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웨슬리(1703-1791)는 가톨릭 전통과 종교개혁 전통 사이에서 중도적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초기 교회를 중시하는 영국 국교회 소속 목사이자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로 봉직한 신학자였다. 그는 종교개혁 전통뿐만 아니라 초기 교회와 교부,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 종교개혁과 경건주의, 급진 종교개혁 등 다양한 기독교 전통이 강조하는 성경적 요소를 수용했다. 이를 통한 열매로서 웨슬리 신학은 “율법과 복음, 신앙과 거룩한 삶, 은총과 행위, 하나님의 주도하심과 인간의 응답, 초기적 칭의와 최종적 칭의” 등 어느 것도 배제하지 않고 모두를 조화시킨 가장 성경적인 신학으로 평가 받는다.
케네스 콜린스 교수(애즈베리 신학대학원 웨슬리 신학)는 본 도서에서 구원에서 회개 및 그 열매의 필요성, 구원에서 하나님의 주권 및 불가항력적 은총이 역사하는 시점과 인간의 자유 및 응답이 요구되는 시점의 구분, 구원의 유일한 조건인 신앙과 마지막 심판의 근거가 되는 행위의 관계 등 웨슬리 신학의 주요 주제를 해설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웨슬리가 가르친 다양한 교리를 하나로 묶어줄 뿐 아니라 그 배후에서 모든 교리의 원천과 맥락을 제공해주는 웨슬리 신학의 핵심 주제는 하나님의 은혜의 교리다. 인간 창조에서부터 성도의 영화에 이르기까지, 양심을 선물로 주신 데서부터 성령의 친절한 인도하심에 이르기까지, 죄를 깨닫는 데서부터 사람의 마음에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이 회복되기까지 모든 것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 웨슬리의 구원 신학에서는 인간의 타락을 생각하든, 구원 과정의 어떤 단계를 다루든 하나님의 은혜가 핵심 주제가 되지 않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웨슬리 신학 이해에서 이 지극히 중요한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간단히 말해, 웨슬리 신학에서 울려 퍼지는 첫 화음이자 이책의 주제는 하나님의 은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웨슬리의 논리는 지금까지 다루어 온 중요한 주제로서, 칭의 이전에는 적절히 말해 선행이 불가능하지만, 최종적 칭의에는 선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웨슬리는 어떤 면에서 보든 이 구분이 옳다고 확신했다. 이 구분은 칭의 신앙 이전의 행위를 칭의 신앙의 열매와 구분하는데, 칭의 신앙 이전의 행위는 성화시키는 은혜의 도움을 받지 못하기에 엄격한 의미로 말하면 선할 수가 없지만, 칭의 신앙 이후에는 성화시키는 은혜의 도움을 받기에 그 은혜의 열매는 선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이 구분을 통해 웨슬리가 강조한 것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칭의 신앙의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은 인간의 성취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성화시키시는 은혜라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웨슬리가 평생 많은 수고를 통해 만들어낸 정교한 신학적 종합은, 서로 아무 모순 없이 율법과 복음, 신앙과 거룩한 삶, 은총과 행위, 하나님의 사랑으로서의 은혜와 하나님의 능력 부음으로서의 은혜, 칭의와 성화, 순간과 과정, 선행은총의 보편성과 구원의 제한적 실현, 하나님의 주도하심과 인간의 응답, 그리고 초기의 칭의와 최종적 칭의를 모두 함께 붙든다. 그렇다면 웨슬리 신학은 사실상 하나의 ‘종합적인’(conjunctive) 신학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웨슬리 신학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유혹은, 다양한 신학적 기둥 중 하나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다른 기둥을 손상시키는 태도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