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타고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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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이 본 섹슈얼리티(32)
민성길 명예교수

동성애가 1973년 정상화된 후, 동성애 옹호자들은 동성애가 정신사회적 원인이 아니라 (즉 “노이로제”가 아니라) 생물학적 원인으로, 타고 난다 또는 유전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어 했다. 동성애가 유전하는 것이라면 고치기 어렵고, 또한 고치려고 노력할 이유가 없는, 하나의 자연적인 인간 본성이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동성애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현대의학은 유전병도 치료한다.)

동성애가 유전된다는 생각은, 1993년 Dean Hamer라는 학자가 동성애의 유전자가 X-염색체의 q28 부위에 있다는 연구결과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Science라는 학술지에 출판함으로 널리 퍼지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그 학술지는 연구자의 연구자적 양심이나 동성애 유전에 대한 당시 세간의 관심사를 고려하여 그 논문을 출판하였을 것이다. 당시 미국사회는 성혁명으로 시끄러웠고, 동성애 역시 프리섹스와 인권 이슈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키는 핫 이슈였다. 이 연구에 대해 온 세상의 신문들이 동성애 유전자가 발견되었다는 식으로 대서특필하였다. 그리하여 동성애는 유전한다, 타고난다, 그래서 정상이다라는 주장이 봇물을 탔다. 순식간에 “born that way”라는 말이 유행하였다. 동성애 옹호자들과 인권론자들은 이 사태에 환호하였다.

의학연구에는 하나의 실험연구가 인정을 받으려면, 다른 학자가 같은 방식으로 실험하여 같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연구도 다른 사람이 재현할 수 없다면, 그 연구는 결국 인정받지 못한다. 동성애 Xq28 연구는 이후 여러 차례 실험에서 재현되지 못하였다. Hamer 자신도 자신의 연구에 대해 하나의 가설이며, 아직 입증된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신문에서는 “동성애 유전”을 기정 사실처럼 센세이셔날하게 보도하였다. 그리하여 동성애는 유전할 수 있다는 “가설”이 여론이 되고 진실이 되었다. 지금도 Xq28 이야기는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유전설 이외에도 90년대에 동성애가 선천적이라는 가설들이 많이 등장하였다. 대표적으로 ① 성호르몬 가설은, 태아의 뇌발달 기간 동안 어머니의 태반 혈액에 반대 성 호르몬이 많아 태아의 뇌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가설이다. 그러나 임신모의 태반 혈액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과잉이 되는 사태는 현실에서 극히 일어나기 어렵다. ② 뇌 구조 가설은, 동성애자의 뇌를 사후에 부검해 보았더니, 그들의 뇌 시상하부의 일부 구조가 이성애자보다 작다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이것이 선천적이라는 가설이다. 그런데 이런 차이는 오랫동안 행하였던 동성애 행위 자체나 에이즈 등에 의해 뇌가 변화한 결과일 수 있어, 이 연구 역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③ 형 가설(면역가설)은 형이 많은 남동생에 동성애자가 많다는 것인데, 이 현상에 대한 기전으로, 임신한 아들이 항원이 되어 어머니 몸에 “남성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아들의 반복 임신으로 누적되어, 나중 막내아들 태아의 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다. ④ 후성 유전학은 DNA의 염기서열이 변화하지 않는 상태에서, 유전자 발현에서의 조절에 변이가 생기는 것을 연구한다. 즉 DNA 염기서열 중 사이토신 염기에 특이적으로 DNA 메틸화와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에 의해 조절되는 크로마틴 구조의 변화에 의해서 특정 행동이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동성애도 무슨 이유에 의해 유전자 표현에 변이가 생겨 동성애자가 될 수 있다는 가설이다.

그러나 이 모든 가설들은 의과학에서는 널리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짜 뉴스같이 사실인양 세간에 떠돌고 있다.

한편 일란성 쌍둥이 연구, 가계 연구 등도 동성애의 유전가설을 입증하고자 하나, 오히려 유전이 아닌 환경의 영향이 더 크게 부각될 뿐이다. (공통된 가정환경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연구를 통해 동성애가 가까운 가족에게 같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므로, 동성애 유전자를 찾기 위한 연구는 계속되었다.

드디어 동성애와 관련하여 첨단 유전자 연구 방법인 전장유전체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을 사용한 연구들이 등장하였다. 2012년 이후 지금까지 동성애 유전자를 찾기 위한 GWAS가 4편 있다. 그런데 이들 모두에서 동성애 유전자, 즉 동성애자에만 있고 이성애자에는 없는 단일한 동성애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음 칼럼에서 자세히 설명)

이처럼 GWAS소견도 부정적인데도, 각종 인터넷 상의 수많은 문헌들은 유전 원인설을 지지하는 것처럼 애매하게 말하고 있다, 미국 정신의학이나 심리학회는 그래도 “과학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공식적으로 동성애 원인은 “모른다”, 또는 아마도 (사회적 환경 요인이 아닌) 여러 생물학적 원인들이 종합되어 “타고나는 것 아닌가”하는 정도로 말하고 있다.

1996년 2월 6일 미국의 게이 및 레스비언들의 신문인 the Advocate는 보도하기를, 독자들 61%가 동성애자들인데, 그들은 “만일 동성애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판명나면 (예를 들어 유전되거나 타고나는 것이라면) 게이 및 레스비언의 인권에 가장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믿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몇 나라에서 조사한 결과, 동성애가 타고나는 것으로 믿는 사람들은, 동성애가 선택이라던가 그렇게 학습하였다고 믿는 사람들보다, 동성애에 대해 더 긍정적 태도를 가진다고 하였다.

그러나 동성애 유전설은 동성애자 자신들을 위해 반드시 바람직하지는 않다. 즉 어떤 동성애자들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싫어하여 고치고 싶어 하는데, (이런 경우를 자아이질적 성지남(ego-dystonic sexual orientation이라 한다,) 그들에게는 동성애가 유전된다, 선천적이다, 그래서 고칠 수가 없다, 같은 소식은 그들을 절망하게 만들 수 있다. 동성애자들의 부모들도 자신들이 자녀에게 동성애를 유전하여 주었다고 생각하여 낙담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 칼럼에서 자세히 말하겠거니와, 동성애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동성애는 자연스레 변할 수도 있으며, 또 정신과적 치료나 상담으로 치유할 수 있다.)

동성애는 자연(nature. 본성이라는 의미도 있음)이 아니며, 조상으로부터 유전되어 온 것이 아니다. 즉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바가 아니다. 그럼 왜 동성애가 인간사회에 들어왔는가? 성경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말씀하신다. 성경은 그런 죄의 근원은 인간의 원죄이먀, 원죄는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께서 금하신 생명나무의 과실을 뱀의 유혹에 따라 따먹은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가르치신다. 동성애는 인간의 욕망이 “선택”을 통해 낳은, 하나님께서 금지한 죄이며, 결국 죽음으로 이끈다.

어쨌든 동성애의 생물학적 원인에 대한 연구는 GWAS 연구를 정점으로 하고 있다. 한편 현재 정신사회적 원인론도 재등장하고 있다. 즉 동성애가 어린 시절의 부정적 경험 또는 소아기 역경 경험과 관련있다는 것이다. (다음 칼럼에 계속)

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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