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임석순 목사, 이하 한복협)가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여의도순복음교회 세계선교센터에서 ‘부활절 연합예배와 한국교회 일치’라는 주제로 2월 월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1부 기도회는 지형은 목사(부회장, 성락성결교회 담임)의 사회로,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국민문화재단 이사장)의 설교, 기도, 여의도순복음교회 특송 순서로 진행됐다.
기도 순서에서는 ▲‘한국교회를 위하여’ 이관표 교수(신학부위원장, 한세대 교수) ▲‘우리나라를 위하여’ 곽혜원 교수(사회부위원장, 경기도 초빙교수, 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대표)가 각각 기도하고, 위 두 가지 기도제목으로 합심기도 했다.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엡 4:1~4)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한 이영훈 목사는 “본문 에베소서 4장 3절에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라고 했다”며 “이 말씀을 우리가 지키고 있는지, 말씀대로 주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사역자로 살아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가 한국교회를 주목하고 있다. 하나 된 역사를 이루지 못함으로, 우리가 선교대국으로서, 세계교회의 부흥을 주도해 나가는 한국교회로서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게 될까하는 염려가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바라기는 한복협이 매달 진행하는 이 귀한 모임이 한국교회를 하나 되게 하고, 건강하게 만들며, 말씀에 근거한 교회, 기도가 회복되는 교회, 영적 성장에 더 관심을 가지고 질적 성장에 더 주목하는 교회가 되게 하여 물질주의·권력지향주의의 모습을 탈피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온유와 겸손으로 많은 이들이 변화되는 귀한 일에 한 마음이 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그 역사를 이룰 것이라 확신한다”며 기도하기를 “한국교회의 출발이 말씀·회개·기도 운동이었고, 그 아름다운 전통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선교대국이 되었지만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물질의 풍랑 속에 빠져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끊임없이 분열하고, 자신들의 왕국을 만들어간 모든 죄와 허물을 용서하여 주시고, 복음 안에서 하나 되어 주의 말씀에 순종하여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 나가는 모두가 되게 하옵소서”라고 했다.
이어진 2부 발표회는 유관지 목사(감사, 북녘교회연구원장)의 사회로, ▲박종구 목사(월간목회 대표)가 ‘부활절 연합예배와 한국교회 일치’ ▲김상복 목사(자문위원, 할렐루야교회 원로, 횃불트리니티 명예총장)가 ‘한국교회 부활주일 연합예배’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부활절 연합예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의 선언
먼저, 발제한 박종구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기독교신앙의 핵심이다. 곧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언약의 성취”라며 “그러므로 부활절 연합예배는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 공동체의 정체성 고백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의 선언”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의 역사는 분열의 역사다. 한국교회 100주년 때 20여 개의 교파가 140주년에 374개의 교단으로 파생됐다. 그에 따라 신학교와 연합단체 역시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것은 한국교회의 취약점이면서 장점이기도 하다. 프로테스탄트의 본질 훼손이냐, 아니면 가시적 교회의 존재 양태의 다양성이냐의 물음이 있다. 난립의 폐해가 있는 반면, 단체간의 경쟁적 성장, 전도와 선교열의 고취 등은 긍정적 에너지가 되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최근 들어 한국교회 단일연합체 창출을 위한 보도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는 성경적으로 한 하나님을 믿는 신앙고백의 당위성이 있으며, 또한 교회를 향한 시대적 요청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뉴노멀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의 요청된다”고 했다.
또한 “교회 리더십도 피라미드 구조에서 네트워킹 구조로의 혁신이 시급하다. 비대면 연합예배와 예전을 합의도출하고, 부활 주제의 다양한 콘셉트로 앙상블을 이루어야 한다”며 “예컨대, 성경연구, 예술·선교·디아코니아 프로그램, 학술연구 발표, 생명·환경·반전 문제 등 캠페인 전개를 들 수 있다. 오월동주 식의 동상이몽에서 초출된 연합, 그 일치는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했다.
