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승만 기념관 건립, 국민 참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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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대통령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위한 국민 성금운동에 윤석열 대통령이 동참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일 “윤 대통령이 범국민 모금 운동에 동참하고자 이승만 대통령 기념재단에 5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는 기념관 건립 모금운동에 윤 대통령이 동참한 건 특별한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기념관 건립 모금을 시작할 때 ‘1호 기부’도 검토했으나 ‘국민 모금’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주위의 만류로 기부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기부는 대통령이기 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기념관 건립의 성공을 응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윤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립 운동은 세계를 무대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으며, 이 전 대통령이 이룩한 시장경제 체제와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 발전의 초석이 됐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이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이 본격 추진된 건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이승만 대통령 탄생 148주년 기념식 자리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당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이제야말로 바로 서야 한다”며 “진영을 떠나 이제는 후손들이 솔직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업적을 재조명할 때”라고 했다. 그것이 건국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의무라는 점과 자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국가보훈처는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에 대략 3년간 460억원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보훈처 내부에서 기념관 건립 중기사업계획을 작성·검토한 결과 얻은 추정치다. 이후 국가보훈부가 서울시와 부지 선정 등을 위한 사전 조사 작업에 착수했으나 구체적으로 기념관이 서울 어디에 세워질지 아직까지 정해진 게 없다.

독립유공자법에 의하면 이 사업은 전액 정부 예산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전 국민이 동참한다는 의미를 남기기 위해 전체 건립 비용의 70%를 국민 모금으로 충당하겠다는 게 재단 측의 방침이다. 건국 대통령 기념관이란 위상을 고려할 때 정부 예산보다는 국민이 참여하는 성금운동으로 건립을 추진하는 게 좋겠다는 각계의 의견을 참작한 결과다.

이에 따라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이 기념관 건립 캠페인을 시작한 게 지난 9월 11일이다. 이후 약 한 달여 만에 국민 성금 55억원이 모였다고 재단 측이 밝혔다. 그 과정에서 배우 이영애 씨 등 다양한 계층의 국민이 앞다투어 성금에 동참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영애 씨는 자신이 기념관 건립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일부 반대 세력으로부터 집단적인 린치에 가까운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씨가 기념재단 김황식 이사장에게 쓴 편지에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께서는 과도 있지만, 그래도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이 우뚝 솟아 있게끔 그 초석을 단단히 다져 놓으신 분으로 생각한다”며 “그분 덕분에 우리 가족도 자유대한민국의 품 안에서 잘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라는 편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오히려 많은 국민이 성금에 동참하는 결과오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엔 한 대학생 단체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후원 우표를 출시한 사실이 알려졌다. 4년 전 광화문에서 고 백선엽 장군의 국민 추모식을 진행한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라는 이름의 청년·대학생 단체라고 한다. 이들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모금을 독려하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탄생시키고 지킨 이승만 대통령을 기리는 취지”라고 우표 발행 목적을 밝혔다. 우표 수익금 전액을 기념관 건립에 기부할 예정이란다.

개인 또는 단체별로 기념관 건립에 마음과 정성이 모이고 있으나 정작 기독교계는 잠잠하다. 익명으로 보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교회나 목회자, 기독교단체가 성금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아직은 없다. 기독교 신앙인으로 개헌 국회를 기도로 시작하고 복음적인 국가관을 세운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교계 내부에서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그게 기념관 건립에 선뜻 나서지 못할 이유는 아니라고 본다.

우남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공(功)과 과(過)가 엇갈리며 여전히 많은 논란 속에 있다. 자유 대한민국의 초석을 마련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 국가 안보를 든든히 한 공적이 있지만, 독재와 부정선거라는 부정적인 낙인이 찍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 명암과 논란 속에서도 현재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이 해방 이후 혼란기에 이 대통령의 기독교적 결단 아래 이뤄졌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건 오늘 대한민국과 북한을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후대인 우리가 건국 대통령 이승만이 선택했던 그 길을 기리는 것과 시시비비하는 일 중에 어느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 옳은 선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