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머리 위에다 숯불을 쌓는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하나님과 참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해도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갖지 못한다면 참된 믿음을 갖지 못한 것입니다. 하나님과 수직적인 관계와 함께 다른 사람과의 수평적인 관계도 잘 이루게 하여 주옵소서. 세상에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만 있지 않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박해를 받아들이고 더해서 박해하는 자를 위해서 축복하라고 합니다. 박해하는 사람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갖는 것이 어떻게 쉬운 일입니까? 그런데 바울이 말씀합니다. “여러분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축복하십시오. 축복을 하고, 저주를 하지 마십시오.”(롬12:14)

우리 그리스도인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취해야 할 생활의 자세를 잘 배우게 하옵소서. 서로 마음을 같이하고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라고 했습니다. 사랑을 주는 것이나 받는 것, 사랑을 제대로 아는 것은 겸손해야 가능합니다. 교만한 마음을 품지 말고, 스스로 지혜가 있는 체하지 말게 하옵소서.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려고 의도적으로 애쓰게 하옵소서. 할 수 있는 대로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하며 지내게 하옵소서. 그러나 죄악이나 불의와 화평할 수는 없습니다. 또 화평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웃과 화평하기 위해서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게 힘을 더해 주옵소서.

원수를 갚는 것은 하나님께 맡기라고 하십니다. 오히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목말라하거든 마실 것을 주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널 미워 해치는 원수라도 언제나 너그럽게 사랑하라.” 그렇게 하는 것이 그의 머리 위에다 숯불을 쌓는 셈이 될 것이라 하였습니다. 미워하고 싫어해 온 상대가 나를 언제나 사랑으로 대한다면 나에게는 머리에 숯불을 쌓아놓은 것처럼 부끄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미움도 이겨내게 하옵소서. 사랑으로 이기게 하옵소서. 교만도 이겨야 하는데 겸손으로 이기게 하옵소서. 주님의 사랑, 주님의 겸손입니다. 선으로 악을 이기는 가운데 하나님과의 관계는 물론 이웃과도 올바른 관계를 갖는 성숙한 믿음의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218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기도시집 香〉, 〈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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