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훈 목사(발안예향교회)가 최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교회 안의 주객전도’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전 목사는 “주인과 손님이 바뀌었다는 의미의 주객전도(主客顚倒).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했다.
이어 “교회 안에서도 주객전도 현상은 많다”며 “섬기라고 항존직을 뽑았더니 섬김을 받고 있더라 하는 식이다. 하나님께 받은 것에서 십일조를 떼어 다시 하나님께 감사의 의미로 드리는 예물이 오히려 하나님께 더 받으려는 투자의 개념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종일 일하고 저녁이 되어 잠자리에 들면 하루가 끝난다”며 “일주일 내내 일하고 피곤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예배에 나와 위로와 치료를 받는다. 은혜를 받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살아서 상을 받으려고 애쓴다”고 했다.
그리고 “주일에 주 앞에 나와 주님의 힘을 얻어서 일주일을 주님의 능력으로 살아간 사람은 다음 주일에 감사를 가지고 재단에 나오게 된다”며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열심히 주의 일을 하다가 지친 마음으로 주일에 나오는 사람은 자신이 일한 만큼의 보상을 기대하고 나온다. 예배에 감사를 가지고 나오기보다 자신의 의를 가지고 나오게 된다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 그 은혜에 감사하여 열심히 주의 일을 감당하며 살아간다”며 “하지만 어떤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으려고 열심히 자기의 힘과 능력으로 주의 일을 하려고 한다. 어떤 선한 결과물이 나오면 전자는 하나님의 것으로 돌리지만 후자는 자신의 공로로 돌린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주신 재물을 가지고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나님을 잘 섬겨서 재물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며 “하나님을 섬기는 도구가 재물이어야 하는데 도리어 재물이 목표가 되어 버린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설교는 하나님이 하신 일에 대한 선포”라며 “하지만 수많은 설교가 하나님이 하신 일을 선포하기보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들의 태도를 선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업신여기고 무시하는 여리고 맹인 거지 바디매오조차도 만나주시고 은혜를 베푸신 예수님의 사랑을 선포하기보다, 바디매오의 포기할 줄 모르는 열정과 근성을 통해 은혜를 받았다면서 우리도 포기하지 말고 부르짖을 것을 설교한다”며 “하나님이 부족하고 죄 많은 우리를 사랑하신 것에 대한 선포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변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전하는 것이 주객전도가 일어난 설교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구원에 있어서도 주객전도가 일어난다”며 “구원하신 자를 연단하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연단에 통과하는 자를 구원하신다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구원 얻은 자가 예수를 주라 시인하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시인하는 자가 구원을 얻는다는 식”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 안에서 발견되는 주객전도 현상의 백미는 역시 주인이신 하나님을 나의 종으로 삼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종의 모습이 아니라 어떻게든 하나님께 내 뜻을 알리고 내 기도대로 응답해 주시도록 만들려고 한다. 기도할 때는 내가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한 것을 회개하기보다 내 기도대로 응답해 주시지 않는 하나님께 원망과 불평이 주를 이룬다”고 했다.
아울러 “이 시대의 하나님은 그리스도인들로 인해 영광을 받으시기보다 그들을 영화롭게 하시기 위해 바쁘실 듯하다”며 “마치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이 하나님을 통해 내가 영화롭게 되며 그분을 영원토록 부려 먹는 것과 같이 되었다. 내 신앙 안에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님의 능력이겠는가 아니면, 하나님의 뜻이겠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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