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가 제자들을 불러 훈련시키고 파송한 공적 사역은 교회의 본질적인 특성을 잘 보여주며 그가 형성한 메시아 공동체는 이후에 출현할 초기 교회의 원형으로 평가된다. 사도행전과 바울 서신에 나타난 사도들의 사역을 살펴보면 교회 개척의 과정과 원리들을 알 수 있다.
저자 최동규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실천신학)는 이 책에서 교회 개척을 위한 바울의 영성과 교회론, 전략과 사역 방법, 교회 개척을 위한 구조, 초기 교회의 구조와 삶을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예수와 제자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고통을 겪었던 식민지 환경에서 사역을 수행해야 했다. 예수의 사역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바울은 교회 개척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 헬라 세계의 정치적 보편주의와 문화적 다원주의와 함께 그 환경의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바울과 그의 동료들은 광범위한 지역에 효과적으로 교회를 세우기 위해 특정한 전략들을 사용하였다. 이런 점 때문에 오늘날 성경에서 교회 개척을 위한 전략적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사람들은 바울과 그의 동료들이 행한 사역에 큰 관심을 보인다. 그러나 바울 이전에도 다양한 교회 개척 사례들이 있었으며, 이로부터 오늘날의 교회 개척 전략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위대한 바울에게는 위대한 동역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울의 사역 구조 안에서 다양한 종류로 구분될 수 있고, 그들이 감당했던 역할과 기능은 바울의 사역 상황에 따라 다양했다. 우리는 이 모든 사람을 ‘교회 개척을 위한 네트워크’로 묶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네트워크에는 직접 교회를 개척한 사역자들, 다양한 형태로 이들을 도왔던 동역자들, 곳곳에 세워진 지역교회들, 다른 사도들과의 관계가 포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세우신 건강하고 역동적인 교회는 어느 때나 그 시대와 사회에 맞는 옷을 입는다. 초기 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앞에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 1세기 교회들은 풍부한 물질적 번영과 다원적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로마 제국에서 아주 미약한 세력으로 시작되었다. 하나님께서 헬라 세계에서 복음을 확산하기 위해 전형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도구로 선택한 회중 모델은 가정 중심의 모임이었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성경을 연구할 때 1세기와 오늘의 사회문화적 상황을 동일선상에 놓고 그 두 가지 상황을 마치 쉽게 호환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회문화적 상황은 언제나 바뀔 수 있으므로 그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 상황 속에서 작동했던 원리를 파악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 원리를 오늘의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원리를 현장에 맞게 재해석하는 작업, 곧 적절한 상황화(contextualization)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1세기 초기 교회의 사역 현실을 관통하고 있는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반대의 수고가 필요하다. 그것은 가변적인 문화 상황으로부터 고정적인 원리를 추출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작업은 고정적인 원리와 상황적 요소가 뒤섞여 있기에 그리 쉽지 않다. 물론 원리가 절대적 진리인 복음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복음과 문화의 상관관계는 어느 정도 원리와 문화의 관계에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