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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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목사(세인트하우스평택)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세인트하우스 평택

고향에서 초등학교와 중·고교를 동문수학했던 절친의 최근 근황을 들었다. 두 딸들이 30대 후반에 결혼해 큰 딸이 외손녀를, 둘째 딸이 외손자를 낳아 육아 중에 있다고 했다. 4세와 2세인데 얼마나 보고 싶은지 퇴근과 동시에 외손주를 보러 매주 한 집에 한 번씩 보러 간다고 했다.

두 딸이 늦게 결혼하기 전까지는 반려견과 십여 년을 동거했다. 지금은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긴 했지만 다른 반려견을 키울 마음의 여지가 없다고 한다. 외손주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전에는 예상도 못 했던 생명에 대한 신기함과 신비함에 빠져있다. 옹알이를 처음 접했을 때, 뒤집기를 하고, 바닥을 배로 기어가기를 할 때, 드디어 “할비”라고 자기를 부를 때 졸도할 뻔했다고 자랑이다. 친구는 70대 초반의 정형외과 의사이다. 동네 병원을 개업해 30년 이상을 근무하다가 최근에 페이닥터가 되었다. 그동안 30년은 승용차로 출퇴근을 했는데 지금은 지하철로 다닌다고 했다. 그래도 외손주 보러 가는 날은 거르는 일이 없다고 했다.

한 생명이 우리에게 미치는 행복과 감사의 밀도는 측량이 어렵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누렸던 처음 부모로서 감격과 눈물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엄마가 처음으로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느꼈던 심장 박동 소리를 어찌 잊겠는가. 천사도 부러워하는 아기의 선한 미소, 쌔근쌔근 잠자는 모습, 옹알이 할 때 부모와 처음 나눈 대화들, 돌이 되기 전에 아장아장 걷던 모습, 달처럼 밝고 투명한 얼굴로 천국의 빛을 연상하게 했지.

필자의 손주들은 외손주가 2명, 친손주가 3명이다. 그 아이들이 자라서 고교 2학년부터 초등교 2학년까지 있다. 볼 때마다 얼마나 대견한지 모른다. 잘 자라 주었고 큰 기쁨을 안겨 주었다.

엊그제 뉴스에 프랑스가 낙태 자유를 헌법에 수록하는 세계 최초 국가가 되었다고 국내외에 선포했다. 이것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일까? 여성의 몸은 여성이 모든 걸 결정할 수 있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사실은 11월에 있을 미국의 대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낙태 자유에 대한 허용과 반대를 놓고 정치적 대결이 이루어질 거란다.

대한민국은 작년 출산율이 0.65로 한층 더 떨어져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대로 나가면 66년 후 대한민국은 소멸된다고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다. 선조들은 오늘의 우리를 어떻게 평가할까? 고난의 역사를 위해 피 흘려 지켜온 조국이 없어진다면 그들의 희생과 순국의 의미는 무엇인가? 반만년 역사로 이어져 온 우리의 나라가 이렇게 사라져도 좋은가?

생명은 축복이다. 하늘이 주는 최대 행운이다. 생명을 얻는 것은 천하를 얻는 것이다. 생명은 천대 만대 생명으로 생명을 이어 간다. 영혼이 깃든 생명은 존귀하다. 생명을 대신할 가치는 없다. 생명을 마음대로 지울 권리가 인간에게 있지 않다. 생명을 헤치는 어떤 제도와 법은 반인륜이다. 생명을 거래하거나 죽이는 것보다 최악의 범죄는 없다.

자녀는 생명을 이어 받았고 부모는 생명을 이어갈 천부의 의무를 가졌다. 생명이 생명으로 이어지기 위해 무제한의 헌신이 있어야 한다. 뼈를 깎는 희생을 지불해야 한다. 생명은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생명을 노래하자. 생명을 존귀하게 여기자. 생명이 생명답게 하자. 생명을 위해 전 인류가 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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