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라 김의 교육칼럼] 아파트를 구하는 학생들이여, 신중 하라

오피니언·칼럼
편집부 기자
엔젤라 김   ©기독일보

이번 주에는 요새 대학가에서 점점 증가하는 트렌드, 아파트 생활에 대하여 말씀 드리고자 한다. 점점 많은 대학생들이 캠퍼스 내의 기숙사생활보다는 캠퍼스 밖의 아파트 생활을 선호하고 있다. 신입생들은 처음 일년은 캠퍼스 안 기숙사에서 지내야하는 것을 필수로 정해놓은 학교들이 많이 있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면 선택이 주어진다면 캠퍼스 밖의 생활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럼 왜 요새의 많은 학생들이 캠퍼스 밖의 생활을 추구하는가? 아마도 일종의 모험을 원해서인 것 같다. 부모님들에게 있어서는 과외로 더 들 비용을 의미하지만(어떤 학교들은 오히려 캠퍼스 밖 아파트보다 기숙사가 더 비싼 경우도 있다)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재미있는 모험이다. 처음으로 자기의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기분이 들게 만든다. 마음에 드는 방을 구해서 자기의 마음에 들게 꾸며 보고, 가구도 사고, 아침은 세븐 일레븐 편의점에서 먹고, 자기의 전화와 전화 번호를 소유하게 되고, 등등. 처음 집을 떠나서 대학으로 가는 것만도 흥미 진진한 일인데 자기의 아파트에서 생활한다면 그것은 금상첨화이다. 부모와 지켜야 할 통행금지 시간 같은 것도 없고, 어떤 옷을 입고 다니는지,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는지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는다. 신나는 생활이다.

그러나 이렇게 꿈 같은 자기만의 생활에 좋지 않은 면은 있다.

공부의 측면에서 보면 아파트 생활은 위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다못해 친구들끼리 파티를 하거나 모임을 가지려면 좁은 기숙사 방에 모이기보다 아파트가 있는 학생의 집에 모이게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아파트는 공부하기 위해서보다는 놀기 위해 모이는 장소가 되어버릴 것이다. 기숙사에서는 규율 때문에 할 수 없는 일들이 아무 간섭이 없는 아파트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질 수도 있다. 즉 학교 밖 아파트에서 살게 되면 자유가 주어지는 만큼 엄청난 유혹도 많을 것이고 그만큼 더 책임감과 절제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수년 전에 워싱턴 지역의 대학 주거 문제에 관하여 신문에 기사가 난 적이 있었다. 심지어 몇 학교에서는 "라마다 인"으로부터 기숙사 방을 빌려야 했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매우 환영했다는데 매일 침대보와 수건을 갈아주니 여느 집보다 낫지 않았겠는가. 어쨌든 이런 특이한 경우와는 달리, 아무래도 기숙사방 보다는 더 공간이 넓어졌으므로 청소할 부분도 더 많고 설거지도 해야 한다. 학교 공부 외에 이런 살림살이에 시간과 노력을 들일 준비는 과연 되어 있는가 말이다.

비용 문제는 어떠한가. 아파트에서 살게 되면 기숙사에서처럼 먹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집세 말고 식료품비만 해도 만만치 않다. 거기다가 전기세, 전화세, 물세 (아파트에 따라서), 그리고 아무래도 기숙사에 있을 때 보다는 더 들게 될 자동차 개스비, 등등 학교 밖에서 사는 것은 한 살림을 새로 차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비용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든다. 부모가 부자이거나 학생 자신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준비는 되어 있는가.

학교 밖에서의 생활을 고려함에 있어서 꼭 기억해야 할 점은 학교 생활이 우선이라는 점이다. 기숙사 생활을 할 때는 학교가 최 우선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 것이 주변이 온통 학교이기 때문이다. 도서실도 가깝고, 교실, 자주 마주치는 교수님들, 동료학생들이 학교 생활이 우선임을 끊임 없이 상기시켜 준다. 또한 편한 생활로 따지면 기숙사가 최고 이다. 배가 고프면 구내 식당이 바로 가까운 데 있지 않은가.

기숙사 생활의 또 다른 장점 중에 하나는 많은 학생들이 바로 기숙사에서 평생지기 친구를 사귄다는 것이다. 특히 대학 일 학년 때가 중요하다. 처음으로 집을 떠나 있는 데서 오는 충격에다가 대학 공부의 부담에 직면하게 되어서 학생들은 매우 혼란스럽고 스트레스 가운데 있게 된다. 그럴 때에 똑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될 뿐 아니라 서로 도울 수 있는 것이다.

어드벤쳐는 어쩌냐고 묻는다면 모험하는 것은 나중에도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상 인생 자체가 하나의 모험이 아닌가. 대학 생활의 목적이 학업이고 직업을 갖기 위해서 준비되어야 하는 시기이므로 그 일에 총력을 다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 말씀 드린 아파트 생활에 따르는 여러 문제점들을 다 감수 하면서 굳이 학교 밖에서 생활하고 싶다면 그것 역시 학생과 그 부모의 결정에 달려있을 것이다. 어쨌든 요새 트렌드가 그렇다고, 남들이 그렇게 한다고 따라서 캠퍼스 밖으로 무작정 나가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적어도 대학 일년 동안은 학교와 공부에 적응하며 학교와 '친해지는' 시기로 삼고 기숙사 생활을 할 것을 강력히 권하고 싶다.

<문의> 엔젤라 유학/교육 컨설팅, <미국 유학 성공 비결> 저자 엔젤라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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