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제도 개혁보다 우선하는 건 개인의 영적 변화”

  •   
이상규 박사, 제39회 개혁신학회 학술대회서 발제
제39차 개혁신학회 학술대회 단체사진. ©개혁신학회

개혁신학회(박응규 회장)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승동교회(담임 최영태 목사)에서 ‘영적 각성과 교회 부흥’이라는 주제로 제39회 개혁신학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상규 박사(백석대 석좌교수)가 ‘영적 각성과 사회변화: 영적 각성은 사회변화를 동반하는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이 박사는 “교회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제도(Divine institution)이지만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human constitution)이기 때문에 지상의 교회는 완전하지 못했다”며 “때로는 성장과 발전을 이룩했지만 때로는 속화되거나 쇠퇴하는 등 성쇠와 부침의 역사를 반복해 왔다”고 했다.

이어 “암흑의 세기(saeculum obscurum)를 지나 종교개혁을 경험했고, 17세기 이후 이성주의나 계몽주의 환경에서 여러 차례의 영적 각성과 부흥을 경험하기도 했다”며 “18세기 중엽의 영국에서의 웨슬리와 휫필드의 복음주의 부흥운동, 미국의 제1차 대각성운동(1735~1755), 제2차 대각성운동(1790~1840), 무디 중심의 제3차 대각성운동(1850~1900), 1859년의 웨일즈 부흥 그리고 1903~1907년에 이르는 한국에서 부흥역사가 그것”이라고 했다.

이상규 박사는 “이런 영적 각성이나 부흥은 개인과 교회에 변화를 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영적인 각성이나 부흥이 사회에도 변화를 주었는가”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티머시 스미스(Timothy Smith, 1924~1997), 이후 윌리엄 맥노흘린(William McLoughlin, 1922~1992), 그리고 조지 토마스(George Thomas) 등에 의해 연구되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구를 통해 진정한 영적인 변화는 개인과 교회는 물론 그가 속한 사회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영적 갱신과 변화를 경험한 그리스도인은 신자다운 삶을 추구하게 되고, 변화된 삶의 태도와 가치관은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충실하여 교회를 변화시켰고, 교회의 변화된 에너지는 그 시대 사회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라며 “진정한 부흥은 개인과 교회 그리고 사회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예시해 주었다”고 했다.

그는 “‘영적 각성’이란 인간의 삶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포괄적인 개념으로서 근본적으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생명(life)과 각성(awakening), 곧 살아나고 깨어나는 것을 의미한다(겔 37:5, 6, 14; 욥 33:4; 왕상 17:22; 눅 15:24, 32)”며 “‘부흥’이란 어자적으로 쇠퇴하였던 것이 다시 일어남을 의미하는데, 다시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일어나는 내적 변화와 각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각성운동연구의 권위자인 키드 하드만은 영적 각성과 부흥을 동의어로 간주하고 있다”며 “부흥이나 각성이란 ‘무관심과 쇠퇴의 시간이 지난 후에 일어나는 하나님의 사람들의 회복’으로 정하고 있다. 결국 갱신이나 부흥이란 영적인 깨달음으로 인한 삶의 변화와 갱신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일반적으로 영적 각성이나 부흥이란 ‘영적인 영역에 있어서의 하나님의 간섭 죄인들과 성도들에 대한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 ‘하나님의 성령이 그의 백성들에게 부어지는 일’, 혹은 ‘하나님께서 그 백성들 가운데 오시는 행위’로 정의되어 왔다”며 “그래서 각성이란 주의 임재로 말미암아 새로워지는 영적 변화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키드 하드만은 각성이나 부흥에는 두 가지 요점이 있는데, 하나는 믿지 않는 사람들의 회심 또는 구원이고, 다른 하나는 내적인 변화로 말미암는 개인과 교회가 하나님의 역사를 위하여 능력을 부여받고 든든히 서게 되는 현상이라고 정리한다”며 “결국 영적 각성(부흥)이란 믿지 않는 자의 회심과 믿는 자들에게 성령의 역사로 나타나는 새로운 활력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상규 박사는 “부흥이라고 말할 때 단순히 수적인 성장이나 외적인 확장 정도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것은 부흥의 외적 결과일 뿐 보다 우선하는 것은 인간 내면의 변화와 각성이라 할 수 있다”며 “부흥은 한국교회가 경험했던 바처럼 단순히 수적 성장이나 발전이 아니라 일차적으로 영적인 변화와 각성이었다. 그래서 성장이 점진적이라면 부흥은 돌연함이 있고, 성장은 인간의 계획과 프로그램에 의해 어느 정도 성취될 수 있지만, 부흥은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 혹은 성령의 역사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부흥은 일차적으로 한 개인의 영혼 속에 이루어지는 변화와 각성이며 수적인 성장은 그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18세기 중엽 이후의 영국에서의 웨슬리 형제와 휫필드로 대표되는 복음주의 부흥운동과 미국에서의 제1차, 제2차 대각성운동, 그리고 1903~1907년에 이르는 한국에서의 부흥의 역사를 정리해 볼 때, 영국과 미국 그리고 한국에서의 영적 각성이나 부흥운동은 사회 개혁이나 사회변혁을 위한 구상이나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한 개인의 영적인 변화와 각성은 개인의 삶과 세계관만이 아니라 그 시대의 교회와 사회에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이어 “내면의 변화일 뿐 아니라 내면의 변화가 교회와 사회로 외연 되는 동력이 되지 못하면 그것은 진정한 부흥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이 점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사회개혁이나 제도의 개혁보다 우선하는 것은 한 개인의 영적 변화라는 사실”이라며 “영적인 변화와 각성보다 외적인 변화와 개혁을 우선시할 경우 사회복음주의 혹은 민중신학과 같은 양상을 띄게 되지만, 영적인 변화와 각성은 개인-교회-사회로 연결되는 건실한 변화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분과별 발표가 진행됐다. 분과 발표에는 ▲이충만 박사(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가 ‘영적 각성과 믿음’ ▲류길선 박사(총신대 역사신학)가 ‘조나단 에드워즈의 영적 각성과 회심: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을 중심으로’ ▲최지승 박사(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가 ‘갱신된 시내산 언약 연속성과 비연속성: 출 34:1~28의 구조 분석을 중심으로’ ▲하광민 박사(총신대 선교신학)가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기독교적 관점과 역할’ ▲전희준 박사(아신대 역사신학)가 ‘제1차 대각성운동이 교회에 미친 다양한 영향 연구: 찰스 촌시와 조나단 에드워즈를 넘어’ ▲김주한 박사(총신대 신약신학)가 ‘바울 서신이 말하는 영적 각성의 의미: 영적과 각성의 관계 논의’ ▲이성훈 박사(큐티엠 조직신학)가 ‘성령과 성경의 관계: 리처드 백스터와 조지 폭스의 논쟁을 중심으로’ ▲강대훈 박사(총신대 신학대학원 신약신학)가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종 모티프’ ▲오경환 박사(총신대 기독교교육과)가 ‘인공지능(A.I.)시대, 예배하는 인간 형성을 위한 기독교교육의 방향성 모색’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왼쪽부터 신임회장 문병호 교수, 박응규 교수 ©개혁신학회

특별히 학술대회 이후 총회가 진행됐다. 이날 총회에선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만 4년을 회장으로 섬긴 박응규(아신대학교) 교수에 이어 문병호(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가 신임회장으로 위촉되었다.

#이상규 #이상규교수 #개혁신학회 #박응규회장 #영적각성 #제39회개혁신학회학술대회 #기독일보 #기독일보일간지 #기독일보일간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