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박태수)가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시 소재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에서 ‘교회와 성령’이라는 주제로 제45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먼저,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가 ‘애즈베리 부흥과 현대교회 성령론’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김 박사는 “139년의 전통을 가지게 된 한국교회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위대한 영적 유산을 지니고 있다”며 “평양대부흥운동, 사경회에서 말씀 연구, 새벽기도, 산기도, 철야기도 등의 뜨거운 기도운동, 1973년의 빌리 그래엄 전도집회와 1974년 엑스플로(EXPLO) 여의도광장의 대형집회에서 드린 뜨거운 기도와 회개와 전도 선교열정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교회의 성장과 부흥은 삼위일체 하나님이 그의 몸 되신 교회에 주시는 성령은사의 지속적 사역의 결과였다”며 “많은 신자들은 이러한 성령의 은사를 직접적으로 체험하였다. 1990년대에 들어와 점차 그 부흥의 불길이 약해져서 성장이 정체되었으나, 지난날의 부흥의 유산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2023년부터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정상 모임과 예배를 갖게됨으로써 점차 회복에 들어가고 있다”며 “오늘날 한국교회(2022년 기준)는 169개 국가에 해외선교사 2만2천여 명을 보내고 있는 세계적인 선교교회요 세계적인 대형교회들을 갖고 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신자들은 지난 139년간 청교도 경건주의와 복음주의로 특징지어지는 신앙경험을 통해서 대체로 성령 은사지속론에 대해 친화(親和)적 입장을 지닌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교회는 성령론에 있어서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의 성령 부흥을 체험한 분위기에 힘입어 초창기 평양신학교가 수용하고 가르친 가옥명(賈玉銘)의 성령론을 다듬어 복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옥명은 성령세례(영세, 靈洗)의 증거로 방언만을 주장하는 오순절 견해를 오설(誤說)이라고 보았다. 그는 방언을 포함하여 기도의 능력, 전도의 능력, 이적과 기사 등 성령의 다양한 은사들과 함께 성령의 열매를 강조하면서 개혁주의적 성령론의 핵심을 잘 파악했다”고 했다.
이어 “신사도 운동이 종교개혁교회를 표방한다고 하나 정경적 계시를 너머 새로운 계시와 사도직 직분을 인정하는 것은 인정될 수 없다”며 “오늘날 성령운동은 바로 정경(正經)적 계시의 테두리 안에서 전개되고 교회성장과 성도로서의 신앙의 성화와 성숙의 방향으로 정통교리와 성경적 신앙을 새롭게 해주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날 교회의 시대 성령은 창조의 보존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사역하시고, 창조와 인간의 구속을 위해서도 보혜사로 함께 하신다”며 “신약시대 이후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을 증언하시는 영으로서 전도사역을 위한 능력의 영으로서 복음전도와 선교의 현장에 함께 하시고 그의 교회와 신자의 마음속에 내주하신다. 성령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제3위의 위격으로서 창조 때 성부와 성자와 함께 사역하셨고, 종말의 때에는 생명의 영으로 만유와 인간을 새롭게 하시는 새 창조의 영으로 사역하신다”고 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는 ▲최윤배 박사(장신대)가 ‘은파 김삼환 목사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 ▲조동선 박사(침신대)가 ‘성령을 통한 교회의 연합에 대한 어거스틴의 이해’ ▲김경문 박사(에반젤리아대학)가 ‘칼뱅과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독론적 교회론 비교 연구’ ▲유태화 박사(백석대)가 ‘성령의 은사로서 예언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유창형 박사(칼빈대)가 ‘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르의 기독론에 대한 분석과 평가’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은파 김삼환 목사의 성령론
최 박사는 “은파(恩波) 김삼환(金森煥, 1945.1.7, Rev. Dr. Kim, Sam-Whan)목사는 경상북도 영양군 청기면 상청 2리에서 태어났다”며 “1980년에 명성교회를 창립하여, 현재 10만 여명의 교인들이 출석하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장로교회로 성장시켰다”고 했다.
이어 “김삼환 목사의 설교집을 중심으로 그의 성령론을 분석한 결과, 먼저, 김삼환은 ‘성령의 목회자와 신학자’로 명명될 수 있으며, 둘째로 삼위일체론적 성령 이해를 하고 있다”며 “셋째로 기독론적·인식론적 성령론을 강조하고, 넷째로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총체적인 삶을 성령론적으로 규정하며, 다섯째로 교회 이해가 철저하게 성령론적”이라고 했다.
더불어 “여섯째로 성경과 교회사적 경험을 토대로 은사중지론과 편향된 은사중심주의를 지양(止揚)하고, 그리스도·말씀·교회·기도 중심의 균형 잡힌 은사 이해를 갖고 있다”며 “마지막 일곱째로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성령의 은사와 성령의 열매를 겸비할 필요성을 주장한다”고 했다.
◆ 어거스틴, 성령 통한 교회연합의 신학 발전시켜
이어 발제한 조동선 박사는 “5세기 어거스틴은 ‘교회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신념으로 정통 기독교 신앙을 공유한 도나티스트파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면서 성령을 통한 교회 연합의 신학을 발전시키는데 헌신했다”며 “어거스틴은 교회에서 성령은 수많은 사람을 한 영혼인 것처럼 연합시킬 수 있는 분임을 지적하면서 그 원인이 내재적 삼위일체 안에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했다.