◆ 일치 시나리오
그는 “먼저는 단일기구와 통합 리더십을 창출해야 한다. 선사업 후통합을 제안한다. 기구 통합 로드맵을 위한 전략의 우선순위는 먼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통합 리더십을 발휘하는 기술”이라며 “부활절 연합예배가 그 중 하나다. 프로젝트 또는 캠페인의 콘셉트를 든다면, 한국교회가 하나님과 역사, 민족 앞에 회개운동을 전개하고, 제도개편과 실천윤리강령 및 성서교육과 신학교육의 체계화 등 교회개혁운동이 일어나야 하며, 공동 프로젝트 사회 속에 교회의 사명은 사회 속의 교회의 사명은 사회를 바르게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본질적 하나 됨의 길을 가야 한다”며 “한국교회의 분열 요인은 교권주의·지역주의·신학사조의 갈등이라고 볼 수 있다. 제도적 하나 됨을 넘어 본질적 하나 됨을 이루기 위해 신학적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 성경의 바른 해석, 개혁과 일치의 관건
박 목사는 “현대는 다양한 신학사조의 홍수시대다. 신학사조의 지뢰밭은 통과하기 위해선 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비른 신학의 텍스트인 성경에 근거해야 한다”며 “개혁자들은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을 교회개혁의 빛으로 삼았다. 성경의 바른 해석이 개혁과 일치의 관건이다. 성경 해석의 바른 길은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통찰이다. 성경해석의 바른 해석은 구속사 전개의 전 과정에서 사역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는 성경 해석”이라고 했다.
◆ 대안은 통전적 텍스트 접근
이어 “오늘날 한국교회 병리현상은 바른 성경 해석이 선행되지 않는 설교와 성경공부의 남발에 그 요인이 있다. 대안은 무엇인가”라며 “통전적 텍스트 접근을 주창한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약과 신약을,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통일되게 해석하는 작업이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성경관이며, 동시에 바울과 요한을 비롯한 사도들 신학의 테마였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통찰일 때 우리는 비로소 정직하고 겸허하게 말씀 안에 있게 된다. 그 말씀은 하나님 곧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통전적 시각은 어떻게 가능한가. 그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가능하다. 그분을 통해서만 유일하고 완전하다. 그분은 만물을 있게 한 분이시며, 역사의 주체이시며, 온전한 구약의 해석자이시기 때문”이라며 “모든 성경은 성령의 감동하심으로 기록되었다. 그러므로 바른 성경해석은 중생한 심령이 성령의 조명하심을 받을 때 이루어진다”고 했다.
아울러 “그리스도 안에서 자아가 녹아지는 신비, 그 새로운 창조의 에너지가 새 생명을 낳는다. 그 새 생명이 진정한 하나 됨의 모습이다. 그리스도 십자가에서 비롯되는 신학, 그가 우리 안에, 우리가 그의 안에 거하는 신학, 바야흐로 그리스도와의 융합의 신학을 주창한다”며 “교회를 위한 연합운동이라는 것은 솔로에서 합창으로 가는 프로세스다. 명분의 투명성과 협업의 신뢰성으로 주님의 경륜 앞에 겸허히 나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 부활절 연합예배의 평가와 목적
이어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상복 목사는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하나로 시작해서 둘, 셋, 때로는 네 곳으로 오갔다. 연합예배는 분열을 상징하는 예배처럼 보이기도 해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부활주일 연합예배는 심지어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범교단적 연합예배는 극심한 분열을 체험한 한국교회의 잠재된 죄의식을 극복하고 1년에 한 번이라도 연합과 일치를 경험하고 싶은 깊은 갈망일 수도 있다”며 “세계 어느 나라에도 한국교회와 같은 범교계적 정기 부활절 연합예배는 없다. 안타깝게도 매년 연합기관의 신임 대표는 한국교회를 하나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선포하지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 과제
그러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일치는 주님의 기도요 가시적 연합은 세상이 예수를 믿게 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다”며 “가시적 교회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성령으로 하나된 비가시적 교회의 영적인 하난 됨은 사도 바울의 확신”이라고 했다.
이어 “영적으로 하나 된 교회는 영적인 실체이나 동시에 세상이 밖에서 볼 수 있는 가시적인 현상으로 나타나야 한다”며 “교회 지도자들은 보이는 조직적 일치에 집착하나 보이지 않는 교회의 하나 됨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가시적 하나 됨은 우리의 소신이자 고백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울의 연합 일치는 굳게 선 신앙이자 동시에 삶이며, 그 연합은 복음의 가치에 합당해야 한다”며 “그러나 분열의 악령은 하나 된 교회를 절대로 가만두지 않는다. 교회의 주 사역은 화해의 사역”이라고 했다.
이어 “범교회적인 교단 대표들이 참석하는 연합예배는 대표들이 원하면 지금처럼 계속 유지할 수 있으나, 같은 지역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교회들의 지역 중심 연합예배가 더 유익하지 않을지 생각한다”며 “사실상 지역 중심 부활주일 연합예배는 서울시를 제외하곤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많은 교회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서울은 넓은 지역이기에 구(區)별로 연합예배를 계획하고 함께 드린다면 전체적 참여도는 더 높을 수 있고, 지역교회들의 영적 교제로 교회의 하나 됨이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행사는 최이우 목사(한복협 명예회장, 종교교회 원로, MMS 대표)의 인사말과 축도, 이옥기 목사(한복협 총무, 전 UBF 대표)의 광고 순서로 모두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