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찬동’ 혐의로 출교를 선고받은 이동환 목사의 항소를 지난 4일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총회재판위원회가 기각했다. 이로써 이 목사의 ‘출교’가 확정됐다.
이 목사는 인천퀴어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함으로써 교단 장정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돼 소속 경기연회 재판위원회에서 ‘출교’ 처분이 내려졌다. 이 목사가 이에 불복해 교단 총회재판위에 항소했으나 교단이 이를 기각함으로써 경기연회 재판위가 내린 ‘출교’ 선고가 그대로 확정됐다.
이 목사는 지난 2019년 인천퀴어축제에 참석해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축복식을 거행한 문제로 교단 내부로부터 고발을 당해 재판에 회부됐다. 그가 속한 경기연회가 목사로서 최고 징계인 출교를 명하고 이어 교단 총회 재판위가 연회 판결에 아무 문제가 없음을 확인함으로써 기감 총회는 5년 만에 이 문제를 완전히 종결했다.
이 목사에게 내려진 ‘출교’는 평신도든 목회자든 사실상 교단 내 모든 관계와 지위에서 박탈되는 의미다. 특히 목회자로서 소속 교단에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추방되는 건 씻을 수 없는 불명예다. 그만큼 무거운 죄과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 목사가 소속 연회로부터 출교 선고를 받고 이에 불복해 교단에 항소한 그 모든 과정은 목회자로서의 마땅한 권리에 속한다. 교단이 피고발인을 아무리 교단 법에 따라 징계조치했어도 본인의 소명에 따라 얼마든지 그 결정이 번복되거나 감경될 소지가 있다.
하지만 이 목사는 이런 자신의 권리를 발로 차버렸다. 가장 큰 잘못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조금의 뉘우치는 자세를 보이지 않은 점이다. 그를 고발한 측도 이 목사가 자신이 동성애자를 축복한 행위에 대해 자숙하지 않은 점과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동성애를 옹호하는 활동을 벌인 점을 문제 삼았다.
결정적인 장면은 이 목사가 총회 재판위원회에서 상소심 절차가 진행 중인 2020년 12월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3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또다시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예식을 집례한 데 있다. 그 전 퀴어축제 때처럼 꽃잎을 뿌리며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축복식에 참여해 집례했다는 건 그가 교단 목회자로서 교단의 법과 권위를 조롱하고 짓밟는 고의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 목사의 행위에 교계 안팎에서 많은 비난과 지탄이 쏟아졌지만 이 목사가 이 문제를 돌이킬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교단의 신학과정을 마치고 교단에서 안수받은 목사라면 교단이 정한 법과 규율을 지키는 건 상식의 문제다. 본인이 개인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다른 관점을 가졌더라도 이를 말과 행동으로 드러내 교단 법에 저촉될 때는 즉시 뉘우치고 반성함으로써 자숙하는 게 도리다. 그런데 이 목사는 그런 모든 기회는 본인의 행동에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태도로 오히려 교단에 도전함으로써 날려버렸다.
한국교회반동성애교단연합은 지난 5일 성명을 발표하고 감리교 총회 재판국의 이동환 출교 판결을 반겼다. 이들은 이동환 씨가 성소수자들에게 회개 없는 축복을 행한 것은 반성경적 범죄행위라며 이 씨와 이 씨 지지자들의 회개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 씨는 자신의 출교 처분이 최종 확정된 직후 “복직 투쟁을 시작하겠다”는 말로 교단과의 싸움을 계속 이어갈 뜻을 밝혔다. 그는 교단이 자신에 대해 출교 판결을 내린 것이 “동성애에 찬성하거나 동조했기 때문”이란 걸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자신에게 내려진 출교 판결에 대해선 “오늘은 오랜 비웃음을 살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하는 등 교단의 결정에 전혀 승복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런데 이 씨의 이런 태도는 자신을 목회자로 키워주고 기름 부어 안수한 교단을 향해 누어 침뱉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목회자가 아닌 일반 성도라도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하고도 교단을 조롱하고 비웃는 자세는 비난받아도 싸다. 그야말로 교단에 돌아갈 유일한 다리마저 스스로 끊는 자해행위가 아닌가 한다.
동성애는 이 씨가 자신의 소신대로 한 행동에 교단이 과잉 대응을 하거나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판단했다고 주장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차별금지법 등에 대응하며 기감 뿐 아니라 전체 교회가 나서서 투쟁하고 있는 마당에 혼자 이를 거스르면서 마치 의인 행세를 하는 건 철부지나 하는 행동거지가 아니겠나.
미국 연합감리교회는 동성애 이슈로 오랜기간 갈등하다 수천 교회가 이탈하면서 결국 분열했다. 동성애에 반대해 교단을 떠난 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은 교단을 떠나 모든 것을 잃게 되더라도 하나님만은 떠날 수는 없다는 신앙적 결단을 행동에 옮긴 것이다.
목사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부정하면 그건 자기 부정이다. 그걸 받아줄 교회는 어디에도 없다. 아무리 인본주의가 판치는 세상이라도 인권이 하나님에 우선할 수 없고, 죄를 덮어준다고 그 죄가 의가 될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