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세계 식량의 날’을 앞두고 ‘아동 기아와 영양실조’에 관한 조사를 실시해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6일(월) 밝혔다. 조사는 지난 8월부터 9월 한달 간 글로벌 조사전문기관인 입소스(Ipsos)와 함께 한국을 포함한 16개국에서 19세 이상 성인 14,1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4명(37%)의 보호자는 자녀가 하루 필요 영양소를 갖춘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지난 30일 동안의 상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보호자 21%는 자녀가 먹을 음식이 없어 굶주린 채 잠이 든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저소득 국가의 경우 이 비율이 38%에 달했다. ▲보호자의 약 절반(46%)은 가족의 식량을 구매할 자금 마련 방안을 걱정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저소득 국가에서는 그 비율이 77%로 더 높게 나타났다. ▲보호자의 30%는 다음 끼니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보호자 10명 중 6명(59%), 특히 저소득 국가의 보호자의 73%는 자녀의 굶주림과 영양실조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었다. 또한 자녀가 굶주린 채 잠이 든 적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기아의 주요 원인으로 ‘인플레이션과 물가 상승’(46%), ‘낮은 가계 소득’(39%), ‘정부의 기아 종식 노력 부족’(25%)을 꼽았다.
이번 조사를 통해 발견한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아와 영양실조의 심각성은 알지만 그 영향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 5세 미만 아동의 사망 원인 중 무려 45%가 영양실조이지만, 이를 가늠해보라는 질문에서 거의 절반(44%)의 응답자가 실제보다 매우 낮은 30% 미만일 것으로 추측했다. 게다가 전체 설문 참여자 46%는 해당 질문에 아예 답하지 못했는데, 이는 대부분이 이 문제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아동 기아와 영양실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가 개입해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직 33%만이 2030년까지 기아를 종식한다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가 달성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특히, 호주(17%), 캐나다(17%), 독일(16%), 일본(9%)에서 이런 비관적인 시각이 더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4분의 3(75%)은 정부가 자국 내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10명 중 7명(71%)은 정부가 아동 영양실조 종식을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대부분은 아동 기아 종식을 위한 해법이 있다고 믿고 있다. 응답자 84%는 우리가 서로 나눈다면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얻을 만큼의 식량이 세상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89% 응답자들은 우리 모두가 글로벌 기아를 종식시킬 책임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국제월드비전 앤드류 몰리 총재는 "기아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며, 어느 한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수억 명의 아동들이 치료 가능한 질병과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는 기아와 영양실조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조사 결과는 전 세계 수백만 아동들이 직면하고 있는 걱정스러운 현실을 보여준다. 정부, 시민, 기업, NGO가 함께 노력한다면 기아와 영양실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는 우리 모두 기아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을 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월드비전은 이번 ‘세계 식량의 날’ 기점으로 글로벌 캠페인 ‘ENOUGH’를 시작했다. 이번 캠페인은 아동 기아 문제가 더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소망과 아동에게 필요한 충분한 식량과 영양이라는 의미를 담았으며, 전 세계월드비전이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 약 1조 3천5백억원(미화 10억 달러) 규모로 진행되는 월드비전 식량 위기 대응 사업은 단일 NGO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전 세계 28개국 2천2백만 아동과 주민들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