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살펴보면 2022년 인구 십만 명당 25.2명으로서, 2022년 OECD 국가의 평균 10.6명보다 훨씬 높다.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2016년부터 2017년을 제외하고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2011년부터 10대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로 자살이 계속 차지하고 있고, 2020년 20대 청년의 사망 원인 1위 역시 자살(54.3%)로, 사망자 2명 중 1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2010년 10만 명당 81.9명에서 2022년 39.9%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많은 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뇌 과학에서 자살은 정신병리의 결과로 발생한다고 보는데, 일반적으로 자살 사망자의 80%가 우울증에 의한 것이고, 90% 이상은 정신병리로 야기된다고 한다.
자살의 정신병리학적 질병을 보면, 주요 우울증 환자들의 15%, 조울증 환자의 15~19%, 조현병 환자의 15%, 심한 알코올 중독자에 의한 자살이 15%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정신병리의 결과로 생기는 것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우울을 ‘마음의 감기’라고 부를 만큼 일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씩 경험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 방치해서는 안 되는 정신장애라는 사실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우울증에 대한 한국사회보건연구원의 한 조사에 의하면, 성인의 4명 중 1명이 우울증이고, 청소년은 3명 중 1명이 우울증이라고 보고한 바 있는데, 이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두 배 더 앞선 수준이라고 한다. 우울증에 걸리면 세상만사가 재미없고 귀찮게 여겨지며, 식욕도 성욕도 없고, 우울하고 슬프게 느껴진다. 잠도 제대로 오지 않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일이나 공부를 할 수 없고, 불안과 피로감을 경험하게 된다. 우울증에 걸리면 자신이 싫어서 견딜 수 없어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게 되고, 또 자살 시도가 비교적 자주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의 3분의 2는 자살 생각을 많이 하고, 그 가운데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15% 정도이다. 또 자살한 사람의 약 80%가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이다.
유의해야 할 점은 우울증에서의 자살 시도는 대체적으로 심한 증상일 때는 기력이 없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겨지기 어렵고, 오히려 회복기에 흔히 행동으로 옮겨 자살하는 것이다. 우울증이 다 낫지 않은 채 부분 회복된 상태에서 자살을 시도하게 되는 것이다. 회복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다시 얻게 되어서 자살 위험이 증가할 수 있음을 알고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자살에서 해방되는 길은 자족하며, 항상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고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또 사랑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경험했을 때 우리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데서 해방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