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칠곤 칼럼] 베이비부머 시대의 우울증

김칠곤 목사ㅣ크로스로드한인교회 담임

"삶에 두려움이 있어도 원하는 일을 위해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려고 해보십시요", "당신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라"라는 격려의 말들을 통해 미국 전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라디오 WBAI-99.5FM을 통해 매주 방송을 듣는 청취자들의 성숙한 인격과 삶의 창조성을 위해 '행복의 추구'(the pursuit of happiness)방송을 진행해 왔던 죤리티그(48)와 린네 로센(46) 부부가 있었다.

그런데 그들에게 지난 6월초에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는데 그것은 바로 그들이 사는 아파트에서 두 손을 잡고 질식사로 자살을 한 것이다. 사늘한 그들의 죽음 옆에 놓여진 편지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나는 더 이상 너무나 아픈 아내를 지켜 볼 수 없다." 이것은 그 아내의 아픔이 외형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적인 질병이나 우울증에 관련된 것이라고 보도 되었다.

이러한 내용을 CNN뉴스를 보면서 듣게 되었는데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그 이유는 자신의 내면적인 삶에 힘든 고통들을 가지고 어떻게 매주 '행복의 추구'라는 방송의 쇼를 진행해 왔는가이며 또 다른 하나는 누군가에게 삶의 희망과 도전을 주는 사람도 남들에게 말 할 수 없는 삶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고 있다는 것이다. 매주 지난 7년동안 시애틀 우먼즈 잡지 '행복한 가정 켐페인' 코너에 컬럼을 써온 필자는 행복의 추구 방송을 진행해왔던 그 중년 부부의 자살이 안타까웠고 그들이 너무나 외로운 삶을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밝은 마음을 가지고 희망을 주는 일은 지역사회와 삶의 고통과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누군가로 부터 위로와 사랑을 받아야 하며 그런 사람들의 삶이 보통 사람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대중들이 인식하는 일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이나 종교적인 세계에서의 관심은 눈에 나타나는 결과에 너무나 관심을 갖게 되고 그것을 죄로 연결하여 비난하며 판단하고,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나와 아무런 상관없기에 쉽게 잊어버리게 된다. 현대인에게 사회적인 구조속에서 일어나는 병리현상은 더 이상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원인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그것이 문제로 부각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만일 인간에게 발생하는 질병과 사회적인 구조의 병폐를 초기에 예방하지 못하면 그것이 어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되어버린다. 인간이 살아가는데에는 수 많은 사회적인 문제거리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현대인들의 우울증'이다.

세계 건강협회의 말에 의하면 우울증은 2030년이 되면 이 지구촌에 인간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발표를 했다. 우울증이 사회적으로 무서운 이유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지나칠 정도로 부정적이며 염세주의적이며 자신의 삶에 대해 쉽게 절망하고 뭐든지 하기 싫어하는 의욕상실증에 빠지게 한다. 그리고 밤에는 수면을 통해 호르몬이 생성이 되어야 하는데 불면증에 걸려 밤새 깊은 잠을 잘 수 없기에 하루 종일 피곤함을 가지고 살아가며 가족 뿐 만 아니라 가까운 친구나 이웃도 만나기를 꺼려하는 대인기피증을 갖게 되며 심하면 스스로 자살을 시도하려고 하는데 실제로 우울증에 걸린 15%의 사람들이 자살을 한다는 것이다.

우울증의 병이 현대인에게 무서운 것은 나이와 세대와 상관없이 주어지는 것이며 더욱이 지난 10년새 미국에서"베이비부머 세대에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달 초 질병통제 예방 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1999년 대비 2010년 자살의 증가율이 35-39세 6.4%, 40-44세 16.5%, 45-49세34.3%,50-54세48.4%, 55-59세 49.1%, 60-64세 37.0%인데 이것을 전체적으로 성인 35세에서 64세 사이에 평균을 내어 본다면 무려 지난 10년세에 자살률이 30%가 급증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자살 방지를 위해 청소년들이나 노인들에 관해 집중 교육을 해왔지만 이제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살 예방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할 때라고 본다.

1950-1960년대 베이비부머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어릴때 부터 '노력만하면 다 된다', '젊은이 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아메리칸 드림을 가져라'는 도전적인 말을 듣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삶을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살아온 세대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세대에 자살률이 많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며 그 중심에는 경제적인 압박감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력하여 풍부한 삶을 누리며 살고 있지만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기에 그 만큼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시도 때도 없이 실직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불안증', 나이가 들어가면서 경제적인 여유가 충분하지 못하기에 보험이 없어 몸에 질병이 있어도 병원에 한번 마음편하게 갈 수 없는 '절망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부모 부양의 의무가 커져 자식으로서 도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죄책감', 경제적인 위기로 10대 후반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살아야 할 자식들이 일자리가 없어 그들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 때문에 베이비부머 시대는 힘든 삶을 살아가고 그것이 너무나 크게 느껴지면 자살을 하게 된다. 미국 정부도 우울증에 대해 심각성을 느껴 예방책을 찾지만 실질적으로 볼때는 사회구조가 정부의 정책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다. 그 이유는 우울증을 가진 환자가 어렵게 가정의사에게 가서 상담을 하면 의사들의 말은 "내가 당신에게 정신과 의사를 추천해 드리는데 전문의를 보기 이전에 보험회사에 연락해 보세요", "보험이 없으시면 보건소에가서 상담한번 해보세요"라고 권고를 해준다.

이러한 말을 들은 환자는 자신이 우울증을 가지고 있어도 정신과 의사한번 보려고 하면 수개월이 걸릴 뿐 아니라 왠 만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정신과 전문의를 본다는 것은 상상할 수 도 없는 일이다. 과도하게 비싼 보험료와 복잡한 절차 때문에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우울증이 있어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실이다.

이러한 구조적인 의료의 병폐를 일반인이 뚫고 나간다는 것은 너무나 벽이 크며 보험이 있다해도 우울증의 치료를 위해 오랜 기간동안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약은 우울증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며,과도하게 약물을 복용하면 극심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정신과 전문의를 쉽게 만날 수 없는 구조라면 우울증을 가지고 있거나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손 쉬운 방법들을 간구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런 일들은 시간을 내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주변에 공원에가서 산책하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기분 전환을 하는 것,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만남을 통해 국화차나, 커피를 마시며 삶을 나누는 일,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상처를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호소하는 것,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 삶의 짊이 무거우면 주님에게 내려 놓는 믿음을 가진다면 나의 생명의 가치가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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