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달 동안은 잠을 자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신다"(시 127:2)는 말씀이 이렇게 절실하게 다가온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하나님께서 날 사랑하시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잠을 자는 것이 힘든 밤을 보내면서 우리 성도들 중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기도 부탁하시던 분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잘 이해하지 못하던 것을 나도 드디어 체험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울러 목사이면서도 참 믿음이 없다는 자책도 했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편안히 잠들 수 있어야 한다고 설교를 하던 사람이 이런 저런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니 분명히 믿음이 없는 것이라는 판단이 듭니다. 제 자신이 이렇게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깊이 깨달았습니다. 편안히 잠들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그것은 모든 짐을 스스로 짊어진 채 하늘 아버지께 내려놓지 못한 결과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내려놓는 것이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내 힘으로 해보려고 버둥거리며 지쳐가는 스스로가 안쓰럽습니다. 풍랑이 심하게 일어 물결이 배에 덮이게 되었음에도 편히 주무시던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분명히 주님을 따르려고 애쓰는 목사인데 주님처럼 편히 잠 잘 수 없는 것은 흐트러진 믿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바다에 이는 풍랑이 아닌 편안히 주무시는 주님을 바라보면서 오늘 밤은 편히 잠들고 싶습니다.
※ 이 글은 산정현교회 홈페이지에 게제 된 글입니다.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