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한 목회자가 지난 2020년 테러단체 보코하람에 의해 참수된 나이지리아 목회자 자녀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미국 기독교인들에게 박해받는 형제들과 함께 하자고 촉구했다.
사우스 브롱스 인피니티성경교회 선교목사로 섬기며 ‘리딤’(REDEEM!) 사역을 운영하고 있는 윌리엄 데블린 목사는 인권 변호사 엠마누엘 오게베와 함께 베뉴 주 마쿠르디에 소재한 성 베드로 교구에서 열린 아그네스 안디미와 가브리엘 에구우루브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여행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전했다.
이번 결혼식의 신부인 아그네스 안디미의 아버지인 라완 안디미 목사는 아다마와주 미치카 지방자치단체 나이지리아기독교협회 전 회장이었으며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된 지 몇 주 뒤인 지난 2020년 1월 처형됐다. 결혼식은 그 사건 이후 4년 만에 거행됐다.
자녀 아홉을 둔 라완 안디미 목사는 극단주의자들이 공개한 영상에서 하나님을 찬양했다.
결혼식 후 포토타임에는 데블린 목사와 오게베 변호사가 가족들로부터 사진을 함께 찍자는 초대를 받았다. 데블린 목사는 이 일로 인해 너무 감동을 받아 울었다고 회상했다.
데블린 목사는 “우리 둘 다 순교한 목사님의 사모님과 딸, 신랑의 초대를 받아 순교한 목사님을 위해 그 자리에 서는 영광을 누렸을 때 눈물을 흘렸다”라고 말했다.
데블린 목사는 안디미 목사의 아내인 메리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오게베 변호사와 함께 시작한 프로그램인 예수 치유 트라우마 모임을 통해 그녀를 만났다.
데블린 목사와 오게베 변호사는 플라토주를 포함한 다양한 도시에서 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오게베 변호사가 가진 네트웍을 통해 테러 피해자를 초대하여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었다.
데블린 목사는 결혼식에 미국의 다양한 기독교 교파로 구성된 상위 조직인 CAN과 관련된 다른 목회자들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순교한 목사를 기리는 행사에 왜 다른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결혼식 후 데블린 목사와 오게베 변호사는 2011년 성탄절에 37명의 목숨을 앗아간 마달라의 성 테레사교회 폭탄테러 사건 12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은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성탄절 기간, 기독교인들을 겨냥한 또 다른 테러가 발생했다. 풀라니 무슬림 목동들 중 극단주의자로 추정되는 테러리스트들은 12월 23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플라토 주의 기독교인이 대다수 거주하는 지역 여러 마을을 공격했으며 이로 인해 2백여명이 사망하고 3백명이 부상을 입었다.
오게베 변호사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정부는 수십 년 간 시민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해 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공격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군이 12시간 전에 통보받았다고 한다.
오게베 변호사는 “나이지리아 정부의 노력이 말을 넘어서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현 행정부에 “살인자를 찾아내라”고 촉구했다.
그는 “무고한 사람들이 살해당하고 산 채로 불태워지는 상황에서 세계는 나이지리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정부기구인 국제시민자유법치협회가 발표한 2023년 4월 보고서 추정에 따르면, 2022년 나이지리아에서는 5천68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되었고 3천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납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