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선교와문화)가 4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명목상 기독교 현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명목상 그리스도인(nominal Christians)이란 교회에 다니거나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으로 여기면서도, 신앙에 대한 명확한 이해나 구원의 확신이 없는 이들, 또는 교회 출석 외의 실제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이들을 가리킨다”고 했다.
이어 “사실 명목상 기독교의 문제는 오래된 관심 사안이다. 예수께서는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고 경고하셨다”며 “입술로만 표명하는 신앙이 아니라, 열매 맺는 신앙이어야 진정한 그리스도인다운 삶이라는 주님의 교훈은 우리가 명목상 기독교의 문제를 다루어야 할 중요한 이유”라고 했다.
또 “역사적으로도 기독교 신앙이 관습화되고 힘을 잃을 때마다 명목상 기독교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일어났다”며 “청교도들은 명목상 기독교 현상을 넘어서기 위해 진정한 회심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고 했다.
그는 “명목상 기독교(nominal Christianity)는 주로 탈기독교세계(post-Christendom)에 접어든 서구 교회의 현상이었지만, 기독교가 전래된 지 4세대가 지난 곳에서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며 “한 세대를 25-30년으로 볼 때, 기독교가 전래된 지 138년이 된 한국 교회에서 명목상 기독교 현상은 주목해야 할 과제이다. 최근 가나안 성도와 탈교회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사실 명목상 교인은 가나안 성도와 탈 교회 현상의 전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명목상 교인은 기독교 신앙에 대한 주체적이고 의식적인 고민이 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신앙은 있으나 자신의 가치관으로 인해 교회를 떠난 가나안 성도나, 심지어는 기독교에 대한 회의적 판단으로 무신론자가 된 이들보다도 더욱 약한 고리가 될 수도 있다”며 “명목상 교인 조사는 누군가의 신앙을 등급화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는 우리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인생 여정 가운데 명목상 신앙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영적 변동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수동적이며 불확실한 신앙생활을 하는 명목상 교인이 교회를 떠나는 가나안 성도가 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아예 신앙을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명목상 교인은 교회 내의 양육 대상일 뿐 아니라 선교적 대상이기도 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