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가 지난 30일 개신교회로서 마지막 주일예배를 드렸다.
수정교회는 1955년 로버트 H. 슐러 목사에 의해 창립된 이래 미국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교회 중 하나로 손꼽혀 왔다. 특히 30년 전 건축된 예배당은 아름다운 유리벽과 세계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으로 유명했으며, 이 곳에서 촬영되어 온 주간 TV 설교 방송 '능력의 시간(Hour of Power)'은 전 세계의 수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이날 예배를 끝으로, 이 상징적 예배당에서는 더 이상 개신교회 예배가 아닌 가톨릭 미사가 드려지게 됐다.
수정교회는 슐러 목사의 은퇴 후 자녀들 간의 교회 지도권을 둘러싼 다툼과 이로 인한 교인 수 감소, 재정 악화로 인해 결국 2010년 파산에 이르렀으며, 1년여 뒤인 2011년 말 교회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 가든 그로브(Garden Grove) 지역 교구에 매각됐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 드려진 마지막 예배에는 2천여 명의 교인들이 모였으며, 슐러 목사의 손자인 바비 슐러 목사가 설교를 전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교인 중 한 명인 신디 페서벤토는 "이 곳에서 우리 가족 대다수가 자라고 주일학교도 다녔다"며 "씁쓸한 기분이다"고 말했다.
수정교회는 앞으로 현재 예배당에서 2분 가량 떨어진 건물에서 예배를 드리게 된다. 예배당을 소유하게 된 세인트 칼리스투스(St. Callistus) 성당이 본래 미사를 드리던 곳이다. 수정교회는 '목자의 그로브(Shepherd's Grove)'라는 새로운 이름 아래 지금껏 해 온 사역들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역을 대표하고 있는 존 찰스는 앞서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당연히 교인들은 이 아름다운 예배당을 떠나는 것에 대해 슬픔을 느끼고 있지만, 이를 통해 교회라는 것은 단순히 건물이 아니라 전 세계에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파해야 할 교인들의 공동체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록 이제는 더 이상 수정교회가 아니지만, 그래도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이 곳은 수정교회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의 마지막 주일예배에 하루 앞서 첫 미사를 드린 세인트 칼리스투스 성당의 지도자들과 교인들은 '그리스도성당(Christ Cathedral)'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 이 아름다운 예배당에 대한 감사와 기대를 표시했다.
크리스토퍼 스미스 신부는 "이 곳은 신자들은 물론 비신자들까지도 환영받는 그런 장소가 될 것"이라며 "모든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에게 나아가는 '빛나는' 본보기로 이 곳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