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낯선 세계로 들어선다는 것이다. 예수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익숙한 삶의 자리를 떠났던 이들은 하나같이 그 길에서 당혹감과 좌절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 좌절의 광야에서, 시야 밖에서 오는 부르심을 발견한 이들은 세상에 견고한 소망의 터를 제시할 수 있었다.
저자 박영호 목사(포항제일교회 담임)는 사회 각 분야에 불안의 빛이 짙고 세계 곳곳에서 위기의 목소리가 날카롭다고 지적하며 지금 이대로의 교회는 흔들릴 것이라고 하지만, 이 흔들림이 만들어 내는 틈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새롭게 들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이 책을 통해 말한다.
저자는 교회가 본연의 부르심으로 돌아간다면, 위기의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희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그리스도인이 희망이라고 말하는 교회는 어떤 교회인지 고민하며, 그 교회를 떠받치는 네 기둥을 차례로 이 책에 그려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요즘 지겹도록 듣고 있지만, 한국교회의 위기가 어디에 있을까? 대외 이미지가 나빠진 것인가? 예배 출석 인원이 줄어든 것인가? 제가 목회를 해보니 그 문제가 아니었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예배 출석 문제가 아니다. 교회마다 섬김과 헌신이 사라지고 있다. 교회학교 교사를 할 사람도, 성가대원을 할 사람도 없다. 봉사에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 이 세계가 다 위기라고는 하지만, 진정한 위기는 내부로부터 온다. 아무리 큰 건물이라도 기둥이 무너지면 전체가 무너진다. 교회의 기둥은 섬김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교회마다 섬김이 얼마나 약해졌는지 모른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때 교회 문이 닫혔다. 그때 저는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졌던 바벨론 포로기를 많이 생각했다. ‘지금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우리의 신앙을 지킬 수 있을까?’ 제가 깨달은 것은, 교회 건물이 없어져도 신자들에게 기도하고 예배하는 습관, 말씀을 읽고 하나님을 찾는 습관이 있다면 교회는 살아남는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우리는 교회를 지나치게 ‘하드웨어’ 중심으로 생각했다. 물론 교회 건물도 중요하다. 그러나 멋진 교회 건물이 있어도 예배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예배하는 습관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교회 건물이 다 무너져도 들판에서라도 기도하고 예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습관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교회는 희망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시대에 우리가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고민해 보면, 신약성경의 상황이 오늘 우리의 상황과 대단히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루터나 칼뱅이 살던 시대는 교회가 세상을 주도하던 시대였다. 그러나 신약성경은 그리스도인들이 ‘마이너리티’이던 사회, 주변부에 겨우 붙어서 바람 앞의 촛불같이 살아가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기록된 신약성경을 기독교가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던 시대의 사람들이 제대로 읽을 수 있었을까? 저는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루터와 칼뱅은 위대한 신앙의 스승들이지만, 우리와 본질적으로 다른 시대를 살았다. 오히려 우리가 훨씬 더 신약성경의 상황과 가까운 시대를 살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이제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는가, 없는가 묻지 마시길 바란다. 그저 내가, 여러분이 희망이 되는 교회를 하나 세워 가면 된다. 그러면 그 교회는 세상의 희망이 되는 것이다. 어느 정도 사람이 많이 모여야 희망이 되는가? 어느 정도 목회에 성공했다는 말을 들어야 희망이 되는가?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 교회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사람에게, 세상에 희망이 없다고 하는 한 가정에 희망이 되어 준다면, 그 교회는 세상의 희망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희망이 되면 희망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께 달려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