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절망과 시름을 거두시고 소망을 주러 예수님은 우리에게로 오셨습니다. 분열과 갈등, 전쟁과 불안을 거두시고 평화를 주러 오셨습니다. 미움과 원망을 없애고 사랑을 주기 위해 오셨습니다. 슬픔과 탄식, 근심과 걱정 대신 기쁨을 주러 오셨습니다. 처녀가 아기를 가졌다는 것은 결코 자랑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쉬쉬하면서 숨겨야 하는 수치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베들레헴은 또 어떤 곳입니까? 화려하고 번화한 대도시가 아니라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작고 초라한 시골 마을입니다. 어머니 마리아는 스스로를 주인의 여종이라고 했고, 아버지 요셉도 비록 다윗 가문의 후손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오래전에 몰락한 집안이었습니다.
동방박사라 하지만 그들은 이방인이었습니다. 또 양을 치던 목동들은 잠자는 밤에도 양을 쳐야 하는 이들이었습니다. 삶이 고달픈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사람들 모두 이렇게 사람들에게 대접받지 못하는 이방인들과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복음과 구원을 우리에게도 주셔야 합니다. 권세가 복음이라면 예수님은 우리를 선택하셔서 제자로 삼지 아니하셨습니까? 예수님께서 모든 구원하시기 위해 초라한 마을, 마구간에 오셔야 했습니까?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눅1:52)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복된 소식을 전하시기 위해서 하늘의 영광을 버리셔야 했습니다. 성탄의 기쁨에 함께하기 위해서 저로 마리아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옵소서. 아예 아기 예수님이 누신 구유가 되게 하옵소서. 성탄의 주님을 감사한 마음으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낮아져야 합니다. 세상의 지위를 바라는 것도 바벨탑을 쌓은 모습으로는 결코 영광된 보좌를 버리시고 우리에게 오신 주님을 맞이하게 하옵소서, 교만의 나무를 잘라내고 겸손의 십자가가 지게 하옵소서. 손과 마음과 몸을 비우고 낮추는 자세로 성탄의 계절의 은총을 나누게 하옵소서. 마리아처럼 아기 예수님을 맞는 기쁨의 성탄절이 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102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기도시집 香〉, 〈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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