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은 그리스도인의 일상과 아주 가까운 책이다. 그렇다고 신학이 부재한 실용적 격언집은 아니다. 저자 권지성 작가는 본 도서에서 역사 발전론으로 잠언을 한정하지 않고, 잠언만의 고유한 신학과 그 속의 모순과 긴장을 살펴보며 꼼꼼히 주해한다.
저자는 잠언을 설교하려는 목회자, 최신 잠언 연구를 살펴보려는 학자 및 신학생, 깊이 있게 잠언을 읽고자 하는 그리스도인, 교육, 변화, 성품에 관해 성경이 어떻게 말하는지 알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잠언에서 사용되는 주요 장르는 인스트럭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장르는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시리아의 다양한 텍스트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문학 장르는 이후 그리스 시대 유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장르는 내러티브, 격언, 가르침 등과 같은 다양한 양식을 사용하며 그 내용에 있어서도 교과서 같은 문헌뿐만 아니라 체제 비판적인 텍스트나 비관주의적 텍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게 분포되어 있다. 따라서 ‘지혜 문학’이라는 장르가 고대 근동 문헌에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며, 잠언-욥기-전도서 역시 인스트럭션 장르로 분류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잠언은 부모 혹은 지혜자가 삶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진리들을 격언, 훈육, 속담, 금언, 훈계와 가르침의 형태로 자녀에게 남긴 것이다.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격언들을 그들의 가정과 공동체에서 외우도록 했으며, 이를 낭독하고 풀어 가르쳤다. 잠언은 오늘날 유대인들에게 남아 있는 교육 문헌의 가장 근원이 되는 책이며, 여기에는 유대인의 교육 방법과 방침의 핵심이 들어 있다”고 했다.
또 “잠언은 부요함이 경건의 표징이라고 일관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는 어리석은 부자들에게 경고한다(28:11). 생존법 혹은 삶의 성공 방정식을 안다고 착각하는 자, 즉 여호와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악에 머물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자에게 경고한다. 하지만 스스로 부족하다 생각하면서, 이 명령에 순종하는 자에게는 삶 전체에 ‘회복’이 나타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혜를 얻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소유해야 한다. 그것이 여호와의 은혜를 얻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며 “잠언에 대한 오해를 다시 한번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잠언은 성공을 위한 인생 노하우를 알려 주는 책이 아니다. 이 격언집의 내용을 잘 지키면 일부 유대인처럼 갑부가 되거나 머리가 좋아져 아이비리그 대학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잠언은 일상 세계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다룬다. 이러한 일상은 세속적인 것이라고 도외시할 수 없다. 거룩한 것과 세속적인 것은 함께 논의되고 이해되고 교육되어야 한다. 그래서 잠언은 종교적 영역과 일반 영역의 구분을 제거하고, 여호와 경외의 종교적 차원을 윤리적·도덕적·법적 차원과 결합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