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한 삶을 산 다윗의 고백인 시편 23편은 성도들뿐 아니라 비그리스도인들도 알만큼 친숙한 말씀이자 고난을 겪는 이들에겐 평안과 소망을 전하는 말씀이다. 이 말씀대로 하나님의 풍성한 축복을 누리고 싶지만, 시편 23편 속 ‘푸른 풀밭과 쉴 만한 물가’가 멀게 느껴질 때가 많다. 험한 인생 골짜기를 걸을 때마다 정돈되지 않은 삶의 문제들이 연신 튀어나와 발에 걸리기 때문이다.
시편 23편을 쉽고 명확한 언어로 풀어내는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 담임)는 <양의 고백>을 통해 시편 23편이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가장 잘 드러내는 말씀이자 인간이 하나님에게 드릴 수 있는 최상의 고백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인 한 목사를 만나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저는 비신앙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 미션스쿨에 가면서 친구 소개로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고등학생 시절 소명을 받고 서울신학대학교에 가게 되었지만, 집안 반대가 심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 당시 장학생 선발고사에 합격하여 다니게 되었고, 결국에는 우리 가족이 다 예수님을 잘 믿게 되었다.
이후 저는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미국 밴더빌트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미국에서 갈보리교회에 부임해 담임목사로 사역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교수를 하다가 2004년 중앙성결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되어 지금까지 섬기고 있다.”
-<양의 고백>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저는 시편이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이고 고백이라고 보며 시편 23편이 신자든 비신자든 잘 알고 있는 성경이라고 생각한다.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 중 연로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며 더 이상 교회를 못 나오시는 분이 많다. 특히 요양원, 호스피스 센터 등 어려움 가운데 있는 분들에게 복잡하고 다양한 성경을 얘기해 주기가 어려우므로 가장 간편하면서도 모든 성경을 포괄할 수 있는 내용이 시편 23편이라고 생각한다.
시편 23편을 좀 간단하게 풀어내면서 어떤 어려운 상황에 있거나 또는 마지막 하늘나라 가실 준비를 하시거나 또 여러 가지 환경적인 제약이 있는 분들이 말씀을 좀 더 묵상하고 뜻을 새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편 23편을 선택했다.”
-시편 23편이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가장 잘 드러내는 말씀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기독교윤리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저는 성품을 중요하게 본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영성이다. 시편 23편의 6개 구절은 각각 하나님과 우리와의 교류 가운데에서 생성되는 영성 6가지 요소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말씀 한 구절을 묵상하고 풀어내는 것이 우리가 하나님께 하는 고백이고 또 하나님은 그런 고백을 받으시기를 기뻐하신다.”
-각 장마다 신자들을 위한 기도문이 수록되어 있고 기도문 옆에 ‘나의 고백’을 기록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렇게 한 이유가 있나?
“이는 출판사에서 의뢰한 것이다. 각 장의 내용을 읽고 나서 그 다음에 그것을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고백할 수 있도록 기도문 샘플을 만들었다. 기도는 참 중요하다. 또한 기도의 언어도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도도 배워야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언어와 기도로 하나님과 대화하는 언어는 다르다.
일상 언어는 잘 하지만, 하나님께 기도하는 건 어색한 사람이 있다. 그래서 저는 기도문 관련 책을 여러 권 썼다. 그러다 보니 말씀을 기도로 옮겨서 하나님께 드리는 것으로 하고 다음 챕터를 읽고 자기가 실제 삶에서 고백할 수 있는 내용들을 옆에 같이 기록할 수 있게 하면서 이 책이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이 기도가 되고 또 자기의 삶에 적용이 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목자와 양의 관계를 많이 주목하게 된 계기는?
“성경에는 은유와 비유가 많이 나온다. 아버지와 자녀의 비유, 신랑과 신부의 비유, 토기장이와 토기 그릇의 비유 등 많은 비유가 나오지만, 그 가운데 목자와 양의 관계 비유는 다윗은 목동 생활을 했기에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목자와 양의 비유는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목자는 양을 돌보는 사람이며 양들에게 있어 목자는 모든 것이다. 양은 목자가 없으면 죽게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목자를 잘 따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그래서 실제 삶에 있어서 목자처럼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와 동행하시고 인도해주시기에 이런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시편 23편을 묵상하면서 받았던 은혜는?
“시편 23편의 6개 구절 중 5절인 ‘내 잔이 넘치나이다’가 가장 묵상된 말씀이다. 이 말씀을 보면 내가 준비한 것보다, 내가 기도한 것보다, 또 내가 하나님 앞에 뭔가 열심히 살려고 선행을 하거나 했던 것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더 넘친다는 것이다. 제가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부모님은 예수님을 믿지 않으셨지만, 하나님이 저를 선택해 주시면서 주의 종이 된 것도 감사한데 우리 가족이 다 예수님 잘 믿고 주의 종으로서 살아가게 해주신 것을 보면 은혜가 넘쳤다.
제가 미국에 유학 가서 공부하게 된 것도 감사한데 거기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좋은 분들을 만나서 갈보리교회를 세울 수 있게 해주셨고 그 교회가 또 하나님의 은혜로 부흥하게 된 것과 귀국 후 중앙성결교회에서 지금까지 목회를 할 수 있게 해주신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넘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독자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린다.
“시편 23편은 다윗이 그의 노년 시기에 썼던 것이며 그가 나이가 들고 나서 모든 것을 되돌아보면서 결론적으로 이 시편이 자기 인생의 최고의 고백으로 하나님께 찬양을 돌린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다윗의 고백이 저의 고백이 되고, 또 저의 고백이 된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분들도 그런 고백을 하셨으면 좋겠다.
고백을 통해 여기에 담겨있는 풍성한 은혜를 누리고 하나님의 깊은 뜻을 깨달으며 하나님에 대한 찬양과 감사가 우리의 삶에 넘치고 또 함께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에 있더라도 시편 23편의 말씀이 독자들의 고백이 된다면 확신을 가지고 믿음으로 잘 나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이 말씀이 자기 삶에서 살아있는 말씀으로 경험되었으면 좋겠다.”
저자소개
중앙성결교회 담임목사인 한기채 목사는 서울신학대학교(B.A.)와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Th.M.)을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 신학대학원(M.T.S.)과 밴더빌트대학교(M.A., Ph.D.)에서 학위를 받았다.
미국 갈보리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했으며, 귀국 후에는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한국기독교윤리학회 회장, 총회교육원 원장,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과 한국성결교회연합회 대표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중앙성결교회를 담임하면서 서울중앙신학원 원장, 서울횃불회 회장, 네팔코리아 국제대학교 총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습관, 신앙을 말하다>, <예수님의 위대한 질문>, <야고보서, 삶으로 읽다>, <일깨움>, <하나님의 리더 세우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