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고위험 성범죄자의 주거지를 제한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 입법 예고안을 발표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두순, 김근식, 박병화 등 아동을 대상으로 한 상습적, 약탈적, 끔찍한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출소할 때마다 국민들께서 우려하셨다"며 "(고위험 성범죄자가) 어디서, 어떻게 거주할지는 국민 일상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고위험 성범죄자들에 대해서 근본적으로는 더 중형이 선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이미 형을 선고받고 형기를 마친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출소해서 지속적으로 사회로 돌아오고 있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줄일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제시카법'은 미국에서 시행중인 법으로, 12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 대해 최소 25년의 형량을 적용한다. 출소 이후에도 평생 위치추적장치를 채워 집중 감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5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아동 성범죄 전력이 있는 남성에게 강간 뒤 살해당한 제시카 런스퍼드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현재 미국은 제시카법을 통해 39개 주에서 아동성범죄자 출소 후 학교 등 시설로부터 1000~2000피트(약 300미터~600미터) 이내 거주를 제한하고 있으며 연방 및 주 형법에서 보호관찰 준수사항으로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를 특정 장소로 지정하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한국형 제시카법은 일정 거리 내 거주 금지와 고위험 성범죄자들의 거주지를 국가와 지자체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지정하는 방식을 담고 있다. 적용 대상은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하거나 3회 이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전자감독 대상자 중 부착 원인범죄로 10년 이상의 선고형을 받은 이들이다.
법무부는 '고위험 성폭력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오는 26일 입법 예고 할 예정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