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가 예수 그리스도를 뜻하는 이사 메시아(Isa Messiah)와 같은 이슬람 이름으로 기독교 명절을 지칭하는 수십 년 된 국가 정책을 공식적으로 변경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이 나라의 기독교 인구를 수용을 반영한 이러한 변화를 기념하기 위해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사이풀 라흐마트 다수키(Saiful Rahmat Dasuki) 종교부 차관은 “기독교와 가톨릭 공동체가 특정 국경일의 이름을 업데이트해 달라고 요청한 이후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현지 언론매체 VOI는 전했다.

이 법령은 4개의 국경일 이름에 영향을 미치며 이를 기독교 신앙과 일치시켜 휴일 계획을 조화시키고 지역사회 역학 및 법적 고려 사항에 맞게 조정할 예정이다. 영향을 받는 공휴일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크리스마스), 죽음(성금요일), 부활(부활절), 승천(승천일)이 포함된다.

인도네시아 국민 대다수는 진보적이고 온건한 성향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CP는 전했다. 인도네시아 헌법은 판차실라(Pancasila) 원칙, 즉 유일신에 대한 국가의 신념과 사회 정의, 인류애, 통합,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5가지 원칙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는 판차실라에 반대하는 극단주의 단체가 많이 있다.

교회는 종종 비무슬림 예배소 건축을 방해하려는 단체의 반대에 직면한다. 앞서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이러한 단체들의 압력으로 군도 내 교회 1천여개가 폐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오픈도어가 선정한 2024년 세계 기독교인 박해 국가 목록에서 42위를 차지했다.

오픈도어는 “인도네시아 사회가 이슬람에 대한 보수적인 해석의 영향을 점점 더 많이 받으면서 기독교인 상황은 최근 몇 년간 악화되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특히 청년들이 보수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이슬람 복장에 관한 조례가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슬람에서 개종한 많은 사람들은 가족으로부터 압력을 받는다. 그러나 압력의 강도는 개인의 가족과 장소에 따라 다르다. 기독교 개종자들에 대한 대부분의 압력은 고립, 언어적 학대, 배척의 형태를 취한다. 개종자 중 극소수만이 기독교 신앙 때문에 신체적 폭력에 직면하고 있으며 그들은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종교 지도자들과 학자들은 이사 메시아(Isa Messiah)라는 명칭을 예수 그리스도로 바꾼 결정을 높이 평가하며, 이를 다양한 신앙 공동체 간 오해와 갈등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내무부 인구 및 시민 등록부(Dukcapil) 사무국의 2021년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는 2천40만 명의 개신교인과 842만 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으며, 이는 전체 인구 2억 7천223만명 중 10.58%를 구성한다. 인도네시아 인구 중 2억 3,653만 명(86.88%)이 무슬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