 이전에 동성부부의 동성 결합 파트너십을 합법화했던 그리스는 동성혼을 합법화한 최초의 정교회 기독교 국가가 되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성소수자 옹호 단체인 인권 캠페인(Human Rights Campaign)에 따르면, 전 세계 36개국이 동성혼을 합법화했으며, 25개국이 국내법을 통해 합법화했다.
지난해 동유럽 국가인 에스토니아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 법안은 새해 첫날 발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