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이 낙태 클리닉 밖에서 조용히 기도한 낙태반대 운동가를 더 이상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비영리법률단체 영국 자유수호연맹(ADF UK)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영국 버밍엄의 웨스트 미들랜즈 경찰이 낙태 클리닉 밖에서 침묵기도에 참여한 낙태 반대 운동가 이사벨 본-스프루스를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도를 이유로 그녀를 두차례 걸쳐 체포한 것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한 “혐의 사항에 대해 더 이상의 조사나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본-스프루스는 “웨스트 미들랜즈 경찰의 조사 종료 결정과 사과를 환영한다”라며 “나에게 일어난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본적인 사상의 자유를 행사하다 적발될 경우 체포, 심문, 조사, 기소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당국이 침묵기도가 범죄가 아니라는 결론을 두 번이나 내렸으니(내무부 장관도 같은 결론을 내렸음) 위기 상황에 처한 임신 여성을 위한 침묵기도를 다시 시작하게 되어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본-스프루스의 변호사인 ADF UK 법률 고문 제레미아 이구누볼레는 “이 사건의 힘든 과정은 이사벨에 대한 처벌이었다”고 했다.
이구누볼레 변호사는 본-스프루스의 경험에 대해 “영국의 기본 자유가 취약하다는 증거”라면서 “정치에 의한 치안 흐름을 막기 위해 법적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침묵기도를 보호하겠다는 내무장관의 공개적인 약속과 함께 웨스트 미들랜드 경찰의 결정은 자유로운 사상 표현을 이유로 기소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입법, 지침 및 실행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본-스프루스와 이구누볼레 변호사가 지적했듯, 수엘라 브레이버만(Suella Braverman) 영국 내무장관은 이달 초 “침묵 기도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라며 “합법적인 의견을 갖는 것은 범죄 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서한을 작성했다.
앞서 본-스프루스는 버밍엄에 위치한 낙태 클리닉 밖에서 조용히 기도한 혐의로 두 차례 체포되었다. 경찰은 그녀의 행동이 시에서 새로 시행한 공공 공간 보호 명령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명령은 낙태 시술소로부터 일정 거리 내에서 낙태 서비스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든 항의, 즉 찬성 또는 반대 행위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CP는 전했다.
본-스프루스는 지난해 12월 처음 체포되었으며, 그녀가 체포된 영상에는 경찰관이 그녀에게 왜 시설 밖에 서 있는지, 기도하고 있는지 묻는 장면이 담겨 있다. 그녀는 “큰 소리로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 속으로 기도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경찰은 본-스프루스가 자발적으로 경찰 출두를 거부하자 구금했다. 그녀가 처음 체포된 지 두 달 만에 혐의는 기각되었다.
이후 지난 3월 본-스프루스는 낙태 진료소 밖에서 침묵기도를 하던 중 다시 경찰과 마주쳤다. 영상에는 그녀가 시설에서 자신의 존재를 변호하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경찰관들에게 “나는 항의하는 것이 아니며, 금지된 어떤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경찰 중 한 명이 그녀에게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범죄”라고 말했으며 본-스프루스는 “단지 침묵기도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경찰은 그녀의 기도가 조용하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다고 반박하면서 “아직도 기도하고 있다. 그것은 범죄”라고 말했다.
6개월 이상이 지난 후 본-스프루스의 혐의는 기각됐다고 CP는 전했다.