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의 복음서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권위로, 이적을 행하는 능력으로 그리스도인을 현혹하는 데 관심이 없다. 오히려 ‘빛이 흑암 세상, 그늘진 세계에 임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 관심을 가진다. 이 책의 저자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는 사람의 삶이 선과 악, 진실과 거짓, 확실과 불확실, 복과 화가 뒤섞여 있어서 생각보다 그 경계가 모호하고 확신할 수 없는 일로 가득하다는 것을 환기시키며 ‘마태복음’을 통해 그런 불확실한 삶 한가운데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의 ‘모호함’을 드러내고, 이런 모호함이 인간의 지혜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역설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여정을 함께 묵상하는 사순절 첫째 주일입니다. 사순절 첫날인 ‘재의 수요일’ 예배 때는 우리가 흙에서 왔고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씀을 중심으로 묵상했습니다. 우리는 비록 다 타버린 재와 먼지처럼 가벼운 존재이지만,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안에서 새로운 창조로 이끄십니다. 우리는 부활절에 이르기까지의 사순절 여정을 이러한 소망 가운데 이어 가게 될 것입니다”고 했다.
이어 “부활절을 앞둔 성 주간의 목요일이 되면 입교 예비자들은 모두 목욕을 하고, 금요일에는 단식하고, 토요일 오후에는 교회에 모여 기도를 받게 됩니다. 이때 목회자는 얼굴에 숨을 불어 넣고, 이마와 귀와 코에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십자 표시(Spragis)를 해 줍니다. 그렇게 기도하며 기다리다가 밤이 되면, 교인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모임 장소는 교회에서 지정한 시냇가나 샘 곁이고, 그곳에 교인들이 모두 함께 모여 새신자를 맞아들이기 위한 철야기도를 시작합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망을 가집시다. 복음서가 전하는 성탄의 이야기를 곱씹고 또 곱씹어 봅시다. 주님이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서 나시던 그 암울한 시간을 깊이 묵상해 봅시다. 주님은 어두운 밤에 오셔서, 걱정 많고 평범한 부부와 함께 온 세계를 희망으로 바꾸십니다. 그렇기에 성탄은 참으로 신비입니다. 이해할 수 없고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그 자리에서 주님의 성탄은 시작됩니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하나님은 교회에서 믿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믿는 것입니다. 교회에서는 누구나 다 하나님을 믿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진정한 믿음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하나님을 믿는 것이 진정한 믿음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에서 믿어야 합니다. 믿음은 교회에서 드러나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드러나고 자랑해야 할 것입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