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들의 정신건강문제의 원인은 흔히 동성애에 대한 사회의 차별과 혐오 같은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들이라 한다. 그러나 또 다른 많은 연구들은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들이 그들의 정신건강 문제 위험성에 일부분 기여하지만, 전체를 설명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우선, 차별/스트레스는 반드시 병만 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스트레스 상황에 자신을 적응(adaptation)시킬 수도 있고, 환경을 자신에게 맞도록 조정(accommodation)할 수도 있다. 따라서 동성애자들에게 성소수자 스트레스가 있더라도 반드시 정신장애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인종적 차별을 받는 흑인에게 백인보다 정신장애가 많지 않다. 오히려 스트레스/트라우마는 피해자를 성숙과 창조로 이끌 수도 있다. 이를 소수자 탄력성 가설(minority resilience hypothesis)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동성애자들 중에 그런 창조적인 사람들이 많다.
스트레스에 대해 주관적 관점과 객관적 관점이 있다. 객관적 스트레스란 실제 편견을 받은 사건(prejudice events) 같은 구조적 차별에 의한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주관적 스트레스란 자신이 느낀 스트레스를 의미하는데, 이는 당사자의 예민성, 책임감, 탄력성(resilience), 대응 능력, 의지, 인간성 등에 따라, 느끼는 스트레스 강도가 달라진다. 객관적인 차별이 약해도 주관적으로는 강하게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고 또는 그 반대로 객관적인 차별이 강해도 주관적으로는 스트레스를 약하게 느낄 수도 있다. 또한 동성애자들은 기질적으로 신경증성(neuroticism)이 크다고 한다. 그렇다면, 환경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주관적으로 예민하게 평가함으로 정신건강문제가 잘 생겨날 수 있다. 즉 차별 탓이라기보다, 그에 대한 비적응적(maladaptive) 대응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견해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가 있다. 즉 동성애를 인정하는 선진국에서도 여전히 동성애자들에게 정신건강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는 일찍부터 동성애가 허용적인 “gay-friendly”인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6년도 조사에서 2009년도 조사에 이르기까지 동성애자들의 기분장애, 불안장애, 약물남용, 자살율 등의 유병률이, 예상과 달리, 변함이 없었다.
2011년의 한 연구는 덴마크의 인구 자료를 이용하여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1990년과 10여년 후인 2001년 사이에 12년동안 자살률에서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동성간 합법적 결합을 가진 남성들의 자살률이 이성 결혼을 한 남성들보다 거의 8배 더 높았고, 독신 남성보다는 거의 2배 더 높았다. 여성의 경우, 데이터가 통계적으로 작고 미미했다. 저자들은 게이의 자살률이 높은 것은 HIV-DAIDS 때문이 아닌가 추정하였다. 즉 사회적 차별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종합하면 동성애에 대한 사회의 시각이 호전하였어도, 동성애자들의 정신건강은 여전히 나빴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1999년 Fergusson 등은 LGBT 청소년들의 자살 행동과 정신건강 문제를 21년간 추적 조사하였다. 그 결과 동성애 자체가 정신건강문제와 자살의 원인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저자들은, 동성애 혐오(homophobia), 사회적 편견 등이 동성애자들의 정신건강문제들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연구들은, 연구 방법, 연구 디자인, 연구도구 등에 의한 인위적 결과일 수 있다고 하였다. 또는 오히려 반대 원인일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는데, 즉 근본적인 정신건강 문제 때문에 동성끌림이나 동성접촉을 경험하려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울증이나 불안 때문에 동성관계로 빠져들기 쉽다는 것이다. 또한 동성애 청소년들이 선택한 무모한 라이프스타일이 삶에서 스트레스를 초래하여, 그들의 성지남과는 상관없이, 정신건강문제와 자살을 야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하였다.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가 회원 투표로 동성애를 정상화 이후, 1977년 그들을 대상으로 다시 설문조사가 있었다. 그 결과, ① 69%의 정신과 사들이 동성애는 병적이라 하였고, 18%가 병적이 아니라 하였고, 13%가 불확실하다고 하였다. ② 73%의 응답자가 동성애자들은 일반적으로 이성애자들보다 더 불행하다고 보았다. ③ 60%의 응답자들이 동성애자들이 성숙한 사랑의 관계를 맺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하였다. ④ 일부 정신과의사들은 동성애자들이 적절한 직업을 맡길 만큼 신뢰스럽지 않다고 하였다. ⑤ 70%의 정신과의사들은 동성애자들이, 사회의 낙인에 대해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 동성애의 원인이 되는 자신의 “내면의 갈등“을 해결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 ”내면의 갈등“은 정신역동 이론에서 말하는 동성애의 원인이 되는 무의식적 갈등일 것이다. 동성애자들이 겪는 갈등은, 사회의 동성애 차별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욕망하는 쾌락을 자유로이 즐긴다는 명분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깊은 내면의 갈등일 것이다. 아마도 그 갈등은 어린 시절의 성폭력 같은 심각한 트라우마나 부정적 역경경험(childhood adversary experiences)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 그 내면적 갈등에 어떤 방어기제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우울증, 불안장애, 물질남용, 성기능장애, 젠더불쾌증(트랜스젠더), 동성애 중 하나가 나타나거나 두 가지 이상이 공존하여 나타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동성애자들이 동성애 공동체의 열렬한 옹호와 환영을 받음으로 얻는 것이 너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면의 깊은 좌절은 피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한다. 그들이 열렬히 권익과 프라이드를 주장하는 것도 그런 좌절감을 극복하기 위한 반동형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동성애자들의 정신건강 장애의 높은 위험성을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것이 그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위험성의 원인들을 오인하여 다른 탓으로 돌리거나, 원인이 될 수 있는 다른 잠재적 요소들을 무시하는 것이나, 동성애자들이 당면한 정신건강 위험성을 하나의 모델로만 모두 설명이 가능하다고 가정하는 것은 이들을 돕는 치료자들과 치료방법을 잘못된 곳으로 이끌 수 있다. 만약 치료자들과 정책입법자들이 동성애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를 적절하게 다루기를 원한다면, 이 스트레스모델로 정신건강 문제들의 원인들을 완전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된다.
동성애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동성애의 원인은 정신사회적일 수밖에 없다. 즉 동성애는 정시사회적인 원인에 의한 일종의 “노이로제”이다. 노이로제가 과거 소아기 경험에 기인한다는 정신역동적 원인론이 동성애에도 적용된다고 본다. 즉 과거 트라우마가 현재의 우울증, 불안, 자살시도, 약물남용과 원인론 적으로 관련되듯이, 현재의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와도 원인적으로 관련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다른 정신건강문제가 동반되기 쉬운 것이다.
저자는 어떤 “공통적 원인”이 있어, 그에 대해 개인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노이로제 같은 정신건강문제가 발생하거나, 또는 동성애가 나타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이는 정신건강문제를 해결하면 동성애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동성애가 성중독 수준에 이른 경우는 치료방식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정신과의사와 전문 상담가는 동성애 회복치료를 기피해서는 안된다. 나아가 우리 크리스천은 동성애가 중독이 되기 전에 그들에게 필요한 사랑과 복음을 전해야 한다.
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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