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은 그리스도인의 사회와 개인의 삶뿐 아니라 신앙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렇게 변화하는 사회의 한복판에 선 그리스도인은 다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이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과 통찰을 얻기 위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바를 찾아야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이다.
본 도서의 저자이자 역자인 황원하 목사(산성교회 담임)는 강성호 목사(안양일심교회 부목사), 권수경 목사(일원동교회 담임), 권율 목사(세계로병원 원목), 김대중 목사(한밭교회 담임), 김영종 교수(고신대학교) 김재윤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송영목 교수(고신대학교), 신재형 목사(화명중앙교회 담임), 이신열 교수(고신대학교), 이충만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임경근 목사(다우리교회 담임), 우병훈 교수(고신대학교), 하재성 교수(고려신학대학원)의 개혁신앙의 관점을 유지하면서 현장성과 시대성을 중시하는 글들을 모아 엮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심리학은 구원받기 위해서 태어난 종교적 인간을 기뻐하기 위해서 태어난 심리적 인간으로 완벽하게 대체했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과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Harold Maslow)와 같은 심리학자들은 자아실현을 최고의 가치로 두었다. 프롬은 긍정적 자유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함께 개인의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는 것으로 봤다. 매슬로우에게 자아의 목표는 내면의 본성을 개발하는 것이고 과학은 도구들을 동원하여 본성을 발견하고 자아 성장과 자아실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이어 “자아는 이런 발전 과정을 거쳐서 마침내 자아실현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자리까지 이르렀다. 현대인들에게 자아실현은 거의 종교적 신념에 가까울 정도로 절대적이다. 여기서 자아실현은 자신의 내면적 욕망을 실현하는 기쁨을 유지하는 것 정도로 거칠게 요약해 볼 수 있다. 문제는 가정을 이런 자아실현의 방해물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감당하는 것은 자아실현과 충돌하는 것으로 현대의 자아실현 담론은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낮아졌다. 겸손해진 게 아니라 바닥으로 미끄러졌다. 창졸간에 일어난 일이라 얼얼한지 아직 낮아진 줄도 모르고 있다. 이전에 있던 자리도 당연히 기억 못한다. 다시 올라갈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남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이야기다. 우리가 이렇게 바닥까지 내려왔다. 전에 저 아래 보이던 것들이 지금은 바로 우리 곁에 있지만, 도대체 무슨 일인지 감도 없다. 이왕 떨어진 거, 여기 그냥 살면 되지 않을까? 사실 그래도 될 것 같기는 하다. 불편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까. 하지만 여기가 제 자리가 아닌것이 문제다. 사람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특별한 피조물로서 하나님이 뜻하신 자리가 있다. 거기 있어야 우리도 보람 있게 살 수 있고 창조주 하나님의 영광도 드러난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바닥까지 끌어내렸을까? 크게 세 가지 힘을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자연과학이다. 천문학은 우주가 얼마나 큰지 밝혀 지구와 사람을 초라하게 만들었고, 생물학은 인간과 동물이 같은 조상에게서 왔다고 주장하여 인간의 지위를 깎아내리고 있다. 둘째 힘은 첨단기술이다.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는 인공지능 시대가 되어 인간과 자연 사이의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의 기초를 제공한 뇌과학은 인간의 자유를 부인함으로써 인간의 독특함과 유일성을 박탈하려 하고 있다. 셋째 힘은 과학 및 기술 발전과 함께 달리는 정신적 변화로써, 현대 사상을 주도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이다. 과학과 기술과 사상 이 세 가지가 함께 사람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다. 40대 이상은 이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겠지만, 젊은이들 특히 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세대는 달라진 이런 사고방식이 이미 주류 세계관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교회가 다음 세대 문제를 논의할 때는 이런 세계관의 차이를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