조 박사는 “어거스틴은 성령은 교회가 섞인 몸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순결을 위해 분리를 만드시는 분이 아니라 부족하지만 그리스도의 가시적 교회의 연합 가운데 자신의 은혜를 부여하신다”며 “성령은 교회로 하여금 분파주의자를 긍휼히 여기고 그가 교회로 돌아오도록 간청하는 탄식의 기도를 하게 하시며 동시에 그를 신학적으로 교정하기 위한 헌신을 요구하신다”고 했다.
아울러 “5세기 어거스틴이 주장했던 ‘교회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구호로 모든 형태의 교회 분리를 정죄할 수 없다”며 “어거스틴이 완전한 순결을 위해 교회를 떠나지 말고 사랑의 영이신 성령의 의지하여 나와 다른 형제를 인내하며 교회의 연합을 이루라는 제안이 21세기 한국 복음주의 교회에 많은 유익을 줄 것”이라고 했다.
◆ 아우구스티누스와 칼뱅의 두 가지 유형의 교회론
세 번째로 발제한 김경문 박사는 “아우구스티누스와 칼뱅의 그리스도와 교회의 연합에 대한 이해를 비교하여 두 가지 유형의 교회론을 살펴보면 먼저, 구원론에서 복음주의 구원론과 사제주의 구원론의 성향으로 나타난다”며 “사제주의 구원론은 교회 참여에 대해 강조되며 복음과 구원에 대한 설명이 피상적이다. 그래서 구원의 대상을 그리스도에서 교회로 바꾸는 암시적 믿음(implicit faith)에 빠지기 쉽다”고 했다.
김 박사는 “두 번째 차이점은 성령(또는 그리스도의 영)의 위치이다. 가톨릭 관점에서 성령의 위치는 교회에 내재한다. 반면, 칼뱅은 성령의 수직적인 교통을 강조한다”며 “마지막 세 번째로 목회자의 권한을 제왕적으로 보는 것과 사역적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점은 성경을 규범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사역적으로 사용하는 차이로 나타나며 성도의 양심을 그리스도가 아닌 목회자에게 묶게 한다”고 했다.
◆ 삼중직의 소명에 이르는 출발점
네 번째 발제를 맡은 유태화 박사는 “오늘의 회중은 삼중의 요구 앞에 서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듣고 증언해야 하는 자요,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자신을 하나님께 제물로 드려야 하고 다른 사람을 하나님께로 이끌어내야 하는 자요, 동일하신 말씀을 좇아서 삶을 살아내고 그 삶으로 세상을 도전하는 자”라며 “소위 선지자, 제사장, 왕으로서 자신을 하나님 앞에 세워야 한다. 이런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성령께서 정수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사로잡아 온전히 세워가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으신다고 성경은 곳곳에서 약속하고 있다”고 했다.
유 박사는 “삼중직의 소명에 이르는 출발점에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듣고, 그 말씀을 증언하는 일이 서 있다”며 “기록된 말씀을 축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을 일깨우고 하나님과 사람에게 반응하는 인간으로 세워가는 과정에서 기록된 말씀의 객관성을 딛고 서서 그 실존적 의미의 적실성을 새롭게 찾아내는 작업이야말로 성령론적인 작업이며, 예언의 범주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사실을 진중하게 묵상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르의 신학
마지막으로 발제한 유창형 박사는 “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르(392~428년, 몹수에스티아의 주교, 안티오키아 학파)가 제2차 콘스탄티노플에서 정죄된 것은 신학적인 요소도 있지만, 당시 단성론자들을 달래서 제국의 통일성을 유지하려는 황제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므로 그의 신학은 재결합신조(433)와 제6차 공의회(680)에 기초하여 다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 박사는 “테오도르는 그리스도의 두 본성의 구별은 유지하면서 한 인격을 주장했다”며 “이 한 인격은 두 본성의 연합의 결과였다. 그는 위격적 연합이란 용어보다 인격적 연합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그가 사용한 세 비유 중에서는 영혼과 육체의 연합의 비유가 가장 정통적인 비유였다”고 했다.
아울러 “그가 두 아들론을 주장했다는 비난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본성들이 각각 주체성을 갖고 있다고 함으로써 이원론적인 경향이 있다고 비판받았다”며 “그럴지라도 그가 두 본성의 구별을 유지하고, 두 본성의 연합으로 말미암은 한 인격을 강조한 내용은 재결합 신조에 반영되었으며 기독론의 발달에 공헌했다”고 했다.
한편, 발표회는 각 주제발표에 대해 안명준 교수(평택대)·전준봉 교수(칼빈대)·박홍기 교수(오이코스대)·유창형 교수(칼빈대)·이동영 교수(성경신대)가 각각 논평했고, 김영한 원장의 강평으로 마무리 됐다.
발표회에 앞서 개회예배는 박태수 회장(성서대 교수)의 사회로, 이남규 교수(합신대, 책임재무이사)의 기도, 소강석 목사의 설교와 축도, 유창형 교수(본회 총무이사)의 광고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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