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설교학회(회장 최진봉)가 최근 경기도 수원 소재 합동신학대학원 4층 설교센터에서 ‘선교적 교회론과 예배 설교’라는 주제로 2023 가을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최진봉 박사(장신대 예배·설교학)가 ‘설교를 위한 전인적 본문읽기로서 거룩한 읽기(Lectio Divina)의 수용에 관한 연구’ ▲권용준 박사(총신대)가 ‘예배의 선교적 역할: 예전적 복음화와 예전적 인간화’ ▲김용성 박사(한신대)가 ‘변화하는 선교와 설교 연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거룩한 읽기’ 수용, 설교자 본문 읽기 도울 것
먼저, 최진봉 박사는 “오늘 설교학의 교육적 과제는 메시지창안 과정에 보편화되어있는 본문읽기(주석)의 과정을 성찰하고, 성경본문의 고유한 특성에 부합되는 보다 균형 있는 본문읽기의 방법들을 모색하는데 있다”고 했다.
이어 “만일 그렇지 않는다면, 오늘의 설교학은 성경에 대한 정당하지 못한 태도와 그에 따른 해석의 불균형 속에서 본문을 상실하고, 그로인해 성경의 깊고 풍성한 지혜의 세계로부터 멀어지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설교학은 실천의 방식은 다르지만 성경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공유하는 ‘거룩한 읽기’(lectio divina)를 기존의 본문읽기 과정에 수용하는 보다 전인적 방법론이 요청된다”고 했다.
최 박사는 “설교의 메시지창안을 위한 본문읽기는 각 단계의 흐름을 정형화하고 세분화할 수 없는 복합적 과정”이라며 “그것은 객관적 주해(exegesis)와 주관적 관점(eisegesis)들이 얽히고설키는 의미 창안의 과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복합성은 설교의 본문읽기가 그 중심목적과 방향에서 이탈하는 것을 정당화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설교학은 성경본문에 대한 보다 책임 있고 신실하며, 보다 신학적으로 전문성 있는 읽기를 제공하기 위해 설교자와 성경, 해석의 객관성과 주관성, 성경의 특성과 읽는 방식 간의 바른 관계들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성경의 권위가 그것의 영적 차원에 있고, 성경이 설교의 본문이라고 할 때, 설교의 목적은 본문의 보다 깊은 차원으로 향한다. 이런 점에서 설교학은 그 신학적 책임감으로 객관적 주석중심의 본문읽기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한다”며 “본문의 주석적 읽기는 근대의 합리적이고 비평적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이는 본문에 대한 정합한 이해를 위해 유용하지만, 교회의 경험과 전통에 비춰볼 때, 그것만이 성경을 위한 정당하고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고 했다.
아울러 “주석적 읽기는 본문의 보다 깊은 메시지창안을 위한 동반적이며 협력적 과정”이라며 “따라서 설교의 본문읽기는 성경의 특성에 상응하고 그에 정당한 방식이 되도록 전인적 읽기가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거룩한 읽기’(lectio divina)의 수용은 설교자의 본문읽기가 하나님과 성경, 그리고 교회와의 관계 속에서 보다 균형 있고 진실한 실천이 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 예배, 일차적으로 예배이지만 그와 동시에 선교
두 번째로 발제한 권용준 박사는 “예배는 파송예식을 통해 선교하는 회중을 형성하기 때문에 선교적일 뿐만 아니라 복음화와 인간화를 이루는 하나님의 총체적인 선교사역이 일어나는 장이기 때문에 선교적”이라며 “선교적 예배는 예전적 복음화와 예전적 인간화라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진다. 전자는 회중이 하나님을 사랑하도록 이끌며 후자는 이웃을 사랑하도록 이끈다”고 했다.
권 박사는 “비신자 회중과 관련해서, 예배는 여러 방식으로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환대해왔다. 구약의 예배와 신약의 예배는 늘 이방인들을 고려했으며 이방인을 대상으로 하는 복음화가 일어났었다”며 “우리 역시 비신자 회중이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그들을 고려하여 예배를 계획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우리는 설교와 성경 봉독을 통한 복음의 선포가 비신자들을 신자로 회심시키시는 하나님의 선교적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둘 때 비신자에 대한 예전적 환대가 일어날 수 있다”며 “비신자에 대한 예전적 환대는 비신자가 신자와 함께 그리스도를 머리로 둔 한 몸이 되기를 바라는 신자들의 소망에서 출발한다. 그 환대는 복음을 설교나 성경 봉독을 통해 제시하는 것으로 구체화된다”고 했다.
아울러 “신자와 관련해서, 그들 역시 선교의 대상이다. 왜냐하면 선교의 목표는 단순한 회심이 아니라 제자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예배는 일차적으로 예배이지만 그와 동시에 선교이다. 예배의 장소 바깥만이 아니라 예배 안에서도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그 선교에 동참하는 선교적 존재로서 예배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 설교자의 세상 가치 비판과 진리 설파 기준, 예수 그리스도 증언에 있어야
마지막 세 번째로 발제한 김용성 박사는 “그리스도교 진리를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는 비단 교회의 이야기에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포스트모던 사회가 되면서 인간의 보편적 가치와 진리, 합리성에 관한 담론은 설 자리를 잃은 지 오래”라며 “그럼에도 설교는 하나님의 행위가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여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 간다는 것을 신뢰하고 선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신앙이란 보이는 현상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다. 설교는 세상의 시야와 사유에 갇힌 이들에게 그리스도교의 참된 진리를 전하는 생생한 사명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선교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물론 학교 교육과 의료 등 그리스도교 이름으로 행해지는 다양한 활동에서 신앙의 참된 빛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명심해야 할 것은 설교자는 세상의 가치를 비판하고 진리를 설파하는 기준을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는데 있어야 한다”며 “선교가 불의와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 정의와 사랑의 진리가 있음을 선포하는 것처럼, 설교자는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정언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선교자는 소명(calling)으로 불린 것처럼 증인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거짓 없이 말하기 위해 세워졌다”며 “선교가 보편적 진리나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 아니듯 설교도 성서가 고백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것에 집중한다”고 했다.
아울러 “다양한 선교가 있듯 선포의 방식도 다양하며, 선교의 목적(mission)이 분명한 것처럼, 설교의 목적도 명확하다.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수행하는 교회 공동체의 목적과 신앙 고백에서 설교자는 그리스도의 진리를 증언한다”며 “그리스도를 증언하며 세상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설교는 변화하는 시대와 선교적 상황에서 신앙을 수호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데 많은 성찰을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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