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조계, 종말론적 영광 위해 세워지고 준비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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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벨커 교수, 기독교학술원 제13회 해외석학초청학술강좌서 발제
기독교학술원 제13회 해외석학초청학술강좌 참석자 기념 사진. ©기독교학술원 제공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20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소재 과천소망교회(담임 장현승 목사)에서 ‘성령과 창조’라는 주제로 제13회 해외석학초청학술강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미하일 벨커 교수(하이델베르그대학교 명예교수)가 발제하고, 이승구 교수(합신대 조직신학)가 통역했다.

‘성령과 피조계’라는 주제로 발제한 미하일 벨커 교수는 “오늘날 건강한(건전한) 인간 이해로 알려진 논의들조차도 피조계에 대하여 말할 때마다 주로 자연과 우주에 대해 말한다”며 “본질적으로 피조계 라고 불리는 것에 대한 모든 지식은 신학보다는 물리학 생물학 화학의 연구를 통해 더 빨리 발견될 수 있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고 했다.

이어 “마치 이데올로기처럼 확산되고 있는 오늘날의 자연주의적 과학주의(naturalistic scientism)에 직면하면 우리가 낙담하기 쉽다”며 “동시에 우리는 적어도 서구에서는 1970년대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던 거의 동일한 이데올로기적 정신주의(mentalism)가 인간을 주로 의식과 자의식으로 이해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거의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정신주의(mentalism)는 (이전 시대에) 철학과 신학에서 확고하게 자리 잡았고, 문화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했다.

(오른쪽) 미하일 벨커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제공

벨커 교수는 “하나님의 영은 창조주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나님 말씀과의 불가분의 관계로 인해 지상의 피조물인 우리의 현실에 들어와 이 현실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다른 영들과 분명히 구별된다”며 “이러한 근본적인 관점에서 하나님이 의도하신 피조계의 현실도 비판적 실재론적 방식(a critical-realistic fashion)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저 자연과 우주적 사건의 결합(a nexus of natural and cosmic events)만으로 환원하거나 순전히 영적인 영역으로 도피하는 것은 진지한 피조계 신학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비판 실재론적 성경신학적 지향을 확립하려는 노력에서 우리는 칼 바르트보다 더 강력하게 하나님께서 피조계에 부여하신 자율적 능력과 그에 수반되는 모든 문제를 강조했다”며 “그런 다음 아리스토텔레스 전통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조심스럽게 구분하면서 인간 존재의 다원성과 인간 정신의 위대한 힘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그러나 “인간 정신의 힘에 내재된 위험한 양면성은 우리에게 성령의 해방적 역동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것을 촉구했다”며 “우리는 이 성령님이 하나님 말씀과 불가분으로 연관되어 있고, 말씀이 지상의 현실로 들어오는 것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하나님과 인간과의 소통에 대한 근원적 양극적 개념을 만물의 신학적 척도로 선언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이어 “비록 하나님께서 자비로 우리 인간에게 놀랍도록 단순하고 직설적인 방식으로 다가오시기는 하시지만 그럼에도 그분의 창조적 활동과 그분의 영의 활동도 우리가 존중하고 감사하며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영광을 돌려야 할 웅장한 풍요와 풍요로움 속에서 마주하게 된다”고 했다.

더불어 “성령의 부으심에 대한 증거와 약속은 이 웅장한 풍요로움과 풍요로움을 웅변적으로 표현한다”고 했다.

벨커 교수는 “이러한 고려는 단순히 지상적 실존 이상의 것에 대한 우리의 희망에 대해 열매를 맺기도 한다”며 “피조계는 이러한 현실의 차원이 실제로 나타내는 자연과 문화만이 아니다. 피조계는 우리가 지금도 그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종말론적 영광을 위해 세워지고 준비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 칼 바르트는 「교회 교의학」 서문에서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영의 능력 안에서 ‘죽음의 몸을 입고 부활을 맞이한다’고 말한다”며 “모든 피조물은 새 피조계(새 하늘과 새 땅)를 위해 세워지고 준비된 것”이라며 “하나님은 인간을 영적 몸(소마 뉴마티콘)을 갖도록 부르셨으며, 바르트의 말을 빌리자면 ‘영적 영혼(spiritual soul)’과 영혼이 깃든 몸(besouled body)뿐만 아니라 영적 몸(spiritual body)도 갖도록 제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러한 준비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평화의 예식, 떡을 떼는 것, 성경 계시, 대위임령, 파송에서 부활하신 분으로서의 자기를 동시대화(self-contemporization) 하신 것에서 그 정향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부활하신 분의 삶에 참여하는 것은 단순히 저 너머의 세계와만 관련된 사건이 아니”라며 “그것은 지금 여기에서 형태를 획득하고 믿음과 사랑과 희망 안에서 우리의 존재를 형성한다”고 했다.

아울러 “신성한 영광에 참여하기 위한 지정, 그리고 사랑과 용서를 주고받는 제자도의 지상적 존재에 대한 그러한 참여에 대한 기대, 정의와 진리를 추구하는 것, 자유와 평화의 감사한 경험과 증진 등 이 모든 것들은 신성한 피조계의 일부이며, 이미 지금 여기에서 무조건 선하고 창조적인 성령의 유익한 행동으로 인한 가시적인 선물들”이라고 했다.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제공

발표회에 앞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초대원장)는 개회사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은 창조의 영이요, 섭리의 영이요, 종말의 영”이라며 “이에 상응해서 하나님의 창조는 태초의 창조 섭리의 창조와 종말의 창조가 있다”고 했다.

이어 “태초의 창조(creation of beginning)는 무에서 유로의 창조로 무흠의 선한 창조요, 우주의 기원이 되는 창조”라며 “섭리의 창조(creation of providence)는 지속적 창조이며, 종말의 창조(creation of eschaton)는 하나님 창조사역에서 자연과 역사과정의 완성”이라고 했다.

더불어 “생명의 영으로서 성령 하나님은 재난 속의 지구를 치유하시고 회복된 새로운 자연과 우주를 창조하실 것”이라며 “성령 하나님에 대한 이 믿음 가운데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오늘날 재난 속의 지구상 사람들에게 치유하시는 하나님을 증언해야 한다”고 했다.

‘생명의 영의 활동과 죽은 생태계의 부활’(겔 47:1~12)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오영석 목사(前 한신대 총장)는 “에스겔 예언자가 민족이 포로생활 속에서 겪는 고통과 통곡과 저주와 억압과 어둠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영과 말씀의 능력에 사로잡히고, 민족의 구원과 희망을 위하여 일어섰듯이, 오늘 우리에게 이러한 예언자와 목사와 신학자, 신도들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가 이 황폐해진 나라의 현실과 생태계가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죄악을 회개하고, 나라의 위정자들의 죄악을 지적하고, 그들의 회개하기를 요청하고, 우리가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면서 우리 자신들이 하나님의 영감과 말씀의 능력을 힘입는 하나님의 자녀들로 삼아주시를 간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강좌는 오영석 박사(前 한신대 총장)·김명용 박사(前 장신대 총장)의 논평 및 토론, 종합토론, 김영한 박사의 종합, 박봉규 사무총장(기독교학술원)의 광고, 장현승 목사의 축도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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